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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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자 기업의 일반적 모습은 이렇다. 만든 상품을 못 판다. 재고가 쌓인다. 영업이 안 된다. 재무 상황은 악화된다. 처방은 간단하다. 돈 되는 자산이 있으면 판다. 유동성을 확보해 재무 구조를 개선한다. 장사가 안 되니 직원이 많을 필요가 없다. 구조조정이 진행된다. 실패하면 회사는 망한다. 반면 전라남도 나주에 본사를 둔 적자기업은 다르다. 적자 규모가 천문학적인데 상품이 너무 잘 팔린다. 여름을 맞아 수급 걱정을 할 정도다. 인력도 오히려 부족하다. 기존 업무에 추가로 할 일도 산더미다. 장부상 재무 구조는 안 좋은데 시장의 우려는 깊지 않다. 수십조원의 적자를 내는데도 채권을 찍으면 불티나게 팔린다. 한해에 수십조원의 적자를 내도 망할 회사로 보지 않는다. 적자 이유를 모두가 안다. 이 회사가 올해 1분기 실적발표에서 밝힌 전력 판매 단가는 ㎾h당 146.6원이다. 이번 2분기 전기요금 인상분을 더하면 ㎾h당 155원 가량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사가 발전자회사와 민간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과 사상 초유의 유동성을 배경으로 불확실성 증폭의 금융위기가 누적되며 미국과 유럽의 은행들이 무너졌다. 실리콘밸리은행(SVB), 시그니쳐은행 같은 미국 은행은 파산을 겪으며 새로운 은행에 인수됐다.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은 5월 1일 JP모간은행에 팔렸다. 전세계 금융시장에 충격을 안긴 뒤였다. 파산임박이 알려지며 예금대량인출(뱅크런)으로 실리콘밸리은행은 문제 발생 뒤 4 ~ 5시간 만에 400억 달러(약 48조원)을 지급했고 다음날 아침에는 24시간 내로 1000억 달러의 자금을 마련해야 했을 정도다. 이 과정에서 실리콘밸리은행 등의 결정적인 문제점이 노출됐다. 은행들은 대개 예금지급이 대거 몰릴때는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재할인창구를 이용한다. 재할인 창구는 상업은행들이 각종 유가증권을 담보로 연준에서 긴급 자금을 빌리는 곳으로, 재할인 창구 대출은 주로 최후의 유동성 확보 수단으로 인식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실리콘밸리은행은 재할인창구 대출을 이용하지 않았다.
[일본 이토추상사는 1973년 1차 오일쇼크를 예상하고 석유를 매집했다. 석유수출구기구(OPEC)가 감산과 금수조치 등을 취하자 되팔아 차익을 얻었다. 세지마 류조 업무본부장(기획 임원)이 작성한 '국제정세 보고서'에 근거한 의사결정이었다. 그는 일본 육군사관학교를 나와 일본군 대본영 참모를 지낸 인물이다. 만주에서 종전을 맞는 바람에 11년 동안 소련군 포로로 억류됐다. 귀국 후 40대 후반의 나이로 이토추 상사에 들어가 석유와 항공기 사업 분야에서 일했고, 회장까지 오른다. 한국에도 영향을 끼쳤다. 석유와 달러가 부족해 수출확대를 고심하던 박정희 대통령에게 종합상사 설립을 권했다. 이병철 당시 삼성그룹 회장이 이를 좇았다. 1975년 종합무역상사 제도가 생겼을 때 삼성물산이 1호가 된 배경이다. 세지마 류조와 종합상사를 소재로 한 야마자꼬 도끼오의 '불모지대'는 1980년대 초반 번역돼 인기를 끌었다. 주인공 이끼 다다시를 역할모델 삼아 상사맨을 꿈꿨던 이도 적지 않다. 2 00
시세조종 혐의로 구속된 라덕연 투자자문업체 대표 일당의 행적이 하나 둘 밝혀지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라 대표는 투자자들에게 휴대전화와 증권계좌를 넘겨받아 통정매매 수법으로 여러 종목의 주가를 장기간 끌어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미등록 투자자문 업체를 운영하며 투자자를 끌어모은 혐의, 투자자 수익일부를 수수료 명목으로 나눠받아 빼 돌리는 등 범죄수익을 거둔 혐의도 있다. 시세조종으로 2642억원의 부당이익을 거뒀고 이 가운데 1321억원을 수수료로 챙긴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다단계 방식'으로 자금을 유치했기 때문인데 현재까지 알려진 투자자 수만 최소 1000명이 넘고 임창정 등 유명 연예인과 골프선수, 의사, 기업 오너 및 경영진까지 연루됐다. 간접 피해자까지 합하면 규모가 더욱 커진다. 이번 사태에 개입된 병원장이 운영하는 한 재활병원에 근무하는 직원들도 피해를 입었다고 하는데, 금액으로는 수천만원에서 수억원까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라 대표측이 관리했다는 9종목이 일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주식시장이 열리기 전 JP모건체이스의 퍼스트리퍼블릭은행(FRC) 인수가 발표됐다. 실리콘밸리은행(SVB)에 이어 FRC까지 미국 지방은행이 위기에 빠지자 시스템 문제로 확산되는 걸 막기 위해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등 미국 금융당국과 JP모건 등 민간 금융회사가 주말 내내 머리를 맞댄 결과다. 미국이 바삐 움직였지만 이튿날 국내 금융당국은 이상하리만치 조용했다. 금융위원회든 금융감독원이든 FRC 관련 회의를 했다는 얘기를 듣지 못했다. 국내 금융권의 FRC 익스포저 점검도 없었다. "이미 JP모건이 인수하기로 해서 별도로 조사하지 않을 예정"이라는 게 금융당국에서 나온 말이다. 반면 불과 2개월전 SVB가 폐쇄됐을 때 금융위, 금감원은 각각 위원장, 원장 주재 임원회의를 열고 시장을 점검했다. 단순 비교하긴 어렵지만 FRC가 SVB보다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덜하지도 않다. 일단 자산 규모는 4월13일 기준 FRC가 2291억달러로 SVB 175
"수업에서 배운 개념을 익히고 연습하는데 가장 유용한 앱(애플리케이션)입니다."(영국 수학교사) "AI(인공지능) 튜터가 있으니 일일이 지도하지 않아도 걱정없어요."(미국 학부모) 국내 에듀테크(교육+기술) 분야에서 앞서가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웅진씽크빅이 직접 개발한 AI 활용 연산학습솔루션 '매쓰피드(Mathpid)'에 쏟아진 반응들이다. 화면에 쓴 수식과 숫자를 인식하고, 간단한 시험으로 학습 수준을 진단하는 기술이 모두 AI에 기반하고 있어 개인별 맞춤형 연산 교육이 가능한 서비스다. 지난해 3월 앱 출시 이후 누적 다운로드 횟수가 100만을 훌쩍 넘길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지난 3월말 영국 런던에서 열린 글로벌 최대 에듀테크 박람회 'BETT(British Educational Training and Technology) Show'(이하 벳쇼)에서도 확인됐다. 앱 체험을 위해 현장에 몰려든 현지 교사와 학생들 사이에선 접근성을 높여준 직관
"티핑 포인트야." 국제뉴스에서 요즘 인도 기사들이 자주 눈에 띈다. 인구 수에 비해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나라다. 미국과 정치적으로 가까우면서도 전쟁 이후 러시아 석유를 싸게 사들여 이득을 취하자 비판과 함께 '실리 외교'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지난달에는 유엔인구기금 보고서에서 추정 인구 14억2860만명으로 세계 1위였던 중국(14억2570만명)을 제친 것으로 언급돼 다시 주목받았다. 인도의 중위 연령은 29세도 되지 않을 만큼 젊다. 지난 4일(현지시간)에는 미국 애플의 팀 쿡 CEO(최고경영자)가 1분기 실적 발표 후 인도를 향해 "많은 사람들이 중산층으로 진입하고 있다"며 티핑 포인트(작은 움직임만 더해져도 큰 변화가 생길 수 있는 단계)라는 표현을 써 세계적인 시선을 잡았다. 인도 시장에서 두 자릿수 성장한 애플은 지난달 18일과 20일 현지에 1·2호 애플스토어를 열었고, 이 자리엔 쿡도 참석했다. 그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 등을 만나선 인도에 일자리를 20만개로 두
#1. "경기도와 강원도 북부에 북한의 방사포탄 수백 발이 떨어진다. 군은 즉각 대응 포격에 나선다. 미국 기지를 향해서도 북한의 미사일이 발사된다. 미군도 한국군과 함께 대응 태세에 돌입한다. 이어 서울과 그 주변에도 수백 발의 포탄과 미사일이 쏟아진다. 피난민들이 한강 다리로 모여들며 병목 현상이 벌어진다. 한강교 가운데 하나가 미사일에 파괴되면서 주변은 아비규환으로 변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중국 인민해방군이 대만 상륙작전을 강행한다. 이를 저지하기 위해 일본 오키나와 등에서 미군이 출격한다. 그러나 함께 급파돼야 할 주한미군은 당장 움직이지 못한다. 북한의 대규모 도발로 한반도에 발이 묶였기 때문이다. 동북아시아 주변 미군의 동원이 지체되는 2주 동안 중국은 대만 해안 10개 정도의 주요 항만 장악을 시도한다." 신간 '이미 시작된 전쟁'에 나온 가상 시나리오를 요약한 것이다. 30년 가까이 중국에 살며 삼성SDS 중국 법인장 등을 지낸 '중국·대만통' 이철 박사의 책이다.
평생을 동작구 상도동의 단독주택에서만 살았다. 아파트에서 한번 살아보는 게 소원일 정도다. 1970년대 초반쯤 지어진 오래된 집에 제대로 된 수리를 하지 않다보니 단열은 전혀 되지 않는다. 겨울엔 오리털파카를 입고, 두꺼운 이불을 덮고 앉아 있어도 한기가 가시질 않는다. 겨울에도 추위 걱정없이 따뜻한 샤워를 해보고 싶은 게 조그만 소원이다. 물론 단독주택살이가 나쁜 것만은 아니다. 낭만도 있다. 봄이 되면 마당에 매실꽃이 피고 5월이면 장미꽃이 만발한다. 단, 5월 매실이나 늦가을 감을 수확할 시기가 오면 나무를 잘라버리고 싶을 정도로 많은 열매가 열린다는 점은 단점이지만. 상도동은 서울의 대표적인 저층 주거지 중 하나다. 교통이 편리해 서울에서도 오래전 사람들의 주거지로 선택된 지역이다보니 단독주택과 빌라가 대부분이고 아파트가 많지 않다. 서울의 1970년대 표준 택지개발로 개발돼 30~50평대의 아담한 대지에 기와가 있는 전형적인 모습의 1층 단독주택이 대부분이었다. 일부 지역
3월31일, 의정부지검이 '중대재해처벌법(이하 중대재해법) 1호' 사고였던 양주시 채석장 토사붕괴 사고의 책임을 물어 J 삼표그룹 회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중대재해법으로 그룹 회장이 재판에 넘겨진 첫 사례다. 4월6일, 중대재해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온유파트너스 대표이사가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중대재해법의 첫 유죄 판결이었다. 4월26일, 창원지법 마산지원은 역시 중대재해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한국제강 대표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중대재해법으로 대표이사가 실형을 받은 첫번째 사례로 기록됐다. 중대재해법 적용 사건들의 판결이 이어지면서 경영계는 우려했던 경영리스크가 현실화됐다며 중대재해법 개정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반면 노동계는 '경종을 울리는 판결'이라며 더 엄한 처벌을 요구한다. 작년 중대재해법 시행에 맞춰 일제히 관련 조직을 만들어 대응해 왔던 로펌들은 회장이 기소되고 대표가 구속되면서 '드디어 큰 판이 벌어졌다'며 내심
지난 1일 오전 고(故) 이종호 JW그룹 명예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연세대학교 신촌장례식장. 그곳을 김승호 보령제약그룹 명예회장이 담담히 지키고 있었다. 이 명예회장의 조문이 이날 오전 10시부터 시작이 됐으니 김 명예회장은 조문이 시작되자마자 이곳을 찾은 셈이다. 두 명예회장은 1932년생 동갑내기다. 김 명예회장은 그곳에서 아흔살 친구이자 경쟁자이자 동료였던 이 명예회장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제약산업은 국내 산업 중 업력이 가장 긴 분야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태동한 산업군이기 때문이다. 동화약품은 1897년에, 유한양행은 1926년에, 동아제약은 1936년에 설립됐다. 현존하는 장수 제약사들은 주로 일제강점기 말기와 해방 전후에 주로 설립됐다. 의료가 현대화되기 시작하면서 한약에서 의약품으로 사람들의 관심이 이동하면서 제약시장이 커지기 시작한 것도 이때 제약사들이 많이 설립된 이유로 꼽힌다. 여러 제약업체가 본격적인 산업화를 이룬 것은 1950~1960대로 이때 경영을
1980년 9월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에 실린 '지미의 세계(JIMMY'S WORLD)'라는 제목의 기사로 미국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기사는 지미라는 이름의 8살짜리 어린 마약 중독자에 대한 내용이었다. 기사를 쓴 재닛 쿡은 이듬해 퓰리처상을 받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국 사회는 다시 한번 경악했다. 퓰리처상 수상 며칠 뒤 기사 내용이 허위로 밝혀진 것이다. 마약중독 소년 지미는 없었고 기사 내용은 순전히 소설이었다. 쿡은 퓰리처상을 반납하고 회사를 떠났다. 마약이 흔하다는 미국에서도 소년 마약은 충격적이다. 특종에 눈먼 사이비 기자가 자기 이름을 알리는 가짜기사 소재로는 안성맞춤이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소설이라고 믿고 싶은 소년 마약 사건이 최근 들어 하루가 멀다 하고 터지고 있다. 지난달 서울 동대문구에서는 남녀 중학생 3명이 함께 필로폰을 집에서 투약한 게 적발됐다. 학생의 나이는 14세였다. 경찰에 따르면 이 아이들은 마약을 구매하는 데 텔레그램을 이용했다. 마약 판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