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명 몰린 인기 아파트, 530명 당첨 포기한 '속사정' [기자수첩]

2만명 몰린 인기 아파트, 530명 당첨 포기한 '속사정' [기자수첩]

유엄식 기자
2021.12.29 05:10

"미계약분 530가구 정말인가요"

최근 본지가 보도한 '송도자이더스타' 미계약분 기사 반응은 뜨거웠다. 거듭 사실 여부를 묻는 수요자가 많았다.

유명 국제학교가 있어 맹모들의 관심이 높아진 송도에 공급한 최고 인기 브랜드, 요즘 대세인 '바다 조망'을 누릴 수 있는 대단지로 청약열기가 뜨거웠기 때문이다.

지난달 진행한 1순위 청약에선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1533가구 모집에 1순위 청약자 2만156명이 몰려 평균 1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분양가 24억원짜리 최고층 펜트하우스는 대출 한푼 나오지 않아도 경쟁률이 100대 1을 넘었고, 추첨제 물량이 포함된 중대형 평형 경쟁률은 50대 1을 웃돌았다.

그런데 의외로 분양권을 포기한 사람들이 많았다. 전체 가구의 35%인 530여 가구에 달했다. 이들에겐 높은 경쟁률을 뚫고 당첨된 행운이, 10년간 재당첨이 금지되는 불행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왜 그랬을까. 기자도 처음엔 분양가 9억원이 넘어 중도금 대출이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가 커보였다. 취재 과정에서 일부 청약 전문가들도 이런 의견을 냈다.

하지만 건설사 측의 얘기는 달랐다. 당첨자 개인 자격으로 중도금 대출이 불가한 점을 고려해 건설사 신용으로 자금 조달이 가능토록 미리 조치를 취했다는 설명이 돌아왔다.

그래도 미계약분이 속출한 이유는 계약금을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단지의 계약금 비중은 20%로 설정했다. 분양가 9억원인 전용 84㎡의 경우 1억8000만원이 필요하다. 계약금 비중을 10%로 할 때보다 9000만원이 더 필요한 셈이다.

예전 같으면 '영끌' 대출로 마련했겠지만, 지난 10월부터 가계대출 관리 강화로 신용대출이 잘 나오지 않자 일반 중산층 가정에선 마련하기 힘든 금액이 된 것이다. 결국 '울며 겨자먹기'로 계약을 포기한 사람이 많았다는 얘기다.

건설사는 예비당첨자 내에서 미계약분이 소화될 것으로 본다. 하지만 같은 이유로 계약 포기자가 계속되면 무순위청약으로 시장에 나올수밖에 없다. 그러면 대출을 받을 필요가 없는 현금 부자들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무주택자 우선 공급을 위해 마냥 대출 한도를 풀어줄 수는 없지만 씁쓸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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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엄식 기자

머니투데이 산업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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