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휴업 종료… 학부모 "학교는 할만큼 했다"

메르스 휴업 종료… 학부모 "학교는 할만큼 했다"

최민지 기자
2015.06.15 14:27

[르포]열흘만에 문 연 서울 대왕초등학교 현장

발열 체크 중인 대왕초 교사. /사진제공=대왕초
발열 체크 중인 대왕초 교사. /사진제공=대왕초

"(마스크) 벗지마."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예방을 위해 휴업한 지 열흘만에 교문을 연 15일 오전 서울 대왕초등학교. 등교하는 학생들로 활기가 넘치는 가운데 일부 학부모들은 자녀가 못내 걱정스러운 듯 교문 앞에서 당부의 말을 건넸다.

이날 등교 지도에 나섰던 김동일 교장과 최미연 교감은 "학부모들이 반신반의하면서도 수업이 더이상 늦춰지면 안 된다는 점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휴업 때문에 수업시수 모자라… "가을 단기방학 폐지도 검토"

대왕초는 지난 5일부터 휴업에 들어갔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4일 동선을 밝힌 메르스 확진자가 주변에 거주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학부모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오산 공군기지에서 메르스 확진자가 나오면서 발병 장소를 대왕초 인근의 성남공군비행장으로 착각한 학부모의 민원전화도 잇따랐다.

여기에 서울시교육청이 8일부터 일괄 휴업 결정을 내리면서 학생들은 열흘 간 쉬게됐다. 김동일 교장은 "휴업 기간에도 교사들은 모두 학교에 나와 직접 교실을 소독했다"며 "학교 자체예산과 시교육청 예산으로 각각 한 번씩 학교를 소독했으며 오늘 이 사실을 가정통신문으로 알렸다"고 말했다.

우려했던 무단 결석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 김 교장은 "기침 등의 증상이 있는 학생 2명을 집으로 다시 돌려보냈으며 소독 때문에 천식 증세가 우려되는 학생 역시 귀가조치했다"며 "예방차원에서 집에 있기로 결정한 학생은 공결 처리가 가능하도록 체험학습신청서를 내라고 했지만 이날 신청서를 제출한 학생은 아무도 없었다"고 말했다.

추가 휴업 문의 역시 없었다. 김동일 교장은 "휴업보다는 오히려 수업 시수가 모자라 방학이 짧아질까 문의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현재 인근 9개 학교와 함께 가을 단기방학을 없애는 방법 등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대왕초는 법정 수업시수인 190일 중 194일분의 수업을 편성해뒀지만 이번 휴업으로 인해 시수가 이틀 가량 모자라게 됐다.

◇여전한 불안감에 학교 방문해 현장 점검하는 학부모

대왕초 교실에 비치된 발열 검사기기. /사진제공=대왕초
대왕초 교실에 비치된 발열 검사기기. /사진제공=대왕초

대왕초 학교 건물의 출입구에는 메르스 예방 수칙과 함께 손소독제가 비치돼 있었다. 교실에는 병원에서 날 법한 알콜 냄새가 옅게 퍼져 있었다.

이 같은 학교 측의 노력 덕분인지 학부모들은 메르스에 대한 우려를 조금이나마 덜어낸 듯 했다. 3·6학년 학부형인 김모씨는 "아이가 비염 때문에 코를 손으로 만지는 습관이 있어 걱정이 된다"면서도 "학교로서는 휴업과 소독 등 할 수 있는 조치를 모두 취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메르스에 대한 걱정보다는 오랜만에 만난 학교 친구들이 반가운 눈치였다. 각 반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학생은 다섯 명 중 한 명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이날 부모의 당부로 마스크를 착용하고 온 1학년 나연우 군은 "손씻기는 교실에 있는 손소독제로 대신했고 마스크는 수업시간 내내 쓰고 있다"며 "쉬는 시간과 급식 시간 외엔 마스크를 꼭 쓰려고 노력하지만 워낙 날씨가 더워서 마스크를 벗고 싶다"고 말했다.

물론 학부모 불안감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학교에는 각 교실을 돌며 학교 메르스 관련 예방책이 잘 시행되고 있는지 살펴보는 어머니들이 눈에 띄었다.

송시원 대왕초 교사는 "수업 내내 녹색어머니회 학부모 한두 분이 돌아가며 교실 창문 너머로 학생들을 지켜보셨다"며 "아무래도 단번에 불안감이 해소되긴 힘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최미연 교감은 "강남교육지원청 4지구의 학교 9곳 중에는 확진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는 삼성서울병원과 매우 가까운 곳도 있다"며 "병원과 인접한 학교일수록 메르스에 대해 굉장히 예민한 상태"라고 전했다.

추가 소독에 대한 필요성도 제기됐다. 학부모 김모씨는 "매일 아침 일어나 아이들에게 뉴스부터 보여주면서 메르스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며 "이번 달 안에 학내 소독이 다시 시행돼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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