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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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여보, 마당에 묻어둔 돈가방을 개가 파내는 바람에 지폐가 사방으로 막 날아다녀." "내일 아침에 치울게."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 '아메리칸 메이드'(2017년)의 한 장면이다. 1980년대 마약 밀수업자와 애국자란 두 정체성 사이를 오갔던 실존인물 '배리 씰'의 이야기다. 남미 마약 카르텔로부터 밀려드는 돈다발을 주체하지 못한 씰은 창고에 마구간까지 지폐로 가득차자 마당에 가방째로 묻기 시작한다. 심지어 처남이 그 돈을 훔쳐 차를 사도 모르고 있었을 정도다. 그 와중에 마당을 날아다니는 100달러(약 11만원)짜리 지폐 몇 장이 대수였겠나. 두 손에 쌀을 가득 쥐고 있으면 쌀 한 톨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도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 하지만 쌀 두 톨을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그 중 한 톨을 치우면 어떨까. 차이는 같은 쌀 한 톨이지만, 그 차이를 느꼈느냐고 묻는다면 상반된 답이 나온다. 차이의 비율이 달라서다. 사람이 감각으로 구별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절대적 양이
경제학을 전공하면서 석사를 마칠 때쯤 유학을 가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당초 미국으로 공부를 하러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지도 교수님의 추천으로 우연히 프랑스로 눈을 돌리게 됐다. 경제학 분야 가운데 산업조직론(게임이론) 전공에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때마침 프랑스에 장 자크 라퐁, 자크 크레머, 장 티롤 등 당대 게임이론의 대가들이 모여 있는 학교가 있었다. 프랑스 툴루즈에 있는 TSE(Toulouse School of Economics)란 학교로 당시 (자존심이 센) 프랑스에서 유일하게 영어로 강의를 하는 경제학 대학이었다. 2000년 쯤이었다. 프랑스에 발을 딛기 전까지 해외를 나가본 적이 한번도 없었다. 처음 프랑스에 발을 디뎠을때 낯선 느낌이 온몸을 휘감았다. 고풍스러운 위압감을 가진 건물들과 낯설은 골목길들의 향연. 생활 방식도 달랐다. 한국에서처럼 점심시간 일을 처리하기 위해 은행을 방문했다 점심시간인 오후 12시부터 2시까지 은행지점이 문을 닫는 것을 보고 깜짝
# "보궐선거에서 서울 89만표차, 부산 43만표차, 총 132만표 차로 패배했다. 선거 패배의 가장 큰 이유는 부동산 민심 이반이다. 내년 대선은 50만표 내외로 승패가 갈릴 것이다. 중도층 지지 확산을 위해 세금 부담 경감 방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대선을 이길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 부동산특별위원회가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세 완화가 필요하다며 내놓은 첫 번째 근거는 '표 계산'이었다. 현행 종부세와 양도세의 문제에 대한 설명도 곁들였지만 의원들을 설득한 주된 논리는 "서울과 부산에서 100만표 잃으면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는 것이었다. 부동산 특위가 만든 부동산 대책은 크게 주택공급 확대와 세금 경감이다. 특위는 '공급확대는 전통적 지지층을 위한 것', '세부담 경감은 중도층 지지 확산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무리 정당의 목적이 정권 획득이라지만 부동산 정책을 만드는 가장 주요한 논리가 '표'라는게 놀랍다. 특위가 제안한데로 종부세 부과 기준을 공시가격 상위 2%로 수정하
삼성그룹의 바이오사업 파트너사로도 국내에서 잘 알려진 미국 바이오기업 바이오젠은 최근 두 건의 알츠하이머 신약에 대한 개발 결과를 받아들었다. 하나는 조건부 성공, 하나는 실패였다. 이달 초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바이오젠의 신약후보물질 아두카누맙(상품명 에드유헬름)에 대해 알츠하이머의 진행을 늦추는 효능으로 사용을 승인했다. 아두카누맙은 2003년에 이후 18년 만에 FDA로부터 알츠하이머병에 대해 승인된 신약이다. 더 나아가 알츠하이머의 근본적인 치료에 효능을 인정받은 최초의 신약이기도 하다. 단, FDA는 이 약의 효능을 확인할 필요하다며 추가 임상을 진행할 것을 요구했다. 일종의 '조건부 승인'인 셈이라 아두카누맙의 효능에 대한 논쟁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인류가 풀지 못하는 난제 중 하나인 알츠하이머 치료 가능성을 열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아두카누맙은 위대한 성과로 인정할 만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증상을 완화하는 것과 병의 진행을 억제하거나 병의 발생을 차단하는
1 명동은 더 이상 왕년의 화려한 명동이 아니다. 코로나19로 외국인 관광객 발길이 끊기며 명동 상권은 '그로기' 상태다. 지난 20일 오후 을지로입구역 근처 명동3길을 따라 명동역을 향해 걸어 올라갔다. 초입부터 코너 상가 하나가 통째 비어있었다. 조금 더 올라가니 곳곳의 1층 상가들이 줄줄이 공실이었다. 명동3길에서 명동4길로 이어지는 450m 거리에 1층 빈 상가만 30곳이 넘었다. 사실상 이곳 1층 상가의 절반은 장사를 포기한 채 그대로 방치됐다. 명동 메인 스트림 상권도 공실 역풍이 거셌다. 가로로 롯데백화점 건너편 눈스퀘어에서 시작해 명동성당으로 이어지는 명동8가길 400m, 세로로 하나은행 본점에서 출발해 명동역 6번 출구로 연결되는 명동8길 600m는 명동의 '십자(+) 상권'으로 명동 중의 명동으로 불렸다. 평당 월 임대료가 1억원을 넘는 상가들이 즐비한 이 곳도 열에 셋은 빈 상가다. 명동8길의 한 화장품 폐업 매장은 '50% 할인'이라고 쓴 수 십 장의 전단지가
'개가 사람을 무는 것은 뉴스가 아니다. 하지만 사람이 개를 물면 뉴스가 된다.' 위키피디아를 보면 이 말은 '뉴욕 선'이라는 신문의 편집자 가트 보가트가 해서 유명해졌다고 한다. 독자들이 어떤 뉴스에 관심을 갖는지 잘 말해 준다.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사건은 뉴스가 되지 못한다. 사람이 개를 무는 것처럼 일반적이지 않고 드문 일이어야 신문에 실리고 방송을 탄다. 인간은 경험이 많을수록 감수성은 약해진다. 그런데 최근 뉴스에는 개가 사람을 물었다는 게 종종 등장한다. 개물림 사고가 많아져서가 아니다. 집집마다 '개조심'이라는 말을 대문에 써 붙이던 수십년 전에는 목줄 풀린 개들도 많아 개물림 사고는 일상이었다. 요즘은 개 관리가 그 때보다 잘 돼 개물림 사고도 뉴스가 된 것이다. 치안이 개선되고 인권 의식도 성숙해 개물림보다 더 심각하게 개인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인들이 많이 줄어든 것도 이유다. 격언도 시대 변화와 함께 변해야 한다. 개가 사람을 물면 뉴스가 된다. 개의 본성이 무는
대선까지 남은 기간 9개월 여. 코 앞처럼 느껴지지만, 9년과 같다는 게 여의도 경험칙이다. 현시점 특정 진영과 후보에 유리한 국면이 전개될 수 있다. 하지만 정치는 살아 있는 생물, 변화무쌍하다. 아직도 갈 길이 멀다. 내년 3월 9일 본선까지 몇 차례 큰 파도가 몰아 칠 것이란 의미다. 이준석이란 파도는 전혀 예상치 못하게 몰아쳤다. 올 초만 해도 오세훈의 서울시장 당선을, 불과 한 달 전 만해도 이준석 당 대표를 누가 예측할 수 있었을까. 당사자들 조차 반신반의했던 결과다. 특히 '이준석 현상'은 정치인 이준석의 자질이 있어 가능했지만, 보다 근본적으로 보수의 각성을 바라는 에너지가 물밑에 흐르고 있었다. 이준석은 그 흐름에 올라탔고, 조금은 낯선 '보수의 전략적 선택'을 이끌어내며 헌정사 유례 없는 30대 보수당 대표가 탄생했다. 역동적인 전당대회에 이목이 집중되며 말 그대로 대박을 터뜨렸다. 이준석 체제의 실패는 정권교체의 실패로 귀결될 수 있다. 국민의힘은 파격적 변화를
스타트업 창업가라면 반드시 넘어야 할 세 가지 허들이 있다. 투자, 규제, 인력. 아무리 좋은 사업 아이템이라도 성장과정에서 이 세 가지 허들을 넘지 못하면 자생력을 갖추기 전에 시장에서 사라지기 일쑤다. 창업 초기, 이 모든 게 술술 풀릴 경우 '삼위일체가 깃들었다'고 표현하는 창업 전문가도 있다. 신의 축복에 비유할 만큼 그 과정이 지난하다는 얘기다. 국내 청년창업가, 이중에서도 30세 미만 남성 창업가에겐 또하나의 큰 허들이 존재한다. 병역의무다. 과거에 비해 군복무기간이 18~21개월로 크게 단축됐지만 창업가에게 전적으로 의존하는 스타트업에게 창업가의 부재는 일시적이라도 엄청난 리스크일 수밖에 없다. 군 미필 창업가는 투자유치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민간투자는 물론 정부정책 지원에서도 군미필자란 딱지가 주홍글씨처럼 따라다닌다. 한 20대 초반 군 미필 창업가는 정부 산하 창업지원기관을 찾았다가 "군대도 안 갔는데 왜 지원했냐"는 핀잔을 들었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입대를
# '포모증후군(FOMO Syndrome)'. '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Fear Of Missing Out)'을 갖는 증상이다. 자신만 뒤처진다는 불안감이 대표적이다. 지난해엔 주식 열풍 속 이 단어가 유행됐다. 주변 사람들은 주식으로 돈을 벌었는데 나만 소외돼 기회를 놓쳤다는 절박감의 표현이었다. '벼락 거지'가 될 수 있다는 공포 속 '패닉 바잉(Panic Buying, 가격에 상관없이 매수하는 행위)'의 부작용도 생겼다. 반면 주식시장 참여, 증시 저변 확대 등 긍정적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시장의 체력은 그렇게 단련된다. 불안해보였던 코스피 3000선은 이제 강한 지지선이다. 이제 '천스닥'의 바닥을 다진다. 비관론자들의 목소리는 사라진다. 코로나 백신을 대하는 자세도 비슷하다. 백신 부작용에 대한 염려로 '백신 포비아'가 존재했지만 접종이 본격화되며 흐름이 변했다. "나만 뒤처질 수 있다"는 걱정도 '백신 열풍'에 일조했다. 잔여 백신을 찾느라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게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인 '인터배터리 2021' 행사 둘째날인 지난 10일 서울 코엑스 전시장. 낮 시간이었지만 코로나19 시대를 잊게 할 만큼 많은 관람객들로 붐볐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배터리 3사와 배터리 소재 기업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포스코케미칼 등 주요 업체들의 전시관들이 찾은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직접 현지 투자에 감사를 표시할 정도로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라선 한국 배터리 산업의 위상을 실감할 수 있었다. 배터리 산업의 부상은 수요처인 전기차 시장 급성장에 따른 것이다 . 멀게만 느껴졌던 전기차 시대는 테슬라의 등장과 함께 성큼 앞당겨졌다. 지난 3월 CNBC 보도에 따르면 전세계 전기차 시장 규모는 지난해 2500억 달러(280조 원)에서 향후 10년간 약 20배인 5조달러(5612조원) 시장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시장조사업체 블룸버그NEF는 전망치를 더 높였다. 최근 보고서에서 향후 10년간 전기차 시
2019년 6월 극장가는 온통 '기생충' 세상이었다. 봉준호 감독에게 아카데미상을 안긴 영화 '기생충'은 그해 6월 영화관으로 833만여명의 관객을 끌어들였다. 하지만 코로나19(COVID-19)로 세상이 바이러스 공포에 휩싸인 1년반을 보낸 2021년 6월 극장은 전혀 딴판이다. 상위 10위권 내에는 한국영화라곤 '파이프라인' 한편 뿐인데 관객은 13만여명 들었을 뿐이다. 올해 아카데미상을 받은 '미나리'의 관객은 112만명 정도였다. 2019년에 봉준호 감독 외에 송강호 같은 이들이 주목받았다면, 2021년에도 영화 '미나리'의 윤여정에게 윤며들었을(윤여정(의 매력)에 스며들었을) 정도로 오스카의 미소가 한국영화와 배우들에게 향했는데도 그랬다. 극장을 찾는 발길이 뜸해지자 자연스럽게 돈줄도 말랐다. 영화 촬영과 제작이 거의 중단됐고, 제작된 영화들은 극장 배급을 미루거나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극장과 영화사는 존폐 위기에 처해 있다. 연쇄적으로 휴직 상태에 놓인 영화인 수도
바람이 불지 않아도, 비가 오거나 흐려도, 사막에서 '그칠 줄 모르고 타는 '원자력 발전은 '누구의 시'입니까. '신의 축복'이라 칭송받다 '수직의 파문을 내이며' 추락하고 있는 한국 원전은 '누구의 발자취'입니까. 석유가 무기가 된 이래 원전으로 에너지 독립의 꿈을 키웠습니다. 기름 사는데 드는 달러를 아꼈습니다. 원전으로 만든 값싼 전기는 차를 팔고 배를 팔고 반도체를 팔아 달러를 벌게 한 거름이었습니다. 3만불을 넘나드는 가계 살림살이에도 보탬이 됐습니다. 원전은 그 자체로 중동 산유국에 수출돼 국부에 기여했습니다. 그런 원전(월성 1호기)를 10년 더 쓰겠다고 7000억원을 들여 개보수를 했더니 '검은 구름'같은 이들이 경제성을 조작해가며 조기폐쇄했습니다. 전력수급계획에 따라 짓고 있던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막아 1조4000억원을 날리게 하고선 '푸른 하늘'인 양 웃고 있는 건 '누구의 얼굴입니까'. 인위적으로 손실을 내놓고 전력산업기반기금으로 메운다 합니다. 전력 인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