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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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거리에 다른 공원들이 많은데 그렇게 많은 세금을 써야 하나" 기자가 최근 보도한 '한남근린공원' 토지 보상비 관련 기사에 이런 의견들이 적지 않게 달렸다. 서울시가 토지 보상비 4614억원을 들여 2025년까지 공원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이 땅(한남동 670 일대 37필지)은 시내 최고가 아파트로 꼽히는 '나인원한남' 단지와 맞닿아 있다. 이 땅의 면적은 2만8319㎡로 축구장 4개를 합친 크기다. 웬만한 중소형 공원보다 넓지만, 인근에 통째로 공원 개발이 예정된 용산미군기지 부지(348만㎡)에 비할 바는 못된다. 또 해당 부지 북측엔 남산공원이, 남측엔 한강공원이 있다. 한남근린공원 조성 반대 여론이 단순히 이 지역이 고급주택가란 이유에서 나온 불만은 아닌 셈이다. 미래 세대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시내에 공원이 더 많아져야 한다. 특히 지난해 7월부터 '도시공원일몰제'가 시행돼 그동안 공원으로 활용된 사유지들이 자칫 난개발로 이어질 수 있는 탓에 세금을 들여 공원
랑콤, 샤넬, 시세이도 등 굴지의 글로벌 명품화장품 직원들이 추석 연휴 총파업을 결의했다.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 1층에서 만난 로레알코리아와 샤넬코리아 직원들은 화려한 메이크업에 단정한 모습 대신 일제히 파업티셔츠를 맞춰 입고 결의에 찬 모습을 보였다. 이번 파업은 로레알코리아 설립 후 18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샤넬코리아와 한국시세이도도 본격 파업은 이번이 최초다. 코로나19(COVID-19) 이후 최악으로 악화된 노동환경과 줄어든 임금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가 참다 못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백화점 직원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은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이후 극도로 악화됐다. 오프라인 백화점의 내점객이 급감하면서 백화점 매출이 줄자 외국계 화장품 본사 측이 유통 채널을 온라인으로 돌렸고 온라인과 경쟁에 직면한 백화점 서비스직 노동자들은 사지로 몰렸다. 온라인 15% 할인에 대용량 샘플을 증정하거나 1+1 이벤트가 수시로 열리자 오프라인은 온라인을 당해낼 수 없게 돼서
GM이 쉐보레 볼트 전기차 화재 위험에 따른 리콜 확대를 결정한지 4주째에 들었다. LG측은 "원인규명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답변 외 구체적 언급은 아낀다. 일각에선 '10월 말 3분기 실적발표 전에 충당금 설정을 위해서라도 관련 중간 발표가 있지 않을까'란 전망이 나온다. 전기차 배터리는 화재 발생시 전소하므로 원인규명이 어렵다곤 하나 LG의 원인규명과 대책방지 발표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이번 사안 여파가 비단 LG 한 기업 뿐 아니라 업계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튈 수 있다는 불안 때문이다. 업계는 이유를 불문, GM이 지적한 '음극탭 단선과 분리막 밀림(접힘)' 현상은 나와선 안될 불량이란 데 의견이 모인다. 업계, LG 의견을 모두 들어보면 배터리셀 제조단의 문제일수도, 모듈 제작과정에서 기인됐을 수도, 혹은 검수과정에서 제대로 걸리지지 않았을 수도 있다. 모든 가능성을 살펴 문제의 원인을 제대로 찾고 정확한 대책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 더 중요한 것은 오너를 포함, 최고
"대화면에 S펜을 쓸 수 있으면 갤럭시노트를 대체한다? 수납이 안되면 의미가 없죠." 삼성전자 갤럭시노트(노트)의 단종 가능성이 높다는 기사에 가장 많이 달리는 댓글이다. S펜을 적용한 갤럭시Z폴드3(폴드3)와 갤럭시S울트라(S울트라)가 노트의 충성 고객들을 끌어들일수 있다는 시각을 좀 더 현실적으로 접근한 대목이다. 노트의 최장점은 S펜 자체라기보다 S펜을 내장함으로써 사용성을 극대화시킨데 있다. 노트 단종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현재 단종 쪽에 좀 더 무게가 실린다. 삼성전자가 보유한 플래그십 라인은 바(BAR)형 S시리즈와 노트 시리즈 2종, 그리고 폴더블폰 2종이다. 삼성이 폴더블폰 대중화를 선언한 이상 바형 1개 라인을 없애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노트는 사라지기에 너무 많은 장점을 지녔다. 삼성도 안다. 노트의 장점을 다른 제품으로 옮기는 것만 봐도 그렇다. 폴더블폰은 폼팩터 자체가 다르기에 바형 스마트폰과 기능적 차이가 나지만, 전 세계에 출시된 바형
눈 뜨고는 결말을 보기 힘든 한 편의 연극이 펼쳐지고 있다. 코로나19(COVID-19)로 벼랑 끝에 몰려 극단적 선택으로 내몰린 자영업자(소상공인) 얘기다. 위태롭게 버티던 자영업자들은 계속되는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지침에 낭떨어지 아래로 떠밀렸다. "다 같이 힘드니까"라며 하소연으로 치부하거나 냉소적으로 외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자영업자 소식이 들려온 게 최근에만 3번째다. 최근 서울 마포에서 23년 동안 식당을 운영했던 50대 자영업자가 거주하던 단칸방 보증금을 정리해 월급을 주고 생을 마감했다고 한다. 전남 여수에서도 치킨집을 운영하던 자영업자가 경제적 어려움과 가족에 대한 미안함을 담은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 올해 초 어려움을 겪던 대구 헬스장 관장도 스스로 삶을 저버렸다. 현장에서 듣던 말들이 현실이 됐다. 자영업자들은 기자에게 "이러다가 정말 사람 죽는다"는 말을 했었다. 그만큼 지금의 경제 상황과 방역지침이 그야말로 살인적이라는
데이터는 4차산업혁명 시대의 '원유'다. 데이터 활용의 장점은 '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물리적 한계로 불가능했던 신개념 서비스와 존재하지 않았던 시장을 개척하는 '기적'을 경험하는 계기를 만들어 줄 수 있다.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소비자 입장에서도 제도적 안전판을 마련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공공의료 데이터를 활용한 보험상품 개발과 관련한 기대감도 마찬가지다. 국내 보험사들은 그간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의료 데이터를 이용해 신상품이나 헬스케어 서비스를 만들 수 없었다. 상황이 달라진 건 지난해 데이터3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다. 비식별화한 데이터를 민간기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공공의료 데이터를 활용하면 보험 소외자인 유병자나 고령자 등 취약계층 수요를 반영한 상품을 개발할 수 있다. 난임·비만보험도 만들 수 있다. 남의 나라 얘기였던 에이즈환자가 가입할 수 있는 보험도 현실로 다가온다. 물론 반론도 있다. 일부 의료업계와 시민단체 등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월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을 임명하면서 중요한 특명 하나를 내렸다. 코로나19(COVID-19) 위기 속 일자리 지키기, 강대강으로 치닫는 노사관계 안정화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앞서 '산재 사망사고 줄이기'를 주문했다. 이런 대통령의 의지 때문일까. 최근 안 장관의 현장 일정은 산재 위험이 높은 산업현장을 찾는 데 집중되고 있다. 산재 사망사고 감축은 2017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할 때 내세운 핵심 공약이었다. 해마다 1000명 가까이 발생하는 산업현장의 사망 사고를 임기 막판인 2022년 500명 수준으로 낮추는 걸 목표로 잡았다. 민간에서 전문가를 영입해 산재정책 컨트롤타워로 삼고 건설현장 추락사고를 위한 시스템비계 보급사업, 불시 현장 패트롤과 지역·산업별 맞춤형 대책을 통해 2019년 산재 사망자를 855명까지 끌어내렸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사망자가 다시 늘어나기 시작했다. 지난해 산재 사망자는 882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올해도 상반기에만 벌써 474
돈을 맡겨 놓고, 필요할 때 찾아 쓰거나 상품을 결제한다. 은행의 핵심 기능인 '예금'이다. 같은 업무를 두고 네이버파이낸셜(네이버페이)과 카카오페이는 '충전'이라는 단어를 쓰면서 다르다고 한다. 최대한도 200만원이라는 한계가 있지만 두 기업에 선불충전된 금액은 지난 6월 기준 4000억원이 넘는다. 이뿐만이 아니다. 당장 상품을 사고 결제대금을 나중에 내는 신용카드와 같은 업무를 하지만 빅테크는 '후불결제(BNPL)'이라는 단어를 내세워 기존의 규제에서 벗어났다. 더 나아가 네이버파이낸셜은 금융사와 제휴를 맺고 스마트스토어 사업자를 대상으로 '대출' 까지 한다. 이처럼 빅테크는 금융사의 핵심 서비스를 모두 제공하면서도 규제에서 비켜나 있다. 신기술의 등장과 기존 산업의 격차에서 발생하는 사각지대에 숨었다. 규제에 묶인 기존 금융사로부터 '역차별'이라는 말이 안 나오면 이상하다. 금융산업은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규제'를 받는다. 회사의 운영이 소비자,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취재원만 알려주면 '없던 일'로 하겠다." 2010년. 서울 한 주요 대학의 국책사업 연구비 횡령 사건 기사를 썼다가 피소당했다. 교수들의 비리를 폭로한 탓에 학교의 명예가 크게 훼손됐다는 이유로 언론중재위원회를 비롯해 형사고소, 3000만 원에 달하는 민사소송까지 걸렸다. 물론 모두 승소로 마무리됐지만 이 과정에서 끊임없이 취재원 공개를 요구받았다. 만약 당시에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언론중재법이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고의 또는 중과실로 인한 허위·조작 보도'라는 모호한 항목 아래 최대 5배의 징벌적 손해배상(1억5000만원)에 걸렸을 것이고 취재의 진실성을 입증하기 위해 취재원 신원을 밝혀야만 하는 최악의 상황이 닥쳤을지도 모른다. 이는 기자와 취재원과의 신뢰 관계를 무너뜨리는 만큼 언론을 통한 공익적 내부고발은 더이상 기대하기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최근 이레네 칸 UN(국제연합) 의사·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은 "한국의 언론중재법 가운데 고의 또는 중과실 항목 때문에
"각 제약사와 체결한 기밀유지협약(CDA) 또는 선구매 계약서상 기밀유지조항에 따라 백신 단가, 계약금액 등 중요하고 민감한 정보의 공개가 금지되어 있고 또한 계약서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 제1항 7호에 따라 법인·단체 또는 개인의 경영상·영업상 비밀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법인등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에 해당합니다. 성질상 부분공개도 불가하므로 비공개합니다." 2021년 4월 기자가 질병관리청, 외교부, 보건복지부, 기획재정부 등에 동시다발적으로 모더나 백신 계약과 관련한 정보 공개를 청구한 뒤 받은 답변이다. 각 부처를 돌고돌아 질병청이 이런 글을 보내 왔다. 사실은 그리 기대도 하지 않았다. 국내 백신 초기 도입 실패를 비롯한 각종 논란 속에 문득 모더나 백신 계약서가 정부 발표대로 있긴 한지, 서명 주체는 누구인지 궁금해 보냈던 질의였다. '모든 내용 비공개·비실명화'를 조건으로, 정확한 계약 주체 등 일부 내용
때 아닌 낙하산 논란이 일었다. 은성수 전 금융위원장이 발벗고 나서 전국민 가입을 독려했던 '한국형 뉴딜펀드'를 담당하는 한국성장금융에서다. 성장금융 투자운용본부는 원래 1곳이었는데 뉴딜펀드 운용 기능을 떼어내 투자운용 2본부를 신설한 뒤 2본부장으로 황현선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을 영입했다. 황 씨는 청와대에서 바로 간 건 아니고 2019년부터 2년간 연합자산관리(유암코) 상임감사로 근무했다. 성장금융 본부장의 역할은 위탁 운용을 맡은 사모펀드회사나 자산운용사를 관리하는 업무다. 펀드를 직접 운용하는 건 아니다. 따라서 황 씨가 금융 관련 자격증이 있는지 여부는 사실 크게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다만 '옵티머스·라임 사태' 등을 겪으며 작정하고 속이려 드는 부실한 자산운용사나 펀드를 골라낼 수 있는 식견과 안목, 경험치가 과연 황 씨에게 있는지에 대해 금융투자업계가 우려하는 건 분명하다. 또 한가지. 주무부처인 금융위원회는 "우리도 몰랐다"며 이번 '낙하산 논란'에 대해 입
"세종시 공무원 특공에 당첨됐는데 계약을 안했어요. 이렇게 오를줄 누가 알았나요. 허허허" 최근 국토교통부 고위공무원인 A씨와 주택 청약에 대해 대화를 나누던 도중 A씨는 과거 공무원 특공에 당첨됐는데 계약을 포기한 사실을 털어놨다. 더 놀라운 사실은 그 다음 대목에 있었다. "당첨 후에 단순히 계약을 포기하면 그만인 것으로 생각했는데 몇년간 1순위 청약제한이 걸리더군요. 그것도 최근에야 알았어요. 청약제도가 너무 복잡한게 문제는 문제입니다." 우리나라 청약제도의 단면이다. 제도를 설계하고 운영하는 국토부 공무원조차도 제대로 내용을 알기 힘든 게 현실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지난 3년간 10명 중 한 명꼴로 청약이 당첨된 후 부적격자로 적발돼 당첨이 취소됐다. 당첨이 취소된 사람 중 74.7%는 청약자격이나 가점을 잘못 계산하는 등 단순실수로 부적격 처리 됐다. 청약제도가 지나치게 복잡한 탓이다. 부적격 당첨 사례를 보면 국토부 직원들이라도 제도를 다 알고 있지 못하다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