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년 마다 돌아오는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이하 카드수수료율) 재산정의 계절이 왔다. 조만간 최종 수수료율이 공개된다. 사실상 결론은 정해져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카드사 노조의 반발 등으로 당정이 고심하는 모양새지만 결국 '기존보다 낮은 수수료율'이 정해진 답이다. 대선을 불과 3개월여 앞두고 있는데다 무엇보다 코로나19(COVID-19)로 자영업자들의 타격이 그 어느 때보다도 두드러진시점이다. 표 계산을 먼저 할 수 밖에 없다.
은행 상품 금리나 통신사 요금은 물론 하다못해 빅테크(대형IT기업)의 수수료조차 공급업체가 결정하는데 유독 카드수수료율만 정부가 정하는 건 '정치' 때문이다. 카드사와 가맹점 간 합의로 시장에서 결정되던 카드수수료율에 대한 정부 개입이 시작된 건 참여정부 끝 무렵인 2007년이다. 역시 대선 직전이었다. 그로부터 5년 뒤 이명박정부도 대선을 고려해 아예 법제화를 했다. 이를 반대했던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태어나선 안 될 법 조항을 만든 것"이라고 했다. 2017년 대선 전에도 여야 모두 카드 수수료 인하를 공약했다.
그 결과 전체 가맹점의 96%가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받는다. 중소·영세 자영업자에 적용된 부가가치 세액공제제도를 감안하면 약 92% 가맹점의 수수료율은 사실상 제로(0)다.
그리고 다시 대선 정국이다. 여당 후보는 대놓고 "경제는 과학처럼 보이지만 사실 정치"라고 말한다.
그렇지만 카드수수료 규제는 모두를 루저로 만들었다. 금융당국이 카드사의 겸영·부수 업무를 아무리 확대해 준다한들, 본업인 신용판매 부문에서 적자가 나는 구조적 모순은 그대로다. 카드사는 비용을 아끼기 위해 사람을 잘랐다. 이른바 '혜자카드'도 없애 고객들이 피해를 봤다.
영세·중소 가맹점주 사정이 나아진 것도 아니다. 카드수수료율 인하 영향을 받은 밴(VAN)사는 무료로 주던 영수증용 감열지 값을 받고, 무상으로 주던 포스(POS)도 유료로 바꿨다. 카드사가 그나마 돈이 되는 대형가맹점 위주로 마케팅을 벌이면서 영세·중소가맹점 매출은 쪼그라들었다.
이 모든 문제를 한꺼번에 풀 키는 카드수수료를 정치상품으로 만들어 '표'를 챙긴 정치권이 쥐고 있다. 카드 수수료 통제를 결자해지해야 하지만 이번에도 정치권만 위너가 될 것 같다. 서글픈 현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