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이재명-윤석열, '차기 정권'의 소통법

[기자수첩]이재명-윤석열, '차기 정권'의 소통법

이원광 기자
2021.12.27 05:31

# "당 대표는 대통령 후보의 부하가 아니다" 이달 2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일성이다. 지난해 10월 '추-윤(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윤석열 검찰총장) 갈등' 국면에서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발언의 변주다. 당시 국민들에게 '울림'을 줬다는 이 메시지는 1년여만에 발언의 원작자를 향했다.

# 이달 7일 서울대 금융경제세미나 초청강연회 직후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이동 중에 스스로 성소수자라고 밝힌 청년 앞에 멈춰섰다. "합리적 이유 없이 부당하게 차별하지 말아야 한다는 차별금지법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한 것에 사과하라"는 외침에 직면했다. 이 후보는 "다 했죠"라는 한 마디를 남긴 채 자리를 떴다.

차기 정권의 소통 방식에 우려가 나온다. 대통령 중심제의 대선에서 당과 조직이 후보 중심으로 운영되는 것은 당연하나 세상이 변했다. 한국 정치사 최초로 30대가 거대 정당의 대표로 선출됐다. 배려가 아닌 협력의 '소통 방식'이 필수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고 수차례 밝혔던 윤 후보가 아닌가. 법무부 장관에게 주어진 권한에 자율과 책임을 요구했던 그가 대선후보가 되자 이를 외면한다면 '독단'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이 후보의 소통 방식 역시 뒷맛이 쓰다.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의견이 거센 상황에서 충분한 논의를 통해 국민적 합의에 이르겠다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판단이다. 그런데 한 청년이 인파가 몰린 공개 장소에서 스스로 성소수자라고 밝히면서 울분을 토했다. 이같은 외침이 끝남과 동시에 손을 들고 자리를 떠나는 것은 지킬 약속만 한다는 소신을 넘어 정치 지도자의 '비정함'으로 비친다.

정권교체 여론의 상당 부분은 '독불장군'으로 대표되는 '친문(친 문재인 대통령) 세력'의 소통 방식에서 잉태됐다. 야당은 물론 상당수 여당 의원들도 분통을 터트리는 술자리 단골 메뉴다. 부동산 문제를 풀어가는 방식이 대표적이었다. 수차례 우려를 나타내도 도식적 논리와 '우리만 옳다'는 식의 자기 확신에 사로잡히다 선거 직전에서야 허둥댄다. 대선은 고작 72일 남았다. 민심에 다가가려면 소통법부터 점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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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광 기자

'빛과 빛 사이의 어둠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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