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첨단 기술, 사회 변화, 지역 현장, 문화와 예술, 경제 이슈 등 우리 일상 곳곳의 다양한 현장을 깊이 있게 취재해 생생한 목소리와 트렌드를 전하는 뉴스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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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 구미공장은 전 세계 스판덱스의 '성지'다. 2010년 미국 인비스타를 제치고 스판덱스 분야 세계 1위로 올라선 효성은 시장점유율을 35%까지 차지하며 격차를 벌리고 있다. 여성 속옷, 수영복, 스타킹, 기저귀 등 거의 모든 의류제품에 적용되는 효성의 스판덱스 브랜드 '크레오라'가 만들어진 곳이 구미공장이다. 지난 19일 김천(구미)역에서 자동차로 30여분 걸려 구미공단으로 들어서자 17만6864㎡ 규모의 효성 공장이 보였다. 이곳에서는 스판덱스 외에도 PET(폴리에스테르), 필름 등의 생산시설이 몰려있다. 스판덱스 설비는 4만691㎡ 규모로 전체 공장의 23%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고부가가치 섬유인 스판덱스 특성상 구미공장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에 육박한다. ◇고객보다 먼저 제품 만들어 '검증' 스판덱스 생산설비에 들어서자 은은히 솔벤트 냄새가 났다. 스판덱스는 PTMG(폴리테트라메틸렌글리콜)와 MDI(메틸렌 디 피 페닐렌 이소시아네이트)가 1~2차 중합 반응
1m 길이는 돼 보이는 쇠막대기는 박스 형태의 절삭기계 내부로 들어가자 10cm 길이로 잘려졌다. 나뉜 조각들은 컨베이어벨트로 이동하면서 다시 절삭 기계로 내부와 외부가 깎인다. 그런 뒤 고압으로 분사되는 물로 절삭 표면을 다듬으면 고압펌프의 틀 '하우징'이 완성된다. 여기에 각종 세부 부품을 레이저 용접 등으로 결합하는 과정을 거치자 하나의 제품이 완성돼 나왔다. 제품은 육안검사와 성능 테스트를 거친 뒤 레이저로 일련번호가 새겨졌다. 지난 5월 들른 독일 뉘른베르크 제1공장에서 본 고압펌프 생산 공정이다. 고압펌프는 가솔린 직분사엔진(GDI)의 핵심 부품이다. 엔진 연소실 내부에 고압으로 휘발유를 분사해 준다. 기존 포트 연료 분사(PFI) 엔진 대비 연료 소비와 이산화탄소 배출을 15%까지 줄일 수 있게 해주는 이 부품은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전세계 완성차 업체에 공급된다. 60m에 달하는 생산 라인은 각종 절삭기계와 로봇이 움직이는 소리, 물과 오일이 뿌려지는 소리로 시끄러웠다.
# 반도는 텅 비었다. 반면 열도는 말그대로 인산인해였다. 반도를 빠져나간 대륙 사람들이 열도에 모두 모인 듯했다. 일본 최대 전자상점 밀집지인 아키하바라에서 5분 정도 거리에 떨어져 있는 시내면세점 에이산(永山). 오전 10시인데 발 디딜 틈이 없다. 건물 앞에 중국인 관광객을 태운 대형 버스가 빼곡하다. 전자제품과 화장품 등 인기 품목이 진열된 2층에선 중국말밖에 들리지 않는다. 우리나라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탓에 홍역을 앓고 있던 지난 11일 오전 일본 도쿄 시내면세점의 풍경이다. 에이산을 방문하는 고객은 하루 1500~1700명 정도. 지난해 매출은 약 200억엔(1800억원)에 달했다. 전년보다 60% 이상 성장했다. 올해 4월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2배 늘었다. 에이산과 같은 일본 기업들은 양적완화 덕분에 나타난 엔저(엔화약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장영식 에이산 대표는 "일본에 온지 22년 됐는데 최근 일본 경기 상황을 보면 잃어버린 20년을 극복한 것 같다"
“토지 보상을 위한 의견을 모으기 위해 주민대책위원회를 구성했습니다. 판교신도시 보상 과정을 지켜본 만큼 발 빠르게 대응하자는 분위기입니다.”(경기 성남 금토동에 거주하는 김 모씨) ‘판교 창조경제밸리 벤처캠퍼스·혁신타운’이 들어설 성남시 금토동 일대 주민들은 앞으로 있을 토지 보상을 염두에 두고 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발 빠르게 대응하는 모습이다. 17일 금토동에서 만난 주민 김 모씨는 “판교 창조경제밸리 조성에 따라 이주를 해야 할텐데 인근으로 이주하고 싶어도 땅값이 많이 올라 힘들 것 같다”며 “보상시 과거 3.3㎡당 200만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됐다는 점이 반영되길 바란다. 다만 타협점을 찾지 못할 경우 사업 추진에 강력하게 반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토동 주민들의 보상은 내년에 진행될 예정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지구지정과 사업인정 고시가 이뤄져야 보상작업을 진행할 수 있는데 지구지정이 내년 초 진행될 예정”이라며 “금토동의 경우 내년 하반기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
수은주가 섭씨 30도에 육박하던 지난 15일 찾은 인천 강화군 내가면 고천리 고려저수지는 바닥을 다 드러낸 채 말라붙어 있었다. 콘크리트 둑으로 막힌 한쪽 벽면에 고여 있는 물이 아니었다면 저수지라는 것을 모를 정도였다. 곳곳에 웅덩이가 있었지만 저수지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물의 흔적을 찾기 힘들었다. 저수지 가장자리는 풀조차 없이 황량했다. 2미터 높이의 둑은 물이 닿았던 흔적조차 찾을 수 없었다. 둑을 따라 내려가자 호수 바닥이었을 흙더미가 나왔다. 물기가 남아있을까 해 조심스레 발을 내딛었으나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흙먼지만 날렸다. 거북 등껍질처럼 갈라진 저수지 바닥에 이리저리 흩어진 물고기 사체들은 이곳에 웅덩이가 있었음을 짐작케 했다. 바싹 마른 물고기 사체들은 손을 가져다 대기만 해도 바스라 졌다. 물이 남은 웅덩이엔 물고기 한 마리가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저수지 중앙부는 잡초로 뒤덮여 거대한 축구장을 연상케 했다. 콘크리트 둑이 없었으면 저수지를 둘러싼 퇴미산(338
"죽음이지, 죽음." 지난 15일 40년만의 최악 가뭄을 겪고 있는 강원도 춘천시 신북읍 소양강댐 인근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이모씨(54)는 탄식하듯 한숨을 내뱉었다. 이씨는 지난해 여름부터 계속된 가뭄에 농작물이 전부 말라버렸다고 토로했다. 이씨는 "이달 말 감자 수확을 앞두고 있는데 비가 오지 않는 통에 감자 씨알이 크지 않다. 도저히 감자를 캘 수가 없다"며 "올해 작황은 지난해 절반 수준에 그칠 것 같다"고 털어놨다. 무더위가 계속된 이 날 소양강댐에 도착하자 한눈에도 낮은 수위가 눈에 띄었다. 소양강댐이 지어진 1973년 이후 최악으로 기록되고 있는 이번 가뭄으로 물속에 잠겨 있어야 할 메마른 황토 빛 바닥이 훤히 드러나 있었다. 지난해부터 계속된 기록적인 가뭄에 소양강댐 인근 농가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인 소양강 댐마저 말라버린 가뭄에 농가에서는 한숨 쉬는 소리가 곳곳에서 들렸다. 수십년동안 마을을 지키며 살아온 주민들은 이런 가뭄은 처음이라며 혀를 내둘
"(마스크) 벗지마."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예방을 위해 휴업한 지 열흘만에 교문을 연 15일 오전 서울 대왕초등학교. 등교하는 학생들로 활기가 넘치는 가운데 일부 학부모들은 자녀가 못내 걱정스러운 듯 교문 앞에서 당부의 말을 건넸다. 이날 등교 지도에 나섰던 김동일 교장과 최미연 교감은 "학부모들이 반신반의하면서도 수업이 더이상 늦춰지면 안 된다는 점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휴업 때문에 수업시수 모자라… "가을 단기방학 폐지도 검토" 대왕초는 지난 5일부터 휴업에 들어갔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4일 동선을 밝힌 메르스 확진자가 주변에 거주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학부모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오산 공군기지에서 메르스 확진자가 나오면서 발병 장소를 대왕초 인근의 성남공군비행장으로 착각한 학부모의 민원전화도 잇따랐다. 여기에 서울시교육청이 8일부터 일괄 휴업 결정을 내리면서 학생들은 열흘 간 쉬게됐다. 김동일 교장은 "휴업 기간에도 교사들은 모두 학교에 나와 직접 교실을 소독했
"자동차가 급정거합니다. 자동차가 멈추면 앞좌석을 잘 잡으세요" 교통안전공단 교통안전교육센터 교수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자동차가 급정거했다. 자동차의 속도는 시속 10km. 안전벨트 착용 효과를 체험하기 위해 안전벨트는 메고 있지 않았다. "속도가 느리니 별 문제 없겠지"라고 생각했던 것은 오판이었다. 운전석 뒷좌석에 앉아 있던 기자는 급정거와 함께 운전석 뒷부분과 머리를 부딪혔다. 교통안전교육센터 관계자는 "대부분의 교육생들이 느린 속도에 방심하지만, 느린 속도라고 해도 안전벨트를 착용했을 때와 아닐 때의 차이는 크다"고 말했다. 경북 상주시에 위치한 교통안전교육센터에서는 이 같은 체험교육이 매일 열리고 있다. 총면적 30만2801㎡ 규모의 이곳은 국내에서 안전운전 관련 체험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다. 12명의 교수를 비롯한 34명이 90대의 교육용 차량을 운용 중이다. 교육생들은 직선제동, 위험회피, 고속주행, 곡선제동 등 13개의 실외체험 코스를 경험하게 된다. 빗길에서
경남 창원시 대원동 창원국가산업단지에 있는 S&T중공업의 3공장. 대형 기계에 들어가는 주물을 생산하느라 열기가 뜨거웠던 넓은 마당은 슬래브(철강 반제품) 덩어리 하나 없이 말끔하게 치워져 있었다. 정문에서 마당을 가로질러 곧장 공장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과거 주물공장으로 사용되던 이곳에는 1만㎡(약 3000평) 정도 되는 내부에 중고 공작기계 150여대가 줄을 맞춰 나란히 놓여 있었다. 바로 S&T중공업이 신수종 사업으로 오는 9월 말 오픈할 계획인 중고 기계 종합전시장 준비 현장이다. 지게차로 움직일 수 있는 소형 기계 장비는 이곳에, 대형 크레인을 동원해야 할 정도의 기계는 공장 마당에 전시할 계획이다. 지난 5일 현장에서 만난 정석균 S&T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은 "중고기계 유통 사업을 한다는 얘기가 지역에서 알려지자 문의가 쇄도해 이미 여러 건 거래가 이뤄진 상태"라고 귀띔했다. 중고 기계는 공장이 폐업하거나 주된 생산 품목을 바꿀 때 전국 곳곳에서 쏟아져 나온다. 중고
‘연간 700조원 규모. 그러나 절대 강자는 없다.’ 중국 인테리어시장에 대한 얘기다. 중국내 욕조판매 1위 일본 토토, 미국의 아메리칸 스탠더드, 콜러 등 주요 업체들의 중국 매출은 3000억~4500억원 수준이다. 시장규모에 비해 아직 갈 길이 멀다. 비브랜드시장에 비해 작은 브랜드시장에서 국내외 수백여개 업체들이 ‘중국 정복’을 외치며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이유다. 4일 방문한 '2015 상하이 국제 주방 욕실 박람회'는 중국 인테리어 시장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평일 오전 9시에도 전시장은 관람객으로 꽉찼다. 아이를 안고 온 가족단위 관람객이 많았고, 카메라를 들고 관심있는 제품마다 사진을 찍는 30대 여성들의 모습도 자주 목격됐다. 지난 3일 개막한 이 박람회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LG하우시스, IS동서 등 국내 5개 업체를 비롯해 전세계 4500여개 인테리어 관련 업체가 부스를 열고 제품들을 선보였다. 총 면적 25만 ㎡ 전시장에는 연일 4만명에 육박하는
"본 병원은 전염병 확산방지를 위해 잠정 휴원하였으니 많은 양해 바랍니다." 2일 오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최초 감염자가 머물렀던 경기도 평택시 A종합병원. 한창 붐벼야할 시간임에도 병원 일대 환자의 발걸음은 찾을 수 없었다. 병원 앞 약국과 편의점 등 편의시설도 문을 굳게 닫은 채 잠정 휴업했다. 행정 업무를 위해 잠시 들렀다는 약사 B씨는 "이미 오래전부터 이 지역은 쑥대밭이었다"며 "보면 모르나"고 분통을 터트렸다. ◇ 병원 휴원·학교 휴업·각종 모임 취소…"우려가 현실이 됐다" 인근 주민들도 "우려가 현실이 됐다"며 극도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병원 휴원은 물론 초등학교들도 오는 3일부터 임시 휴업을 앞두고 있고 지역 각종 모임들도 취소됐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전모씨(64·여)는 "병원에 전도하는 교회 모임이 있는데 당분간 미뤄졌다"며 "온양에서 직장생활하는 딸이 걱정돼서 온다는 것도 막았다"고 말했다. 한모씨(27)는 "SNS를 통해 메르스 감염 소식이나 병원
지난 29일 전라남도 진도 가학항에서 배를 타고 15분뒤 도착한 '가사도'. 고요한 섬 주변에는 가볍게 방파제를 두드리는 듯 파도소리만 들려왔다. 멀리 산 중턱에 보이는 커다란 풍차는 입도를 환영하는 듯이 긴 날개가 돌아갔다. 불과 지난해까지 시끄러운 소음과 연기 나는 디젤 발전으로 전력을 충당했다는 것이 상상되지 않는 풍경이었다. 선착장 옆의 언덕길을 따라 마이크로그리드(MG) 센터로 들어서니, 운영시스템(EMS)을 통해 가사도의 총 전력소비와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일목요연하게 표시됐다. '디젤 0.0kW(킬로와트), 태양광 1단지 62.1kW, 태양광 2단지 45.3kW…' 유난히 내리쬐는 햇볕 덕분인지 섬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기는 디젤 발전기를 돌리지 않고도 충분할 정도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었다. 한국전력은 지난해 9월부터 가사도를 마이크로그리드가 적용된 친환경 에너지자립섬으로 운영하고 있다. 마이크로그리드(MG)는 소규모 지역에서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원과 에너지저장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