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소방관
119안전센터 신고접수부터 화재진압과 수난구조, 응급이송에 이르기까지 국민들이 위기에 처한 현장엔 언제나 가장 먼저 달려온 소방대원들을 볼 수 있다. 재난 상황에선 히어로(영웅)같은 역할을 하지만, 현실로 돌아오면 친근한 우리의 이웃들이다. 생활인이지만 평범하지만은 않은 자신만의 개성을 살려 인생의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우리동네 소방관들을 만나봤다.
119안전센터 신고접수부터 화재진압과 수난구조, 응급이송에 이르기까지 국민들이 위기에 처한 현장엔 언제나 가장 먼저 달려온 소방대원들을 볼 수 있다. 재난 상황에선 히어로(영웅)같은 역할을 하지만, 현실로 돌아오면 친근한 우리의 이웃들이다. 생활인이지만 평범하지만은 않은 자신만의 개성을 살려 인생의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우리동네 소방관들을 만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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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가뭄과 침수, 대형 화재 현장에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낸다. 분당 총 7만5000리터의 물을 쏟아내 순식간에 화마를 잠재우고 가뭄 현장에선 하루 최대 1만톤 이상을 급수해 말 그대로 '단비' 역할을 한다. 애를 먹던 대형 재난·재해 현장에서도 대용량포방사시스템이 출동하면 해결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대용량포방사시스템을 담당하는 울산119화학구조센터 김량선(44) 소방장은 "대형 재난 대응의 최전선에서 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는 (대용량포방사시스템의) 운영자가 되고 싶다"며 각오를 밝혔다. 대용량포방사시스템은 2018년 고양 저유소 화재를 계기로 대형 유류탱크 화재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도입됐다. 산업단지나 석유화학 공장, 원자력발전소 같은 국가 중요 시설 화재, 산불, 태풍·홍수로 인한 침수 피해 등에 투입된다. 2022년 울산 119화학구조센터에 처음으로 2세트가 배치됐다. 대용량포방사시스템은 방수포·주펌프·중계펌프·수중펌프·포소화약제 탱크차 등 한번 출동할 때 약
응급현장에서 생명을 지키고 때론 음악으로 소통해 시민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소방관이 있다. 대전서부소방서 119구급대 소속 구급대원이자 중앙소방악대·대전소방악대에서 활동 중인 박찬욱(33) 소방교다. 박 소방교는 "구급차에 오를 때마다 현장에는 정답이 없다고 느낀다"면서도 "위급한 순간, 시민을 지키는 게 제 사명이라는 생각으로 매순간 어제보다 나은 구급대원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박 소방교는 간호사였다. 간호사로 일하다 우연히 마주한 사고 현장이 그의 인생 경로를 바꿔 놓았다. 교통사고로 시민이 차에 깔리고 아수라장이 된 도로의 사고 현장이었다. 박 소방교는 당장 자신이 나서지 않으면 시민의 생명이 위태롭다는 판단에 응급 처치를 진행한 후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원에게 무사히 상황을 인계했다. 그는 "도로가 피범벅이 될 정도로 현장이 참혹했다"며 "잔인하고 무서운 상황 속에서도 사람을 살리기 위해 기여하는 구급대원의 모습이 숭고하다고 느꼈다"고 입직을 결심하게 된 계기를 전했
화마가 휩쓸고 지나간 자리엔 형태를 알아볼 수 없는 잿더미들만 남는다. 어디서, 어떻게 화재가 시작됐는지 가늠도 안 된다. 하지만 이같은 참사를 막기 위해 까만 재와 뒤엉켜 그 원인을 밝히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화재조사관이다. 화재조사관인 황예주(29) 화성소방서 소방사는 지난 24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화재조사관은 단순히 불이 난 이유를 밝히는 것이 아니다"며 "불 속에 감춰진 누군가의 이야기를 꺼내 다시는 같은 아픔이 반복되지 않도록 세상에 경고하는 일이다"고 말했다. 화재조사관은 화재 현장에서 발생한 인명·재산 피해 등을 조사하고 궁극적으론 화재 원인을 밝히는 일을 한다. 대다수의 화재는 무심코 놔둔 전기선, 오래된 히터 등 전기적 요인에 의해 발생하지만, 때로는 누군가의 무거운 선택이 담겨 있을 수도 있다. 또 화재의 성격에 따라 피해자들의 구제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화재조사가 중요한 이유다. 황 소방사는 "화재조사관이 특별한 이유는 단지 과학이나 추리 때문이 아
비바람이 몰아치고 3~4미터 높이의 거센 파도가 밀려와도 바다로 나간다. 갑판에 파도가 치면 금방이라도 바다로 떨어질 것 같지만 구조가 먼저다. 마산소방서 소방정대 최인술(42) 소방장은 13년간 마산의 육·해상을 모두 지켜온 재난대응 전문가다. 최 소방장은 지난 11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언제라도 위험한 일이 발생할 수 있는 바다로 나가는 건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라며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 나의 최우선 순위다"고 말했다. 몇번이고 바다에 빠질 위험에 처해도 그가 바다로 나가는 이유다. 최 소방장은 2020년쯤 경남 통영 인근 해저광케이블 부설선에서 화재가 발생해 출동했던 당시 기상이 악화로 3~4미터의 높은 파도를 뚫고 복귀했던 적이 있다. 강한 파도가 배 위로 넘어와 갑판에 있었던 장비들이 다 바다로 빠질 정도였다. 최 소방장은 직접 갑판에 나갈 수밖에 없었고, 수차례 바다로 빠질뻔한 아찔한 경험을 했다. 해상 화재진압도 쉬운 일이 아니다. 배
비가오나 눈이오나 보트를 타고 수면 위를 가르며 구조대상자를 찾는 수난탐지견 '파도'와 핸들러 나상보 소방장. 흔들리는 보트도, 궂은 날씨도 이들을 막을 수 없다. 가끔은 수색 의욕이 과다해 물에 빠지기도 하는 파도를 보며, 나 소방장은 매번 마음을 다잡는다고 말한다. 충청·강원119특수구조대 소속 핸들러인 나 소방장은 지난해 11월 파도와 만났다. 수난탐지견은 2019년 헝가리 유람선 침몰 사고를 계기로 외국의 수난탐지견의 역할이 조명되면서 국내에도 도입 논의가 시작됐다. 그러면서 119구조견교육대 훈련사들이 직접 수난탐지견을 데리고 현장을 다니다, 지난해 11월 처음으로 정식 수난탐지견 핸들러가 배치됐다. 나 소방장이 소방청 1호 수난탐지견 핸들러다. 현재 국내 수난탐지견은 파도와 '규리', 총 2두뿐이다. 이들은 약 8개월간 40여번의 출동을 나갔다. 주로 수난사고나 극단적 선택을 한 구조대상자들의 수색을 보조하는 역할이다. 파도와 규리는 지난해 8월 경기 여주 강천보 부근 수
대형 재난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골든타임 사수가 중요해지고 있다. 하지만 화재 확산·추가 붕괴 등 2차 사고 우려로 구조대원이 직접 사고 현장에 진입하기 어려운 경우도 자주 발생한다. 이때 신속하게 수색 작전에 투입 가능한 드론이 재난 현장의 새로운 '히어로'로 급부상하고 있다. 중앙119구조본부 특수대응훈련과 소속 김영진 소방사는 지난 18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실종자 수색 현장에서 드론 파일럿 한 사람은 100명이 몇 시간에 걸쳐 수색할 광범위한 지역을 수 분 안에 수색할 수 있다"며 "수색 현장에서 인적·물적 비용을 획기적으로 감소시켜 구조 대상자를 더 빠르게 가족 품으로 돌려보냈다"고 설명했다. 김 소방사는 2021년 입직 이후 약 4년간 구조대원으로 활동했다. 하지만 그는 단순한 구조대원이 아니다. 구조 상황이 힘들 땐 '드론 파일럿'으로 수색에 참여하는 '멀티 플레이어'다. 그는 특전사 복무 당시 전투 현장에서 무기로 드론을 사용하다 현재는 생명을 구하는 데 드론을
"절벽에서 구조를 기다리던 구조 대상자의 눈빛을 보며 꼭 구해야겠다는 의지를 다졌습니다." 부산소방재난본부 특수구조단 119항공대에서 헬기 구조대원으로 근무 중인 고광림 소방장은 지난 3월 참여했던 통영 수우도 구조작전이 9년간의 근무기간 동안 가장 잊을 수 없는 기억이라고 말했다. 당시 구조 대상자는 등산 중 낭떠러지에 떨어져 벽에 한쪽 발을 지탱한 채 지푸라기에 의존한 상태였다. 신고 이후 수십 분 동안 이 상태로 고립돼 있었다. 고 소방장은 "구조 대상자를 발견했을 때 온몸이 땀에 젖어 손발이 떨리고 있었고,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 같았다"며 "당장이라도 구조해야 한다는 긴장감에 마음이 불안해지기 시작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마음이 급했지만 구조 대상자가 있는 위치로 헬기를 이동시킬 수 없었다. 헬기의 강한 하강풍으로 가까이 접근하면 지푸라기를 놓칠 위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고 소방장은 "하강풍으로 오히려 구조 대상자가 날아갈 위험이 있었다"며 "그렇다고 다른 구조대가 올 때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에 4년 넘게 머물면서 봉사활동을 한 소방관이 있다. 서울 용산소방서 임범준(35) 소방사 얘기다. 임 소방사는 대학 시절 교육봉사에서 보람을 느끼고, 해외에서도 봉사를 하고 싶다는 마음을 갖고 있었다. 그러다 군 복무 후 NGO(비정부기구)를 알게 됐고 '비전케어'라는 한국 안과 전문 NGO의 봉사단원으로 에티오피아에 처음 갔다.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의 첫 인상은 상상했던 아프리카와 많이 달랐다고 한다. 도로 포장도 잘 돼 있고 고층 건물도 많았다. 하지만 생활 환경은 달랐다. 일국의 수도인데도 전기나 물이 수시로 끊겼고 수도를 벗어나면 배관이 아예 연결되지 않은 곳이 대부분이었다. 의료봉사를 위해 수술이 필요한 사람들을 모집하면 수천명이 몰려들기도 했다. 형편이 여의치 않아 대부분 며칠전부터 수십킬로를 걸어와 예약을 하고 주변에서 노숙을 하다 치료를 받는다고 한다. 임 소방사는 "지방에서 의료행위를 하려면 수술방이 있는 병원을 찾아야 하는데 그마저도 전
"40대에도 학생들과 재미있게 소통하며 교직생활을 할 수 있을까." 10년간 교편을 잡았던 경기 고양소방서 원당119안전센터 소속 서윤원 소방사( 42세)의 발목을 잡은 고민이다. 그는 "젊을 땐 학생들과 마음도 맞고 소통하는게 너무 재미있지만 40대가 넘어서도 학생들과 지금처럼 소통할 수 있을지 걱정됐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서 소방사는 10년간 기간제 교사로 근무했다. 총신대 영어교육과를 졸업한 후 임용고시를 준비하며 2011년부터 2020년 초까지 서울과 경기를 오가며 교편을 잡았다. 특히 방송반을 맡아 학생들과 영상도 찍는 등 교실 밖에서도 든든한 버팀목이 되려고 노력했다. 과목을 영어로 택했던 이유도 학생들과 다양한 주제의 지문들을 다루며 활발하게 토론할 수 있어서다. 그만큼 교직에 열정적이었던 그가 소방관이란 새로운 직업을 꿈꾸게 된 것은 단순한 이유 때문이었다. 서 소방사는 "저는 사람 대하는 걸 좋아하고 남들을 만족시킬 때 기쁨을 얻는 성격"이라고 소개한 뒤 "교직이
생명을 구해본 경험이 한 가수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서울소방재난본부 홍보기획팀 이승수 소방교(35세) 얘기다. 그는 사람의 목숨을 구했다는 그 뿌듯함이 마음에 남아 12년 이상의 가수 생활을 청산하고 소방관이 되기로 마음먹었다. 막연한 두려움을 이겨내고 소방관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듣기 위해 지난달 이 소방교를 직접 만났다. 그는 본격적으로 음악활동을 한 이후에도 동료들로부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은 가수였다. 2007년 서울 창작가요제 한국가요작가협회장상 수상 후 숭실대 실용음악과에 입학했다. 대학 시절 유명 가수인 김연우·정엽·앨리·곽은주 등 여러 교수로부터 교육을 받고 졸업 후에도 실용음악학원과 초·중·고교에서 2011년부터 2018년까지 8년간 보컬 강사로 활동했다. 여기에 △2012년 밴드 미니멀의 EP 앨범 5곡 △여의도 사람들 2집 '마실'의 코러스 세션 △최근에는 작곡가 이정우의 싱글앨범 중 '누군가의 바다'와 '언제나 나만의 너이길' 메인보컬로 참여하는 등 음
생명을 구해본 경험이 한 가수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서울소방재난본부 홍보기획팀 이승수 소방교(35세) 얘기다. 그는 사람의 목숨을 구했다는 그 뿌듯함이 마음에 남아 12년 이상의 가수 생활을 청산하고 소방관이 되기로 마음먹었다. 막연한 두려움을 이겨내고 소방관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듣기 위해 지난달 이 소방교를 직접 만났다. 그는 본격적으로 음악활동을 한 이후에도 동료들로부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은 가수였다. 2007년 서울 창작가요제 한국가요작가협회장상 수상 후 숭실대 실용음악과에 입학했다. 대학 시절 유명 가수인 김연우·정엽·앨리·곽은주 등 여러 교수로부터 교육을 받고 졸업 후에도 실용음악학원과 초·중·고교에서 2011년부터 2018년까지 8년간 보컬 강사로 활동했다. 여기에 △2012년 밴드 미니멀의 EP 앨범 5곡 △여의도 사람들 2집 '마실'의 코러스 세션 △최근에는 작곡가 이정우의 싱글앨범 중 '누군가의 바다'와 '언제나 나만의 너이길' 메인보컬로 참여하는 등 음원
지난달 28일 충북 충주에 있는 충청강원119특수구조대에 들어서자 구조견 '고고(5세·암컷 독일산 셰퍼드)'가 꼬리를 흔들며 반겼다. 고고는 간식을 주러온 오용철 소방교(32세)을 보자 몸을 비비며 갖은 애교를 부렸다. 이들은 실종자가 돌아오길 애타게 기다리는 가족들을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재난 현장을 누비는 '119구조견'과 '핸들러(견조련사)'다. 오 반장은 국군정보사령부 특수임무대(HID)에서 부사관으로 근무한 후 경채(경력채용)로 소방청에 들어왔다. 이후 수도권119특수구조대에서 소방 업무를 시작했다. 당시에는 핸들러라는 보직이 있는지도 몰랐던 오 소방교는 보조자로 수색활동에 참여한 후 해당 업무에 매력을 느꼈다. 그는 "핸들러와 구조견이 출동할 때 보조자가 같이 나가는데 저도 구조대원 시절 보조자로 수색을 함께 나갔던 경험이 있다"고 소개한 뒤 "보통 보조자로 현장 도움을 주다가 견사로 놀러가기도 하며 구조견들과 친해지게 된다"며 "한번은 보조자로 수색을 동행해 실종자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