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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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처럼 지난해 가격을 인상할 때 예상 못 했던 변수들이 생겼어요. 국제 곡물가격이 올라 원가 부담이 너무 큽니다." 햄버거 프랜차이즈 롯데리아가 오는 16일부터 제품 판매가격을 평균 5.5% 올린다. 지난해 12월 가격을 올린 뒤 6개월여 만이다. 원가부담으로 인한 가맹점주들의 요구를 뿌리치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이는 롯데리아 한 곳만의 얘기가 아니라 모든 식품업체가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일이다. 대표적 서민음식인 라면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8월 라면 가격을 높인 국내 라면 시장 1위 업체 농심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가격 인상 이후 추가로 부담 요인이 발생했다"고 했다. 팜유와 밀 가격이 급등했고 물류비 등도 올랐다는 뜻이다. 시장에선 벌써 라면 가격 인상을 거론한다. 햄버거, 빵 등의 가격도 뛸 수밖에 없다. 국제 식량 가격이 내릴 기미가 없기 때문이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전쟁으로 인한 곡물시장의 불확실성 증대 등을 거론하며 "식량 위기가 악화될
"반도체 인재가 어느 때보다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기자님이면 의대 포기하고 반도체 학과 가시겠어요?"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의 푸념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반도체 인재 양성을 강력히 주문하면서 각 부처가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지만, 도출되는 정책 다수가 대학 정원 확대와 같은 가시적 성과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우수한 학생들이 반도체 분야 학과에 입학하고 나아가 대학원에 진학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려는 고민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 반도체학과는 미달을 기록하고 있다. 취업이 보장되는 계약학과의 경우에는 입학성적이 최상위권으로 분류될 만큼 인기가 높지만, 그 외에는 사정이 다르다. 비수도권 사립대 8곳의 반도체학과는 올해 정시모집에서 경쟁률 1대1 이하를 기록했다. 국립대 한 곳 역시 미달을 피하지 못했다. 단순히 정원을 늘리는 것에서 나아가 인재들의 학과 진학을 유도하는 방안을 고심해야 하는 이유다. 학부 이후 과정 역시 세심한 관심이 필요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법정 최고금리를 연 24%에서 연 20%로 낮출 당시 저신용자들이 제도권 금융에서 밀려날 것이란 '우려'가 기우가 아닌 '현실'이 되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신용점수 500점 이하 저신용자에 신용대출을 내준 저축은행은 10곳 뿐이다. 1년 전(16곳)보다 약 38%(6곳) 줄었다. 이런 부작용은 지난해 최고금리 인하 당시 이미 경고됐던 미래다. '고신용자 = 저금리대출', '중신용자 = 중금리대출', '저신용자 = 고금리대출'이란 금융시장 논리를 대입해보면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결론이었다. 고금리 대출을 시장에서 인위적으로 없애려고 하니 자연스레 저신용자들이 금융시장에서 쫓겨났다. 금융당국 역시 이러한 부작용을 예견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법정 최고금리 추가 인하로 발생할 대출난민을 31만6000명으로 추산했다. 금융위원회는 이들이 대출 만기가 도래하는 3~4년에 걸쳐 민간 금융회사에서 대출을 받지 못할 가능
지난 주말 두 달 만에 처음 집에서 제육덮밥을 해먹기 위해 근처 마트로 갔다. 예상대로 식재료 가격은 두 달 전에 비해 꽤 올랐다. ('김볶+제육' 한끼에 2만원 시대, "배달 대신 집밥 해보니…" ) 삼겹살은 100g당 3385원에서 3820원으로 약 13%가 올랐다. 양배추와 청고추, 김치 가격은 변동이 없었지만 당근(2.5%)과 양파(16.2%), 홍고추(9%), 대파(8.3%) 등은 가격이 올랐다. 제육덮밥 한 그릇을 만드는 데 들어간 비용은 지난 4월 8070원에서 약 9015원으로 11.7% 가량 올랐다. 배달음식도 마찬가지다. 식당 3곳 중 2곳은 가격이 같았으나 한 식당은 두 달 사이 제육덮밥 가격을 8500원에서 500원(6.5%) 올렸다. 먹거리 물가 상승은 학교 급식에도 영향을 줬다. 예산은 연 단위로 결정되는데 물가는 최근 몇 달간 급격히 올라 매달 수백만 원의 적자를 내는 곳이 많다. 사람들은 수년간 부동산 가격 상승에 고통받다가 최근엔 밥상 물가 상승에 울상
더불어민주당이 '또 싸운다'. 친명(친 이재명 의원) 대 친문(친 문재인 대통령) 그룹이 싸움의 주체다. 강성 지지자들의 '사랑'을 받는 스피커들은 연일 날선 메시지를 낸다. 원색적 비난이 담긴 문자폭탄과 항의 전화, 댓글, 대자보가 전쟁터에 쏟아진다. 2021년 이재명 의원-이낙연 전 당대표 간 대선 경선, 2018년 이재명-전해철 의원 간 경기도지사 경선의 재현이다. 변화를 위한 창조적 파괴라면 다행인데 계파 싸움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핵심은 반성의 실종이다. 친문 그룹은 문재인 정권을 창출하고 주도하고도 지난 5년간 실정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천정부지 치솟은 집값에 '잘했다는 것은 아니나 전세계적 추세'였다는 논리를 반복한다. 2010년대초 '팬덤 정치'를 탄생시키고 혜택을 누린 당사자들인데 오늘날 강성 지지층에 '배후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도덕적 우위에 대한 자신감도 여전하다. 친명 그룹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 대선에 이어 당내 일각의 우려에도 지방선거의
'임금피크제, 최저임금 협상, 화물연대 파업' 윤석열정부 초기 사회 곳곳에서 노사분쟁이 확산될 조짐이다. 열흘 전에는 대법원이 나이만을 이유로 임금을 깎는 임금피크제는 무효라고 판단하면서 현장 혼란을 불 지폈고 어수선한 상황에 대규모 파업까지 시작됐다. 7일 자정부터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와 운송료 인상 등을 요구하며 대규모 파업에 돌입했다. 새정부 출범 이후 첫 대규모 파업이다. 문재인정부는 택배노조의 CJ대한통운 본사 점거같은 불법파업에도 미온적으로 대응하는 등 정권 내내 노조의 불법행위를 사실상 방치하면서 '노조공화국'이라는 비판까지 나왔다. 이전 정부와 다른 '공정'을 외치는 윤석열정부가 이번 파업에 어떻게 대응하지는 지에 따라 앞으로 5년간 노·사·정 관계의 방향이 갈릴 전망이다. 오는 9일에는 최저임금위원회의 제3차 전원회의가 열린다. 새정부의 첫 최저임금 협상인 만큼 노사간 팽팽한 기싸움이 예상된다. 사용자 측은 동결이나 최소한의 인상
"이쯤되니 벌금처럼 느껴집니다. 이 돈을 차라리 저소득층 주거복지 사업에 직접 쓰는 게 낫지 않을까요" 익명을 요구한 주택 공기업 관계자의 말이다. 지난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837억원,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1065억원의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를 냈다. 4년 만에 각각 1.8배, 2.8배 늘어난 수준이다. 특히 종부세만 보면 약 4배 이상(LH 13억→58억원, SH 117억→462억원) 증가했다. 보유세 부과 기준인 공시지가가 급등한 탓이다. 이 기간 전국 공동주택(아파트) 공시가격은 약 70% 올랐다. 저소득층 주거 복지를 위해 수 많은 공공임대주택을 운영 중인 두 기관 입장에선 억울할 만 하다. 팔 생각도 없고, 팔 수도 없는 주택인데 단지 시세가 올랐다는 이유로 과중한 세부담을 안겨서다. 지난해 종부세는 5조7000억원 걷혔다. 문재인 정부 첫 해 세수가 3878억원이었니 약 15배 늘어난 것이다. 종부세는 국세여서 정부가 걷지만 전액 지자체에 교부세로 나
6·1 지방선거가 국민의힘의 압승으로 끝났다. 더불어민주당은 17곳 광역단체장 선거 중 5곳에서만 당선인을 배출하는데 그치며 전국적으로 참패했다. 전통적인 자당 텃밭인 호남과 제주를 제외하면 경기도지사 선거에서만 체면치레한 결과다. 민주당은 문재인 정권 2년차에 치러진 2018년 지방선거 완승으로 지방행정 권력을 쥔 지 4년 만에 정반대 성적표를 받았다. 윤석열 정권의 독주를 막아달라고 호소했지만 민심은 지방권력에서도 정권교체를 택했다. 이번 선거는 구도상 민주당에 불리했다. 새 정부 출범 22일 만에 치러져 정부여당의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바라는 여론이 비등했기 때문이다. 역대 지방선거 결과를 봐도 정권 초반 진행된 1998년(김대중 정권), 2018년(문재인 정권)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압승했다. 의회 권력을 쥔 민주당 역시 선거 구도상 불리함을 극복하지 못했다. 더 큰 패배의 원인은 민주당 내부에 있었다. 여당에 유리한 구도를 깨뜨리기 위해 대선 불복 전략으로 일관하며 의회 권력을
펀드매니저 A가 기업 탐방을 갔다. 경영진 중 한 사람이 이렇게 말한다."주가에 관심 없습니다. 배당도 필요 없구요. " A는 탄식하며 "이사라는 사람이 부끄러움도 없다"고 했다. 하지만 대한민국에는 이런 기업이 많다. 9년 전 NAVER와 결별한 NHN이 대표적 사례다. 기업 분할 직후부터 주가는 급락했다. 회사에 현금이 충분했는데 2015년 갑자기 2700억대 대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유상증자란 주식시장에 상장한 기업이 주주들에게 자금을 달라며 주식을 발행하는 것이다. 유상증자를 하면서 주가는 더 급락했고 주주들은 할 수 없이 증자에 참여했다. 그렇게 조달한 자금으로 페이코에 투자했는데 정작 페이코는 2017년 물적분할했다. 2021년에는 두레이를 분사했고 2022년에는 핵심성장동력 클라우드를 물적분할했다. 알짜 사업이 죄다 분할하면서 NHN 주주들에겐 '그림의 떡'이 됐다. 유상증자·물적분할·무배당에 주가는 9년에 걸쳐 반토막났다. 그런데 2013년 3.74%에 불과했던
지난 24~27일 열린 세계가스총회(WGC) 화두는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다. 엑손모빌, BP 등 탄소배출 주범이라 불리던 대기업들이 한 데 모여 탄소중립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 확인했다. 수급 충격을 주지 않으면서도 탈탄소를 이룰 현실적 방안들이 치열하게 논의됐다. 토론장에서 나온 결론은 제임스 로콜 세계LPG협회 CEO가 지난 26일 '이산화탄소에 국경이 없다'고 말했듯, 기업은 물론 각국 정부간 협력 없인 탄소중립을 앞당길 수 없단 점이다. 일례로 SK E&S가 호주서 진행중인 CCS(탄소포집저장) 사업은 세계가 주목하는 프로젝트다. SK E&S는 2025년부터 호주 바로사 가스전에서 생산되는 천연가스에 CCS 기술을 적용, 저탄소 LNG를 생산할 계획이다. 문제는 탄소는 런던의정서에 따라 폐기물로 분류, 국가간 이동이 금지됐었단 점이다. 국내에서는 이 수출을 가능케 하는 런던의정서 개정에 대한 수락서를 지난 4월 국제해사기구 사무국에 기탁했다. 비슷한 절차가 호주서 이뤄져야
국제정치학의 '교섭 이론(Bargaining Model)'은 모든 갈등이 파국으로 치닫기 전 당사자간 합의를 도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모든 갈등은 비용이 들기 마련이고, 비용을 지불한 뒤 얻는 과실은 당사자간 힘의 균형점보다 후퇴한다. 교섭 이론은 힘의 균형점 전후로 당사자간에 지불해야 할 비용 사이의 영역을 '교섭 구간'으로 본다. 지난 27일 노사 합의에 이른 웹젠 분규에도 교섭 이론을 적용할 수 있다.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는 크게 세 가지다. 첫번째는 교섭 대상이 문화재나 종교적 상징물처럼 '불가분'의 성격을 지닐 경우다. 웹젠 노조가 요구한 연봉 인상은 충분히 나눠가질 수 있는 대상이므로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갈등 당사자가 서로의 역량과 의지를 오판할 때도 파국은 일어난다. 갈등 상황에 지불할 비용을 서로 다르게 계산해 동떨어진 교섭 구간을 가정하는 경우다. 지난달 노조가 파업을 예고할 때만 해도 사측은 노조원의 숫자 등 역량, 노조가 얼마나 파업에 적극적으로
'대기업 투자계획 1000조원' 중견·중소기업계를 담당하는 기자로서 대기업의 대규모 투자소식에 마냥 기뻐하기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미래 먹거리를 준비해야 한다는 대기업들의 설득에 고개가 끄덕여 지면서도, 생존을 위협받고 있는 중소기업들의 처지를 알기 때문이다. 천문학적인 투자계획을 발표한 시점이 공교롭게도 새 정부가 출범한지 보름쯤 지났다는 점도 씁쓸한 뒷맛을 감출 수 없다. 주요 대기업들이 발표한 투자 금액은 사상최대 규모라고 한다. 재계에 따르면 삼성과 현대차, 한화·두산그룹에 이어 SK와 LG그룹까지 나서면서 투자규모는 5년간 1000조원에 달한다. 국내에 770조원을 투자하고 나머지는 해외에서 기회를 물색하는 데 쓴다. 신규 고용도 20만명 가량 늘리겠다고 한다. 시선을 중소기업으로 돌리면 분위기는 숙연해진다.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계는 아직도 생존을 위협받고 있어서다. 연매출 50억원 규모 자동차 부품업체 대표는 "어떻게 대기업만 잘 되겠냐"고 토로하며 "중소기업 이익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