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사용자 피해 막겠다는 구글의 궤변

[광화문] 사용자 피해 막겠다는 구글의 궤변

조성훈 정보미디어과학부장
2021.08.20 05:43

"인앱결제는 돈벌이가 아니다. 입법시 사용자 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최근 구글 코리아 김모 대표의 한 언론 인터뷰를 보고 당혹감을 느꼈다. 모바일 시장을 바라보는 구글의 패권적 인식이 얼마나 상식과 동떨어져있는지 드러나서다. 아무리 읽어봐도 근거나 논리를 찾기 어렵다. 글로벌 본사의 이해를 대변하기 위함이겠지만 궤변에 가까운 주장은 설득력만 떨어뜨린다. 역설적으로 이런 주장은 우리 정부와 정치권이 추진하는 구글 갑질방지법의 당위성만 재확인시킨다.

구글 갑질방지법은 이제 9부 능선에 와있다. 앞서 구글은 그동안 게임에만 적용하던 인앱결제와 최대 30% 수수료를 전체 디지털콘텐츠(음악, 웹툰, 웹소설 등)로 확대하겠다고 예고했고, 이에 반발한 IT기업들의 목소리를 수렴해 정치권이 입법화에 나섰다.

수수료를 올리면 앱개발 비용이 폭증하고 채산성이 악화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소비자에게도 비용이 전가된다. 법안처리를 주도하는 더불어민주당이 민생법으로 규정한 이유다.

구글의 결제시스템 강제는 '갑의 횡포'라는데 이견이 없다. 구글은 국내외 모바일앱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한다. 구글의 눈밖에 나면 타깃이된 기업은 사실상 사업을 접어야한다.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굴지의 기업도 구글 앞에서는 고양이 앞의 쥐다.

그런데도 구글은 여전히 뭐가 문제냐는 식이다. 실제 구글코리아 대표는 "글로벌 결제시스템을 멈춰세우는 법이라 당황스럽다. 입법시 사용자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고 되물었다. 당황스러움이야 상대적인 표현이라 쳐도 사용자 피해를 언급하는 부분에선 어안이 벙벙하다. 수수료를 올려서가 아니라 법으로 수수료를 못 올리게 해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한다는 주장은, 앞 뒤가 안맞는 자가당착이다.

구글이 언급하는 소비자 피해가 구글이 아닌 외부 결제시스템을 써서 발생하는 불편이라면 이는 기우다. 매출이 감소하거나 평판이 낮아질 상황이면 서비스 업체가 먼저 나선다. 차라리 시장이 무르익었으니 이제 돈벌어야겠다고 당당하게 얘기하는 편이 솔직하다.

물론 모바일시장 개척에 기여한 구글의 노력과 헌신을 폄훼할 바는 아니다. 구글 입장에서는 이미 모든 디지털재화에 인앱결제 수수료를 받아챙겨온 애플과 달리 게임만 적용했던 만큼 형평성을 주장할 수도 있다. 한국을 비롯해 글로벌 스타트업들이 구글마켓을 통해 전세계로 뻗어나간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정도껏 해야한다.

디지털콘텐츠는 결국 원저작자와 2차 가공업체, 또 이를 고객에 제공하는 서비스업체까지 생태계의 구성원이 다층적이다. 앱장터를 만들었다는 이유로 30%를 뜯어간다면 기존 생태계가 붕괴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구글은 이미 일정한 결제수수료를 받고있기도 하다. 구글 입앱결제 강제조치 발표직후 대놓고 통행세, 보호비를 걷으려느냐는 비판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구글 갑질방지법은 지난해 7월 첫 발의이후 1년간 지지부진했다. 구글이 상생기금 마련에 이어 수수료 15%인하, 정책적용 시점 연기 등 각종 회유책을 쓰며 지연전략을 펼쳐서다. 지난달에도 법안처리가 유력시되자 돌연 앱개발사들의 어려움을 운운하며 정책적용 시점을 내년 3월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국회와 관련 기업을 회유하려는 꼼수다.

최근 미국 상원과 하원은 구글 애플의 인앱결제 강제를 막는 '열린마켓법'을 발의했다. 37개 주는 구글에 소송을 제기했고 유럽연합과 프랑스, 독일 등 다른 국가들도 이같은 기류에 동참하고 있다. 플랫폼 갑질에 대한 규제는 이제 전세계적 흐름이다.

안타까운 것은 최근 우리 법안의 불공정행위 조사처분권을 방송통신위원회에 준것에 대해 공정위가 공정거래법상 중복규제를 주장하며 대립하는 점이다. 한국 모바일 산업의 10년 대계를 좌우할 법안을 두고 부처 관할 문제로 싸울만큼 상황이 한가하지 않다. 정치권과 정부 모두 국익을 우선에 놓고 뜻을 모아야한다.

조성훈 정보미디어과학부장
조성훈 정보미디어과학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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