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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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가 또 하나의 바이오산업 육성카드를 뽑아들었다. 이번엔 국가 바이오 파운드리 구축이다. 반도체 산업의 파운드리(위탁생산) 개념을 도입해 국가 차원에서 백신·신약 수요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신속 생산에 기반한 10년 내 전 세계 바이오시장 두 자릿수 점유율이 목표다. 업계는 바이오 산업 육성에 대한 정부 의지를 환영하면서도, '선택과 집중' 측면에선 아쉬움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한 선결과제들이 산적해 있는 탓이다. 현재 국내 바이오 산업이 전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2%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 수치에 비해 존재감은 결코 작지 않다. 일찌감치 바이오시밀러 분야에 진출한 셀트리온은 주요 국가에서 1위 점유율을 유지 중이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으로 발돋움 했다. 상대적으로 영세한 바이오벤처들 역시 독자기술로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과 잇따른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 중이다. 이는 전통 산업에 비해
'자업자득(自業自得), 결자해지(結者解之)' 채권시장 쇼크가 시작된 전후로 만난 금융당국 인사들이 답답한 듯 토로한다. "자율적으로 해결하는 게 맞다"며 시장 개입에 소극적 태도를 보였던 금융당국이다. 소화기를 들고 이리저리 뛰면서 끓는 화를 삭인다. "지난 몇 년간 부동산 호황기 때 증권사들이 PF(프로젝트파이낸싱)로 쉽게 떼돈을 벌지 않았나. 그걸로 억대 성과급 잔치도 벌였다. 그 돈으로 리스크 관리도 안하고 뭐 했나. 뻔뻔하다." 레고랜드 디폴트(채무불이행)이 시장에 큰 충격을 준 게 사실이다. 지자체 보증물이 나자빠질 판이 돼 버리면서 채권시장이 한순간에 얼어붙었다. "이러다 다 죽는다, 빨리 살려달라"는 아우성이 터져 나왔다. 당국이 뭉그적거리다 이 지경에 이르렀단 비판도 있다. 하지만 위험을 잉태한 증권사 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말부터 금리 상승으로 인한 경고메시지는 여러 차례 울렸다. 금융당국도 '퍼펙트스톰(초대형 복합위기)'에 대비해야 한다고 외쳐왔다.
"멋모르고 기업가치만 빵빵 올려놓은 스타트업은 죽을 맛일 겁니다." 최근 벤처투자 시장은 빙하기다. 투자 유치는 고사하고 생존을 고민해야 하는 시기다. 최근 수년 간 이어진 벤처투자 호황기에 몸값만 잔뜩 높인 스타트업의 상황은 더욱 녹록지 않다. 몸값을 낮추고 투자 유치에 나섰지만, 실패하고 헐값에 매각 혹은 폐업하는 사례도 속속 나오고 있다. 스타트업 창업자라면 누구라도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으려는 유혹에 빠진다. 기업가치가 높으면 높을수록 투자금은 늘어나고, 투자 유치에 따른 지분 희석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예비유니콘 △아기유니콘 등 허울 좋은 간판도 달 수 있다. 문제는 높아진 몸값만큼 '마일스톤(단계별 경영성과)'의 난이도도 높아진다는 거다. 다음 투자 유치를 위해 수행해야 할 마일스톤의 기준이 높아지면 이를 달성하기 위해 창업자도 그만큼 무리할 수밖에 없다. 최근 매물로 나온 메쉬코리아가 대표적이다. 배송대행 플랫폼 '부릉'을 운영하던 메쉬코리아는 대규모
"중견·중소기업에 기회를 주겠다는 차원에서 입국장 면세점을 만든 것입니다. 차라리 이럴 거면 처음부터 입국장 면세점 대신 입국장 인도장을 내지. 그동안 얼마나 노력했는데..." 정부가 '면세업계 활성화 대책'의 일환으로 출국 전 구매한 면세품을 입국할 때 찾을 수 있는 '입국장 인도장' 도입을 추진하는 것을 두고 한 중견·중소 면세점 관계자가 한 말이다. 관세청은 여행객 편의 증진을 위해 내년 4월부터 12월까지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입국장 내 인도장을 시범 운영한 뒤 인천국제공항 등 다른 공항·항만으로 확대 운영하기로 했다. 기존에 시내·인터넷에서 구매한 면세품은 출국장 인도장에서 찾아야 했는데 이 경우 해외에 머무는 기간 내내 면세품을 들고 다녀야 했다. 하지만 입국장 인도장이 생기면 해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할 때 면세품을 찾을 수 있게 돼 편리해진다. 여행객들은 입국장 인도장 도입을 환영한다. 앞서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전국 성인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조선업계에서 최근 첨예한 키워드가 '외국인'이다. 외국인 근로자를 적극 수혈하자는 기업과 이를 반대하는 노동계, 모두 완강한 입장이다. 중·장기적 생존권과 밀접하게 연결돼서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2014년 20만3441명이던 조선업 재직자 수는 지난 7월 말 기준 9만2394명으로 54.5% 감소했다. 생산인력(9만8003명) 유출이 가장 심각했다. 조선소 인력이 가파르게 줄어든 상황에서 수주 시장이 반등해 슈퍼사이클 구간에 진입했다. 불과 몇년 만에 일감에 허덕이던 조선사들이 배 만들 사람이 없어 납기를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다. 기업은 납기를 위해서라도 외국인력 확대가 절실하다 입을 모은다. 노동계는 외국인력이 확대되면 기술경쟁력 저하를 초래하기 때문에 다년간 정체된 인건비를 다른 업종 수준으로 올려 내국인력을 유입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외국인력이 지속적으로 유입될 경우 지금과 같은 저임금 구조가 고착화 될 수 있다는 점도 경계했다. 당장의 인력수급이 시급한 기업의
금융업의 본질은 신뢰다. '맡겨놓은 돈을 언제든 찾을 수 있다', '돈을 빌려주면 갚는다'라는 믿음이 없다면 금융 거래는 이뤄질 수 없다. 각종 담보와 보증, 심사는 믿음을 뒷받침해주는 부수적인 과정이다. 그런데 믿음이 흔들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강원도가 '돈을 갚겠다'는 채무보증을 이행하지 않으면서 시장이 혼란에 빠졌다. 레고랜드 사업주체인 GJC(강원도중도개발공사)가 자금조달을 위해 2050억원 규모의 ABCP(유동화기업어음)를 발행하고, 강원도가 보증을 섰다. 신뢰도가 높은 지방자치단체가 보증을 서면서 높은 신용등급(A1)을 받았다. 하지만 강원도가 보증 의무를 불이행하면서 시장에 충격을 줬다. '지자체도 못 갚는 상황'이라는 심리적 불안이 퍼졌다. 상환되지 않은 단기금융시장은 물론 회사채 등 전체 채권 시장까지 불안은 번졌다. 단기금융시장에 자금 공급이 급격히 줄었고, 우량 회사채도 팔리지 않기 시작했다. 채권 수요가 급격히 줄면서 금리는 더 빠르게 올랐다. 가뜩이나 기준금리
"'북한 급변사태를 한·미·일 3국이 공동으로 대응하는 것이 현실적이고 바람직하다. 한국이 일본에 대한 의구심 때문에 급변사태 시 중요한 전략적 자산을 활용하지 못한다면 한반도 통일 달성에 지장이 초래된다.' 한반도 유사시 일본 자위대가 한반도에 들어오는 것을 허용하고 있는 발언입니다." MB(이명박) 정권 시절인 2012년 7월 19일. 국회에서 홍익표 민주통합당(더불어민주당의 전신) 의원이 김성한 외교통상부 2차관(현 국가안보실장)의 한 논문 문구를 인용한 뒤 '자위대 한반도 진입 허용론'이라고 주장한 적이 있다. 몇달 전 국회 속기록을 보다가 문제의 논문이 뭔지 궁금증이 생겨 찾아보고 기사를 쓴 적이 있다. 다만 당시 홍 의원의 발언은 적지 않았다. 해석의 영역이라는 인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잊고 있던 논문이 최근 군사 분야 한·미·일 협력을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 때문에 떠올랐다. 문재인정부 때도 수 차례 실시됐던 한미일 훈련이 갑자기 왜 문제가 된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얼마 전 국내에서 가장 지역소멸 위험이 크다는 경북 의성군을 다녀왔다. 의성군은 전국에서도 마늘 산지로 가장 유명한 곳이지만 실제 방문한 의성군은 얼마나 더 마늘 농사를 더 이어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고민이 깊었다. 마늘농사도 기계화가 이뤄지긴 했지만 여전히 손이 많이 간다는 것이다. 마늘에 묻은 흙을 털어낸 다음 끈으로 묶어 싣는 과정까진 결국 사람이 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였다. 하지만 인구 고령화로 이 같은 작업을 할 만한 인구가 줄고 있고, 웃돈을 주고 사람을 데려오려고 해도 오지 않는다고 한다. 결국 타지에 있는 인력사무소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을 데려와 겨우 농가를 유지하고 있는 수준이다. 우리나라 인구감소에 대한 얘기는 지겹게 듣고 있지만 현장에서 체감한 인구감소의 부작용은 훨씬 심각하게 느껴졌다. 당장 특산품이 사라질 위기에 처한 지역은 특산품까지 바꿔야 할 판이다. 더 알아보니 의성군 뿐만 아니라 전국의 마늘 농가가 이미 오래전 부터 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 고령화로
"올해가 마지막이다." 골프 시장이 급격히 꺾이기 전부터 골프웨어 업계에선 성장이 정점에 다다랐다는 시각이 팽배했다. 올해 자리를 잡지 못하면 내년부터 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는 긴장감이 퍼져 있었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골프 관련 매장 비중을 높였던 백화점들도 최근엔 자제하는 분위기"라며 "내년에는 충성 소비자를 확보하지 못한 브랜드들은 도태될 것"이라고 말했다. 골프 열기가 식고 있다는 징후는 뚜렷하다. 레저 회원권 전문 거래소인 에이스회원권에 따르면 골프회원권 종합지수는 지난 7월 1357을 정점을 찍고 10월에 1285로 급락했다. 골프장 회원권 종합지수는 2015년 1월 1일 회원권 지수를 1000으로 기준으로 놓고 매일의 호가 등락을 표시한 회원권 시세 표준화 지수다. 골프를 즐기기에 딱 알맞은 라운딩의 계절에 회원권 가격이 떨어지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지난해 말(1222)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치지만 해외 여행이 가속화되면 추가로 하락할 여지가 있다. 골프존뉴
부산시의 '디지털자산거래소' 가 무리수로 번진다. 현행법을 건너뛴 지 오래다. 담당 중앙부처가 있지만 공식 협의 절차가 진행된 바 없다. 여러 경로로 의견 교환이 이뤄지고 있다는 설만 존재한다. 부산시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다양한 방식으로 서울에 닿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부산 출신 국회의원이나 공무원 등이 노력의 창구다. 부산 '디지털자산 거래소'라는 말만 나오면 '엣헴' 헛기침 소리나 옆구리를 꼬집는 자극이 치고 들어온다는 거다. 올해 초 박형준 부산시장이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 구상을 내놓을 때 이미 예견됐던 바다. 사실 부산시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박 시장은 '블록체인진흥원'을 신설하고 '블록체인 국제자유도시 지정'도 추진한다는 청사진을 펼쳤다. 민간자금 100억원을 모아 지주회사 방식의 거래소를 만든 뒤 최대주주 권한은 부산시가 갖는 방식이다. 참여할 거래소를 모집하면서 부산시는 설립에 필요한 행정지원을 약속했다. 여기서 행정지원은 '부산
"후배 봐줄 시간이 어디있습니까. 경제팀에서 빠지려면 공황장애 진단받으라는 조언까지 해줍니다." 서울의 일선 경찰서 경제팀에서 근무하는 한 경찰수사관이 하소연했다. 주로 사기, 횡령, 배임 등의 범죄를 다루는 경제팀은 전문성이 필요해 배치된 뒤 상당기간 선임자로부터 업무를 배워야 하는데 경력 1년차 수사관이 와도 선임자가 교육을 제대로 해주지 못한다는 얘기다. 실제 수사부서에서 적응하지 못한 많은 수사관이 공황장애를 호소하며 이탈하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한다. 수사부서 기피현상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하지만 검경수사권조정 이후 기피현상은 더욱 심화했다. 경찰이 부패, 경제, 공직자, 선거, 방위사업, 대형참사 등 6개 범죄를 제외한 모든 범죄에 대한 수사권을 갖게 돼 수사부서 업무 부담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기피 현상은 수사경과 취득 현황에서도 드러난다. 경찰 수사경과 취득자수는 2020년 5020명에서 올해 1879명으로 줄었다. 수사경과란 경찰이 수사 전문인력 양성 차원에서
"부처를 폐지하더라도 기존의 기능들을 없애는 게 절대 아니다. 오히려 시대 변화에 맞춰 보다 내용을 기능적으로 강화하도록 설정돼 있다." 지난 7일 안상훈 대통령실 사회수석의 여성가족부 폐지 관련 이같은 입장 발표에 각계의 반응이 흥미롭다. 대통령실은 여가부의 기능을 보건복지부 산하 '양성평등본부'와 고용부 등으로 이관해 더 효율적으로 집행할 것이라며 관련 예산도 늘릴 것이라고 했다. 이에 여가부 폐지 여론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소위 '이대남(20대 남성)'에게서 실망감이 표출됐다. "속았다" "여성은 사회적 약자가 아니다" "여가부 폐지한다면서 기능 강화라니 말장난" 여성계 등 시민단체는 예상됐듯 극렬한 반대집회를 벌이고 있다. 구호는 대략 이렇다. "혐오정치를 끝내자" "구조적 성차별에 기름 붓는 것" "소통 없는 독단적 결정" "담당 부처가 없는데 성평등 업무가 제대로 되겠나" 민주당의 반응이 가장 흥미롭다. 공식입장 표명을 미루며 어정쩡한 입장을 취하던 민주당은 11일 반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