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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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계약분 530가구 정말인가요" 최근 본지가 보도한 '송도자이더스타' 미계약분 기사 반응은 뜨거웠다. 거듭 사실 여부를 묻는 수요자가 많았다. 유명 국제학교가 있어 맹모들의 관심이 높아진 송도에 공급한 최고 인기 브랜드, 요즘 대세인 '바다 조망'을 누릴 수 있는 대단지로 청약열기가 뜨거웠기 때문이다. 지난달 진행한 1순위 청약에선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1533가구 모집에 1순위 청약자 2만156명이 몰려 평균 1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분양가 24억원짜리 최고층 펜트하우스는 대출 한푼 나오지 않아도 경쟁률이 100대 1을 넘었고, 추첨제 물량이 포함된 중대형 평형 경쟁률은 50대 1을 웃돌았다. 그런데 의외로 분양권을 포기한 사람들이 많았다. 전체 가구의 35%인 530여 가구에 달했다. 이들에겐 높은 경쟁률을 뚫고 당첨된 행운이, 10년간 재당첨이 금지되는 불행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왜 그랬을까. 기자도 처음엔 분양가 9억원이 넘어 중도금 대출이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가
"그냥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거예요." 최근 만난 한 사립대학교 교수가 정부의 '창업중심대학' 사업을 두고 한 말이다. 창업중심대학은 투입예산만 450억원에 달하는 큰 사업이지만 정작 대학가의 분위기는 냉랭하다. 운영방침에 대한 의문은 물론이고 오히려 부작용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창업중심대학은 대학교를 중심으로 청년창업을 활성화하자는 취지로 마련된 신사업이다. 내년 초까지 전국 대학을 수도권·충청권·호남권·강원권·대경권·동남권 6개 권역으로 나눠 청년창업 지원의 거점역할을 할 대학을 1곳씩 선정한다. 선정된 6개 대학에는 기존 창업성장 단계별 '예비·초기·도약패키지'를 총괄하는 창업사업화지원 주관기관 자격을 부여한다. 자격은 최대 5년 동안 보장한다. 대학당 지원예산도 창업기업 사업화자금 60억원, 운영비 15억원 총 75억원을 몰아준다. 다른 창업지원사업 참여 시 우대자격까지 추가 부여한다. 전폭적인 지원계획에도 대학가의 시선이 차가운 데는 이유가 있다. 선정된 6개 학교에
# "당 대표는 대통령 후보의 부하가 아니다" 이달 2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일성이다. 지난해 10월 '추-윤(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윤석열 검찰총장) 갈등' 국면에서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발언의 변주다. 당시 국민들에게 '울림'을 줬다는 이 메시지는 1년여만에 발언의 원작자를 향했다. # 이달 7일 서울대 금융경제세미나 초청강연회 직후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이동 중에 스스로 성소수자라고 밝힌 청년 앞에 멈춰섰다. "합리적 이유 없이 부당하게 차별하지 말아야 한다는 차별금지법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한 것에 사과하라"는 외침에 직면했다. 이 후보는 "다 했죠"라는 한 마디를 남긴 채 자리를 떴다. 차기 정권의 소통 방식에 우려가 나온다. 대통령 중심제의 대선에서 당과 조직이 후보 중심으로 운영되는 것은 당연하나 세상이 변했다. 한국 정치사 최초로 30대가 거대 정당의 대표로 선출됐다. 배려가 아닌 협력의 '소통 방
'윤리적인 패션'을 지향하는 글로벌 비정부기구(NGO) 리드레스에 따르면 청바지 한 벌을 생산하는데 물 3625리터, 화학약품 3㎏, 전기 400미리 줄(J), 경작지 13㎡의 자원이 필요하다. 오늘날의 패션산업은 생산부터 판매, 구매, 관리, 폐기에 이르는 전 과정에 걸쳐 석유산업에 버금가는 공해산업으로 손꼽힌다. 코로나19(COVID-19) 확산과 기후변화 가속화로 글로벌 패션업계는 '지속가능한 패션'을 고민하고 있다. 패션산업은 원단과 옷을 생산하면서 대규모 천연자원을 남용할 뿐 아니라 물을 오염시키고 이산화탄소를 배출시켜서다. 특히 환경에 대한 인식이 투철한 MZ세대가 패션업계의 핵심 소비자로 부상하면서 수많은 패션 브랜드가 '친환경·재활용 패션'을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인 투명 페트병을 재활용한 원사로 제작한 '페트병 재활용 의류'다. 페트병 재활용 원단은 투명 페트병을 수거·세척한 뒤 잘게 부수고 녹여, 압출 및 방사를 통해 만들어진다. 노스페이스, 블랙야크를 비롯해
보다 못한 업계가 호소문을 냈다. 수소법 개정안 국회 통과가 세 차례나 미뤄진 것을 본 뒤다. 정부가 2019년 수소경제 로드맵을 완성하고 2021년 세계 최초 수소법을 시행한다는 계획을 냈지만 정작 실질적으로 산업을 뒷받침할 수 있는 개정안 통과가 답보 상태인 데 따른 절박함이 묻어났다. 개정안은 청정수소 인증과 청정수소발전 구매의무화제도(CHPS) 도입을 골자로 한다. 개정안 통과가 늦어지는 표면적 이유로는 청정수소에 생산과정상 탄소배출이 제로인 그린수소 뿐 아니라 블루수소까지 포함시킬지 여부를 놓고 이견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블루수소는 생산과정서 나오는 이산화탄소의 양을 탄소포집저장활용(CCUS) 기술 등을 통해 낮춘 것이다. 업계는 이 블루수소를 청정수소서 아예 제외하는 것은 현실성을 무시한 처사라 본다. 생산단가 등을 감안하면 그린수소 상용화까지 상당 시간이 소요되는데 이 기간 블루수소가 탄소중립으로 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다. 즉, 생산과정에서 탄소배출량
"현장 목소리가 얼마나 반영됐는지 의문이네요." 올해 하반기 IT(정보·기술) 분야의 굵직한 법안으로는 이른바 '구글갑질방지법'과 'n번방방지법' 등 두 건이 꼽힌다. 시행 전부터 각계의 기대를 받았지만, 업계 분위기는 미지근하다. 실효성에 대한 의문은 물론이고 오히려 부작용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인앱(In-app) 결제'를 강제하는 구글의 갑질을 막겠다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구글이 꼼수로 대응하며 빛이 바랬다. 구글은 제3자 결제를 허용하면서도 수수료를 기존보다 단 4%포인트만 낮췄다. 높은 '통행세'를 피하고자 했던 국내 개발사들은 실익이 없어졌다. 제2의 n번방을 막겠다던 '전기통신사업법 및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정작 n번방이 활개쳤던 텔레그램은 들여다보지도 못한다. 사적 검열이라는 오해를 피하고자 카카오톡 오픈채팅, 네이버 카페 게시물 등 공개된 정보만을 대상으로 삼는다는 게 당국의 해명이다. 이처럼 현실과 괴리가 큰 법안이 나온데 대해 업계에선 소통의 아쉬움을
갑자기 100만원이 생긴다면 어떻게 쓰는 게 가장 효과적일까. 행복한 고민부터 해보자. 가족과 외식을 하거나 마음 속에 담아뒀던 물건을 구입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저축할 수도 있고, 기부를 할 수도 있겠다. 행복한 상상을 하던 머릿속을 때리는 단어가 있으니 '세금'이다. 100만원씩 자영업자(소상공인) 320만명에게 나눠준다고 하니 금액만 3조2000억원에 달한다. 인구 50만명 경북 포항시 내년 예산이 3조원 정도라고 하니 엄청난 규모다. 명분은 코로나19(COVID-19)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자영업자에게 지급하는 이른바 '방역지원금'이다. 이름만 달라졌을 뿐 재난지원금과 같다. 세금으로 살림살이에 보탬을 주겠다니 마다할 이유가 없어보이는 데,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 현장에서 만난 자영업자들은 명확한 기준 없이 세금을 남발하는 데 오히려 반감이 컸다. 자영업자들은 선심성 지원으로 나라 곳간을 축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 자영업자는 "징징대기 전에 한 푼 쥐어준 셈"
3년 마다 돌아오는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이하 카드수수료율) 재산정의 계절이 왔다. 조만간 최종 수수료율이 공개된다. 사실상 결론은 정해져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카드사 노조의 반발 등으로 당정이 고심하는 모양새지만 결국 '기존보다 낮은 수수료율'이 정해진 답이다. 대선을 불과 3개월여 앞두고 있는데다 무엇보다 코로나19(COVID-19)로 자영업자들의 타격이 그 어느 때보다도 두드러진시점이다. 표 계산을 먼저 할 수 밖에 없다. 은행 상품 금리나 통신사 요금은 물론 하다못해 빅테크(대형IT기업)의 수수료조차 공급업체가 결정하는데 유독 카드수수료율만 정부가 정하는 건 '정치' 때문이다. 카드사와 가맹점 간 합의로 시장에서 결정되던 카드수수료율에 대한 정부 개입이 시작된 건 참여정부 끝 무렵인 2007년이다. 역시 대선 직전이었다. 그로부터 5년 뒤 이명박정부도 대선을 고려해 아예 법제화를 했다. 이를 반대했던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태어나선 안 될 법 조항을 만든 것"이라고 했다
심리학에 '성공의 함정'이란 개념이 있다. 과거 성공의 망령에 사로잡혀 새로운 성공 방정식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기존 방식만 되풀이하다 실패하는 경우를 일컫는다. 하버드대 심리학과의 엘렌 랭거 교수는 기업들이 성공의 함정에 빠지는 경우를 △과거의 경험에 집착해 시장 변화를 파악하지 못할 때 △변화를 알더라도 과거 전략을 고수하면서 변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때 △과거의 성공을 이끌었던 구성원이 자신의 지위와 힘을 잃지 않기 위해 과거 전략만을 고수할 때 등으로 설명한다. 기업만이 아니라 국가도 성공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초기 성공적으로 국가방역전략을 수립했던 우리나라가 그렇다. 당시 세계 최저수준의 확진율을 기록한 한국은 경제와 절묘한 조화를 이룬 방역정책으로 팬데믹 국면에서 세계 최고수준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방역의 성공은 정부에 대한 신뢰로 이어졌고, 더불어민주당이 180석 가까운 의석을 차지하는 '초거대여당'으로 거듭나는 토대가 됐다. 그러나 최근
빅테크(IT 대기업)는 '혁신'을 입에 달고 산다. 소위 '레거시' 기업들은 꿈도 꾸지 못했던 경계와 상식을 허물고, 서비스 간 융합을 통해 소비자 편익을 극대화 하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금융업권에서도 마찬가지다. 네이버파이낸셜, 카카오페이, 토스 등은 항상 이를 주장했다. 결제와 송금이라는 서비스를 기본으로 강력한 온라인 플랫폼과의 융합, 그로 인해 파생되는 서비스들이 고객을 편리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객들을 위해 '손해 보며 장사 한다'는 말도 앵무새처럼 반복했다. 금융위원회가 그동안 '기울어진 운동장' 비판을 들으면서 이들을 밀어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에스코트 해 가며 기존 금융사들을 넘어설 수 있도록 특혜라는 말도 부족할 정도로 규제차익을 안겨 줬다. 손톱 밑 가시가 있으면 핀셋으로 빼줬다. 라이선스도 없는 네이버파이낸셜이 지정대리인 제도를 활용해 대출을 할 수 있었고, 카카오뱅크나 카카오페이도 짧은 시간 안에 코스피에 상장을 할 수 있던 것도 금융위의 기여가 컸다
"반도체가 석유보다 중요하다." 돈 그레이브스 미국 상무부 장관이 최근 중도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CNAS(신미국안보센터) 대담에서 강조한 말이다. 중국과 기술전쟁이 가열되는 상황인 만큼 반도체 산업을 국가안보 차원에서 다루고 있다는 의미다. 미국은 반도체 업계에 최소 220억달러(약 26조원)를 지원하는 '칩스 포 아메리카'를 초당적으로 제정했다.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는 자국 기업이 아닌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제2공장을 유치하기 위해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 규모의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을 약속한 것만 봐도 반도체 산업에 얼마나 무게 중심을 두는지 가늠할 수 있다. 지난 9일 국회 본회의에서는 국가첨단전략산업특별법(구 반도체특별법)이 상정되지 못했다. 대선 국면에서 산업통상자원벤처중소기업위원회(산자위) 소속 여야 의원이 모처럼 합의한 법안인데다 우리나라가 미·중 기술전쟁 한복판에 서 있는 것을 감안하면 납득하기 힘들다. 집권 여당 대표 명의로 발의한 특별법이지만
가상자산(암호화폐) '업권법' 제정 논의가 개문발차(開門發車)했다. 신중한 입장을 취하던 금융위원회도 법 제정 찬성 입장으로 정리됐다. 규제 논의에 참여해 실효성 있는 제도를 만들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큰 흐름에 이견은 없다. 형식은 '법'이지만 금융위와 복수의 가상자산 거래소, 수십개의 관련 협회들은 일제히 '자율 규제' 방식을 외친다. 금융당국은 자본시장법 틀을 참고한다. 발행, 상장, 유통, 공시, 불공정거래 등 단계 유형별로 주식과 코인의 교집합에 주목한다. 그러면서 세부 관리감독권을 협회에 넘기고 '자율 규제'라는 이름을 붙였다. 협회가 말하는 '자율 규제'는 거래소 인허가와 관리감독, 코인 발행(ICO)와 공시 등 '돈'과 관련한 모든 권한에 집중된다. '자율 규제' 권한만 챙기면 앞길이 탄탄대로다. 금융권역 협회도 '자율 규제' 명분 속 금융당국의 권한 위탁으로 입지를 다졌다. 그렇기에 가상자산 관련 협회가 꾸는 꿈은 달콤하다. 하지만 실제 뜯어보면 동네 시장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