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첨단 기술, 사회 변화, 지역 현장, 문화와 예술, 경제 이슈 등 우리 일상 곳곳의 다양한 현장을 깊이 있게 취재해 생생한 목소리와 트렌드를 전하는 뉴스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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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넘어가고 궁궐 담장 처마 끝에 달이 내걸리는 오후 8시. 시민 100명이 창덕궁 정문 돈화문 앞에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안내데스크에서 받은 무선 통신기기를 목에 걸고 귀에는 이어폰을 꽂았다. "뿌-" 고동 나발을 부는 소리와 함께 돈화문이 활짝 열렸다. 이어폰에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저는 오늘 왕실가족의 안내를 맡은 궁녀입니다. 제 안내를 따라 오늘 하루 왕이, 왕비가 되어 창덕궁 후원을 걸어보십시오." 지난 27일, 하반기 '창덕궁 달빛기행'이 시작됐다. 문화재청과 한국문화재재단이 '살아 숨 쉬는 궁궐 만들기'의 하나로 만든 궁궐 체험 프로그램이다. 오는 10월까지 매월 보름달이 뜨는 3일간 2시간씩 저녁에 진행한다. 인정전, 낙선재 후원 등을 거닐고 소리와 국악연주도 보고 들을 수 있다. 매년 행사 시작 전에 날짜를 정해 표 판매가 진행된다. 올해 하반기 예매는 지난 11일 온라인으로 진행됐으며 시작하자마자 순식간에 표가 동났다. 1인 3만 원이라는
"신형 스포티지가 곧 출시되면 만드는 물량을 30%가량 늘려야 합니다." 올해 국내외 자동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의 인기에 따라 SUV의 4륜구동 시스템을 완성하는 현대위아의 '부변속기' 생산공장도 바빠지고 있다. 지난 21일 찾은 경남 창원시 성산구 소재 현대위아 창원3공장. 이 공장은 4륜 구동을 구현하는데 핵심이 되는 부변속기(PTU)를 만든다. 엔진에서 만들어진 전륜동력을 후륜까지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장치다. 이 공장에서는 대부분의 공정을 로봇이 수행하는 가운데 직원들은 로봇이 하루하루 만들어야 할 부품을 파레트(화물 운반대)에 담아 각 공정에 투입하거나 로봇이 하기 어려운 작업을 하느라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공장은 모니터를 통해 부변속기의 생산현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구조다. 조립라인마다 가공률은 '93.3%, 96.9%, 97.0%' 등 100%를 향해 달려갔다. 생산공정은 자동화가 95% 이상 진행돼 부지 12만5619㎡(3만800
제주특별자치도 우도 주민들은 휴대전화가 한 번 고장나면, AS(사후서비스)센터 방문이 일이다. 제주시로 배타고 나가 일보고 돌아오면 반나절이 꼬박 걸린다. 낚시 중에 파도에 맞아 작동이 영 불편했던 스마트폰을 한 달 가까이 써온 전성연씨(53)도 그래서 '임시방편'이라는 생각으로 물로 스마트폰을 씻어 썼다. "터치를 해도 화면이 잘 넘어가더라고. 그래서 소금물 빠지라고 내가 물에 씻었는데. 그러고 나더니 터치가 또 되다가 안되다가 하더라고. 고칠 수 있어요?" 전씨가 찾은 곳은 제주도가 아니라 우도 면사무소 앞에 자리잡은 '버스' AS센터였다. SK텔레콤은 지난 18일부터 3일간 우도에서 '찾아가는 지점 서비스'와 함께 이처럼 휴대전화 AS를 지원하는 '찾아가는 AS센터'를 운영했다. 양현기 서부이동AS센터장은 "찾아가는 AS센터는 지난 1월부터 전국을 버스 다섯대로 돌고 있다"면서 "부품을 새로 써야하는 수리도 가입기간에 따라 할인이 되고, 포인트 차감도 이중으로 되기 때문에 저렴
백제가 가장 강성했던 시기인 7세기 말 제30대 왕인 무왕이 살았던 것으로 알려진 전북 익산 왕궁리 유적. 지난달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도 선정된 이곳에서 최근 부엌의 흔적이 발견됐다. 삼국시대와 통일신라를 포함해 고려 이전 시기 왕궁에서 부엌 터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최초다. 그동안 이 시기의 부엌·화장실 같은 생활공간에 대한 흔적은 고구려 벽화인 안악3호분에 그려진 것이 유일했다. 20일 문화재청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와 함께 지난 3월부터 최근까지 조사가 한창 진행 중인 백제 사비기 왕궁 유적을 찾았다. 이번 제26차 조사에서 연구소는 조선시대 왕궁의 수라간에 해당하는 부엌 터인 '주(廚)'와 화장실의 흔적, 그리고 일본에 전파된 건축 양식을 발견했다. 전용호 학예연구사는 "익산 왕궁리 유적은 현재까지 발견된 유일한 사비기 왕궁"이라며 "궁 내부의 정원과 화장실, 부엌, 건물 등의 모습이 확인되면서 점차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왕궁의 서남쪽에 위치한 부엌 터에는 철제솥과
'대리점에서 주문한 내 차는 언제쯤 어디서 오게 될까.' 신차를 구입할 때 문득 드는 생각이다. 하루 빨리 새 차를 타고 싶지만 멀리 위치한 자동차 공장을 생각하면 만남은 멀기만 한 기분이다. 차가 상해 오진 않을까 걱정이 들기도 한다. 현대글로비스 향남물류센터는 이 같은 걱정을 해소하며 고객 만족에 앞장서는 국내 자동차 물류의 대표 주자다. 최적화된 물류 시스템을 통해 새 차를 안전하게, 빠르게 배송하며 자동차 판매영업의 최후방을 책임지고 있다. ◇전국 8개 출고센터의 차들이 한곳에=지난 18일 찾은 부지 2만㎡ 규모의 경기 화성시 향남읍 소재 현대글로비스 향남물류센터. 가장 큰 크기를 차지하는 5700㎡ 규모의 상하차장에는 5톤 자동차운반차 TP(트랜스포터)가 반짝반짝 빛나는 새 차들을 싣고 있었다. 대세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부터 각종 세단, 트럭까지 모습을 보였다. TP 위에는 울산 출신의 현대자동차 투싼과 광주 출신의 기아자동차 스포티지가 차곡차곡 주차됐다. 어려운 경
"앞으로 쓰레기는 단순히 땅에 묻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을 지에 대한 개념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SL공사)라는 이름을 바꿔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지난 12일 찾은 인천시 서구 백성동의 수도권매립지는 마치 잘 정돈된 공원 같은 인상을 줬다. '쓰레기매립지'라는 단어가 연상시키는 악취, 더러움, 불쾌함 등의 개념은 좀처럼 떠오르지 않았다. 여기저기 푸른빛으로 우거진 나무와 잘 정돈된 잔디가 무더운 날씨에도 상쾌함을 더했다. 심지어 매립지 위에는 SL공사 직원들이 가꾸는 주말텃밭이 운영되고 있다. 작은 규모지만 상추와 방울토마토 등 채소들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었다. 각 단마다 쓰레기 위에 50cm 높이로 흙을 덮어 위생적으로 쓰레기를 매립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2000년까지 6500만톤 분량의 쓰레기 매립이 마무리된 1매립지에는 지역 주민을 위해 559억원을 들여 골프장이 조성됐다. 지반 침하 위험으로 건물을 짓지 못하는 특성
예상했던 것보다 더 무더운 날씨였다. 38~40℃를 오가는 일본 오사카의 타오르는 날씨를 뚫고 고즈넉한 도시, 교토에 도착했을 때는 날도 많이 기울어 더위가 한 풀 꺾여 있었다. 취재 대상은 교토 국제학교에서 진행될 '한국마을' 프로그램. 일본 고도(古都) 교토에서 한국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한국마을을 재현했다고 한다. 지난달 22일 나고야 한국학교를 시작으로 오사카 건국학교(7월30일~8월8일), 오사카 금강학교(8월2~8일), 교토국제학교(8월1~8일) 등 4개 학교에서 '국인'의 멘토링 활동이 진행됐다. '국인'은 국가적 인재, 국제적 인재의 줄임말로, 사단법인 한국청소년문화연구소의 '우수예비대학생 시장경제 및 글로벌 리더십 교육'을 이수한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활동하는 단체다. 2004년 처음 결성됐으며, 국내 대학은 물론 일본, 미국 등 전 세계 20여개 대학의 학생들이 소속돼 있다. 지난 5일 진행된 교토 국제학교의 '한국마을' 프로그램도 국인이 진행하는 글로벌멘토
"직원도, 가족도 매일 매일이 '소풍'이죠."(네오플 직원) 지난 주말 찾은 제주도 네오플 본사. 제주공항에서 20분 거리인 노형동에 위치한 이곳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대지면적 1200평에 달하는 어린이집 '도토리소풍'이다. 지난해 말 제주로 이전한 네오플의 가장 큰 자랑인 '도토리소풍'은 독일의 숲 유치원을 본 따 아이들이 숲에서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친환경 교육공간을 조성했다. 다양한 통합 예술교육은 물론 실내 체육시설과 놀이공간에서 아이들이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다. 도토리소풍은 회사와 어린이집 원장이 공동으로 시설을 책임지는 개인위탁 운영 및 야간보육 제도로 직원들의 육아 부담을 최소화했다. 넥슨의 자회사 네오플이 제주도 이전 반년여 만에 안정적으로 정착하면서 성공적인 이전 사례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온라인게임 '던전앤파이터' 개발사 네오플은 연 매출 6351억원, 직원 수 500여명에 달하는 대형 개발사. 지난해 말 제주도로 이전했다. 네오플은 이전
“KTX 수서역세권 개발 소식에 주변 땅값이 2배 이상 뛰었어요. 실제 KTX 수서역 조성 보상때(3.3㎡당 300만~400만원)보다 훨씬 높은 3.3㎡당 700만~800만원은 받아야 한다고 얘기하고 있어요. 지난 3월엔 주민 대책위원회도 만들어졌어요.” 지난 7월31일 찾은 서울 강남구 자곡동 KTX 수서역세권 개발 예정지. 이 지역 일대 땅주인들은 앞으로 있을 토지보상에 기대를 걸고 있었다. 이들은 최근 대책위를 구성하는 등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개발 예정지 일대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으로 비닐하우스촌이 형성돼 있다. 대부분 땅을 임차해 농사를 짓고 있었다. 하지만 개발 바람이 분 이후 토지주가 농사를 직접 짓겠다며 임차인과의 계약을 끊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는 게 주민들 설명이다. 토지보상을 받을 경우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한 사전작업인 것. 이곳에서 비닐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는 이모씨는 “이곳은 (그린벨트로) 거래도 힘들고 개발도 안돼 그동안 재산권 침해가 컸다”며 “
두산인프라코어의 2차협력업체 두리엔터프라이즈는 늘어나는 주문 때문에 매일 같이 철야근무를 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와 1차협력업체 에스틸로부터 생산성향상 노하우와 시스템을 지원 받으며 성장한 덕분이다. 이주성 두리엔터프라이즈 대표(43)는 "두산의 출자와 에스틸의 전문가 파견으로 그동안 눈에 보이지 않던 문제점들을 잡을 수 있었다"며 "현장 공정이 개선되니 매출도 2배 이상 늘고 직원 수도 2.5배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두산인프라코어와 두리엔터프라이즈의 이 같은 협력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공정거래 및 동반성장 협약' 이행의 모범사례로 꼽혔다. 두리엔터프라이즈가 혜택을 본 프로그램은 두산인프라코어의 'Toward ZERO'다. 2009년부터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협력업체 생산성 및 품질 향상을 위해 비효율을 진단하고 개선방안을 제시하는 내용이다. 1차협력업체 24개사를 대상으로 진행하다 지난해부터 2차협력업체 20개사까지 대상을 확대했다. ◇작업동선만 확보해도 생산량 2
[the300]여야, 평화헌법 개정 반대로 긴장감…TPP 논의는 계속 #. 약 500m의 인간띠가 줄지어 있었다. 머리가 하얗게 샌 노인부터 힐을 신은 젊은 여성까지 구성은 다양했다. 목탁을 들고 나온 승려 무리도 보였다. 이들 손에 든 현수막과 종이에는 '안보법(安保法)은 전쟁법(戰爭法)'같은 글귀가 적혀있었다.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 기념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아베 일본 총리를 만난 지난달 22일, 일본 도쿄 치요다구 나가타초 국회의사당 맞은편 의원회관 건물 앞의 풍경이었다. 통역을 담당한 김원희씨(39)는 "다른 사람에게 피해주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일본인의 특성을 감안하면 시위 열기는 뜨거운 편"이라고 설명했다. 다음날도 마찬가지였다. 태평양의 습기를 잔뜩 머금은 공기가 30도를 오르내리면서 끈적끈적한 날씨가 계속 됐지만 시위대의 수는 더 늘은 듯 했다. 3일째인 24일에는 도로 한 쪽으로 행진하는 행렬도 눈에 띄었다. 눈짐작으로 500여명은 모인 듯했다. 후에 보도를 보
"형, 누나들 안녕하세요. 저는 강ㅇㅇ입니다. 저는 뚱땅뚱땅 피아노 가르쳐주는 피아노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내 얼굴은 모기카페. 진한 피 한잔 한잔 돈도 안 내고 염치없는 모기 손님." 지난 20일 한빛맹학교의 유치부 학생 8명이 한 반으로 모여들었다. 책 읽어주는 누나 형들의 동화구연을 듣기 위해서였다. 책누나프로젝트 봉사단 6명은 '화내지 말고 예쁘게 말해요'라는 책을 각자 캐릭터에 맞춰 실감나게 들려줬다. 동화 배경에 맞는 배경음악도 깔렸다. "우르르 쾅쾅! 천둥이 쳤어요"라는 말이 나오자 한 아이가 소리를 지르며 무서워했다. 유치부 선생님은 "괜찮다"며 아이를 진정시켰고, 다시금 아이들은 숨을 죽이고 형, 누나가 읽어주는 동화에 빠져들었다. 동화를 2번 듣고 난 뒤 아이들의 감상평이 이어졌다. 2번 들었을 뿐인데 주인공의 이름, 동화 속 문장을 줄줄 외는 어린이도 있었다. 이번에는 아이들이 형, 누나들에게 보답하는 차례. 한 아이가 책누나프로젝트 봉사단 앞에 서서 배위에 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