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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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들에게 또 미안한 일이 생겼다. 지난해 여름 멕시코에서 괴질이 발병하자 '스와인 플루(Swine Flu. 돼지독감)'로 명명해 애꿎은 돼지들만 욕 먹게 하더니 또 ‘돼지들(PIGS)’ 때문에 세계가 시끄럽다고 난리이다. 돼지와 전혀 무관한 것으로 밝혀진 신종플루 사태처럼 이번에도 돼지는 자신의 이름을 도용당한 채 수난을 겪는다. 돼지 못지 않게 당혹스러운 곳은 돼지라고 거론되는 국가들이다. 이른바 ‘PIGS'는 이전 골드만삭스가 주목되는 신흥시장인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의 첫 이니셜을 따 ’BRICs'로 부른 것과 같은 신조어이다. 유럽국중 가장 먼저 금융위기의 제물이 된 아일랜드를 비롯해 위기과정에서 국가 재정적자와 채무 문제가 부각된 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을 특정하는 용어이지만 통상 동병상련인 유럽국가들의 현 위기 상황을 대변하는 단어로 쓰이기 시작했다. 주로 증권가 보고서 등에 오르내리던 이 용어가 일반에 노출된 시점은 지난해 11월 ‘두바이 사태’ 당
얼마 전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짧은 일정이었지만 아들과 딸이 각각 고등학교와 중학교 진학을 앞두고 있어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의 스탠퍼드대 졸업식 연설을 챙겨 갔다. 돌연 잡스를 선택한 데는 거창한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때마침 '아이폰' 열기가 나타나고 있는 데다 아이들에게서 '아이팟터치 조르기'도 당하고 있어서였다. 숙소로 가는 길에 너스레를 떨며 "심심하면 읽어보라"고 연설문을 건네자 아이들은 예상대로 달가워하는 표정이 아니었다. 분량은 고작 A4용지 4쪽이었으나 모처럼 책상에서 벗어나는 마당에 웬 과제물이냐는 투였다. 아마도 나 역시 그런 처지였다면 반응이 별반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정작 잡스의 연설을 곱씹어 읽은 것은 나였다. 연설이 이뤄진 2005년에도 접한 내용이었는데 이번에는 새롭게 다가왔다. 몇 차례 망설임 끝에 아들에게 사준 '아이팟'이 '편의성이 조금 뛰어난 MP4이거나 게임기 아니냐'는 선입관을 깨버린 때문이다. 무선랜이 설치된 공간에선
일자리 창출이 새해 최고의 화두다. 경제가 회복돼도 실업은 개선되지 않는 ‘고용 없는 성장(Jobless Recovery)'이 정착되고 있다. 일자리는 경제성장은 물론 중산층 확산으로 사회를 안정시키는 데도 필수적인 요소다. 다행히 정부는 일자리 만들어 내는 것을 올해 최우선 경제정책 과제로 삼고 있다, 살아나는 경제회복의 싹을 부러뜨리지 않기 위해 ‘출구전략’도 최대한 늦추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기업에게도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투자를 늘려주도록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실업급여 신청자는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청년 실업문제도 개선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정부의 일자리 창출 대책이 근본문제를 집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일자리를 만들어 내려면 불확실한 미래에 성공의 씨앗을 보고 도전하는 기업가가 많아서 투자와 창업이 늘어야 하고, 그런 기업가를 지원하는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야 한다. ‘창조적 파괴’를 통해 경제발전이 이뤄진다고 갈파한 슘페터는 기
"아이폰 안쓰세요?" 요즘 자주 듣는 말이다. 디지털산업을 담당하는 정보미디어부장이 구형 터치폰을 들고 다니는 게 의아했던 모양이다. 아닌 게 아니라 최근들어 "'아이폰'으로 바꿨다"고 자랑(?)하는 사람들을 쉽게 만난다. KT가 애플의 '아이폰'을 국내에 공급한 지 80여일 만에 25만대를 팔았으니 그럴 만도 하다 싶다. 신문지면에도 '아이폰' 기사가 넘쳐난다. 며칠 전에는 '신형 아이폰'이 나온다는 한 외신보도에 인터넷이 하루종일 들썩거렸다. 결국 이 보도는 근거없는 억측으로 밝혀져 '신형 아이폰'에 대한 관심은 가라앉았다. '아이폰 신드롬'의 단면이다. 사실 '아이폰'이 국내에서 시판된 것도 구매를 갈망하는 소비자들 덕분이었다. '아이폰'의 국내 시판을 가로막는 법·제도를 개선해달라고 정부에 요구한 것도 소비자들이고, 중국처럼 무선랜(와이파이) 접속기능이 차단되지 못하도록 여론몰이를 한 것도 소비자들이다. 내 기억엔 지금까지 그 어떤 휴대폰(스마트폰)도 이처럼 강력하게
맹위를 떨치던 한파가 아이티 강진이 터지자 신기하게도 싹 가셨다. 서로 상관이 없을 듯 싶지만 오묘한 자연 섭리의 일부분이라는 생각이다. 이번 추위 참 강하고, 오래도 지속됐다. 생고생했다는 군시절에도 영하 20도 안팎의 날씨는 한해 3~4일정도 지나면 풀리곤 했던 것으로 기억난다. 특히 새해 첫 출근날이던 4일 맛본 눈보라는 타지에서 경험한 '블리저드' 를 연상시켰다. 이렇게 긴 시간 지속된 강추위는 평생 첫 경험이었다. 그러니 '미니 빙하기(Mini Ice Age)' 논란까지 불거질 법도 했다. 독일 킬대학 모이브 라티프 교수 등이 주장한 이 학설에 따르면 해류의 변화로 지구가 온난화에 상관없이 20~30년간 빙하기를 경험한다는 것이다. 북대서양의 해류가 주요인이라는데 반대편에 놓인 한국과 중국 등도 된통 한파에 당하는 것은 좀 '억지' 이론처럼 들린다. 실제로 상온의 플로리다 오렌지 농장주들이 냉해를 입는 동안 같은 미국의 태평양 연안은 평년보다 높은 기온을 보였다. 원래 추워
뉴욕 특파원 생활을 마치고 지난 한주를 처음으로 서울에서 보냈다. 15년전쯤 처음 미국을 경험했을 때만해도 미국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것은 '시골'로의 귀향 같았다. 세계 최선진국 생활에 대한 아쉬움과 시스템에 대한 부러움, 그리고 질 좋은 첨단 가전제품을 이삿짐에 바리바리 싸 들고 들어오는게 보통이었다. 이제는 세상 많이 바뀌었다. 냉전붕괴 이후 단일 초강대국으로 지위를 강고히 했을지 모르지만, 밖으로의 오만에 취해 있는 동안 안에서는 적어도 보통 미국인들의 삶은 오히려 쇠락해졌다는게 피부로 느껴진다. 질 낮은 공공서비스, 속 터지게 만드는 'I don't care(나 몰라라)'식 사회 시스템에 쌓여온 피로감으로 인해 한국으로의 귀향은 '선진국'으로 돌아오는 안도감 그 자체였다. 그래도 여전히 미국이 한 수 위라고 느낀 게 없지는 않다. 눈 치우기이다. 어떤 이들은 귀국 환영 '서설(瑞雪)'이라고 너스레 인사 덕담을 건네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아파트 단지내에 수북히 쌓인 눈에
'세 번의 스포트라이트 그리고 두 번의 낙마' 지난 연말 KB금융지주회사 회장 내정자에서 전격 사임한 강정원 국민은행장 얘기다. 새해 들어서도 강 행장의 회장직 사퇴를 둘러싸고 관치금융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무법적 은행회장 사퇴 공작'이라는 비난 마저 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적법한 절차를 거쳐 회장에 내정된 그가 금융감독당국의 고강도 감사가 진행되자 돌연 "더 이상 회장 선임 절차에 참여하는 것은 주주와 고객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사퇴했기 때문이다. 강 행장은 외부의 압력이라는 말을 꺼내지 않았지만 누가 봐도 외압 때문에 사퇴한 것으로 생각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관치라는 말이 나온다. 그런데 아이로니컬하게도 강행장도 한 때는 관치금융의 수혜자(?)였다. 시계추를 10년 전으로 돌려보자 # 2000년6월1일. 강 행장은 선진금융의 전도사로 화려하게 등장했다. 서울은행장에 취임, 최연소 시중은행장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것이다. 당시 정부 고위관계자의 강력한 추
그룹 쥬얼리의 서인영은 내가 뽑은 이 시대의 진정한 패션 아이콘이다. '신상(신상품)' 애호에 따른 '된장녀', 작은 체구로 인한 '루저' 등 부정적 이미지를 모두 날린 그의 당당함이 특히 돋보인다. 현란한 춤과 노래 솜씨 뿐이었다면 그저 그런 걸그룹의 일원에 그쳤을 것이다. 당돌하다싶은 튀는 언행과 자신감, 핸디캡조차 자신의 트레이드로 돌릴 줄 아는 '킬힐' 센스 등은 당대를 대변하는 대표 아이돌로 그를 주저없이 꼽게 만든다. 그와 대칭점에 선 헐리우드 스타로 레이디 가가가 있다. 한국 방문에서도 숱한 화제를 뿌렸던 가가의 일거수 일투족은 늘 세계 연예뉴스 톱을 장식한다. 가가 역시 가식없는 언행과 화려한 볼거리로 스포트라이트와 이목을 집중시킨다. 둘을 단순 비교한다면 난 단연 서인영 쪽이다. 그의 엔터테인먼트적인 탤런트를 더 높이 산다. 하지만 한쪽은 월드스타라는 것이 현실이다. 차이는 뭘 까? 영어 원주민 미국 태생 프리미엄만은 아닐 것이다. 올해 '퀸'의 지위를 굳힌 김연아와
지난 9월 1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뉴포트비치의 저택에서 한 사업가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름은 대니 팡으로 올해 42세인 대만계 이민 출신이다. 잠자리에서 숨진 그의 발목에는 전자발찌가 차여 있었다. 그는 폰지사기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중이었다. 주로 대만 투자자들이 제기한 그의 사기 규모는 6000만달러에 달한다. 팡의 변호사는 "(팡의 죽음으로) 그가 자신에게 퍼부어졌던 온갖 의혹을 직접 해명할 기회를 잃어 안타깝다"고 발표했다. 이어 "그를 이제 편히 쉴 수 있게 내버려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당사자의 죽음으로 돈을 되찾을 길이 막막해진 투자자들은 그저 황당할 뿐이다. 더욱이 사후 속속 드러나는 그의 행적들은 투자자들을 더욱 치떨게 만들고 있다. 미 언론들이 전한 팡의 사기행각을 되짚어 보자. ◇사기의 재구성= 팡이 자신의 고향인 대만에서 투자 활동에 나선 것은 2000년초 부터이다. 그를 단 한번이라도 만난 투자자들은 잘 빠진 명품 슈트에 수려한 화술, 그리고 미국 투
불과 100년 전 3000명 남짓한 인구가 물고기 잡이로 연명하던 ‘불모지’ 두바이를 상주인구 120만명, 연 800만명의 세계인이 찾는 국제도시로 개조한 것은 지도자 셰이크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막툼이다. 그는 ‘중동의 허브’에 외국기업과 해외투자, 관광객을 끌어모으겠다는 일념으로 인간의 상상력을 초월하는 수많은 프로젝트를 전개, ‘사막의 기적’, ‘두바이의 천지개벽’이라는 칭송을 들었다. 두바이가 국가개조에 나선 것은 ‘석유자원의 고갈’이라는 절박함에서 비롯됐다. 이웃한 토후국과 달리 석유자원이 없다는 절실함이 두바이로 하여금 유럽-아프리카-중동-서남아시아를 연결하는 금융과 물류의 허브로, 관광과 의료, 지식기반산업의 메카로 국가를 개조케 한 것이다. 두바이가 `중동의 허브'를 지향하며 국가 리메델링에 나선 것은 ‘개발’이 아닌 국가 전체가 사느냐, 죽느냐의 기로에서 국가존립의 해법을 찾는 눈물겨운 투혼이었다. 두바이가 자본주의를 채용하기 시작한 것은 196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
국내 은행의 '판'을 바꿔보려는 움직임이 재개되고 있다. 정부가 우리금융 지분 7%를 블록세일로 매각하고, 외환은행 인수의향을 밝힌 곳도 늘어나면서다. 우리금융지주가 숙원인 민영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다른 금융그룹과 손을 잡거나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에 이어 산은금융지주에서도 러브콜을 받은 외환은행이 이중 어느 한 곳에 팔리면 은행권 지형이 크게 바뀔 수 있다. 우리금융의 자산은 지난 9월말 현재 330조원, 외환은행은 100조원 규모다. 한때 소문처럼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이 손을 잡고, KB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한다면 자산이 각각 300조원 안팎인 은행권 '빅3'의 면면이나 상호 격차가 달라진다. 수신기반 확대에 고심하는 산은금융지주가 정부의 후원 아래 외환은행을 끌어안는 경우 기존 '빅3'에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인수·합병(M&A)의 주체나 객체로 거론되는 금융지주회사나 은행들은 사실상 '칼'을 쥐고 있는 정부를 바라보지만 당국은 아직 팔짱을 낀 모습이다. 일부는 금융회사 최
의사들이 먹고 살기 힘들다고 한다. 의료수가가 너무 낮아 정말 미칠 지경이라고 호들갑을 떤다. 개인의 부담으로 국가 의료보험체계를 지탱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들의 주장이 전혀 설득력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런 말을 하는 많은 의사들은 아직은 고급 외제차를 타고 다니는 경우를 많이 본다. 죽는 소리를 하지만 여전히 먹고살만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갈수록 먹고살기가 힘들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정확하게 얘기하면 의사 모두가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길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솔직히 말해 얼마전까지는 눈먼 돈이 여기저기 널려있다 보니 의사면허증만 있으면 사는 데 별 문제가 없었다. 물론 지금도 다른 분야에 비하면 여유가 없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지금도 현금으로 내는 수술비와 카드로 내는 수술비의 격차는 상당히 크다. 동네 술집에서 카드를 안받아주면 주인과 싸우지만 수술받으면서 의사와 싸우는 간 큰 환자는 많지 않다. 그리고 우리 의료시스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