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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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고 탈도 많은 병역특례 제도를 수술대에 올려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기존에 형평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데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딴 축구와 야구대표팀 선수들의 경솔한 언행이 맞물리면서다. 모처럼 여야 정치권에서도 차제에 체육·예술인 병역 특례 자체를 재검토해야 한다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행 제도는 올림픽 3위 이상, 아시안게임 1위 입상자를 체육요원으로 편입해 병역 혜택을 준다. 병무청장이 정하는 국내외 예술경연대회 입상자, 국가무형유산 전수교육 이수자 등도 대상이다. 예술·체육요원에 대한 군 특례제도는 1973년부터 시작돼 여러 차례 정비를 거쳤다. 제도 시행 당시는 이른바 국위 선양을 위한 동기 부여가 절실할 때였다. 하지만 경제력과 경기 수준이 달라졌고 인구와 병역 자원이 현저히 줄어든 현재까지 이를 유지해야 되느냐를 두고서는 이견이 크다. 5연패라고는 하지만 야구의 경우 프로선수 주축인 우리 대표팀이 이번에는 사회인팀 중심의 일본 대표팀에게 1승1패의 성적을 거두는데 그쳤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의 재집권 전략에 적신호가 켜졌다. 대선 1차 투표에서 우파 성향의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이 예상을 뒤엎고 1위를 차지하는 이변이 연출됐다. 과반 득표자가 없어 최종 승자는 오는 25일 치르는 결선 투표에서 결정되겠지만 민심의 흐름은 어느 정도 확인됐다. 룰라 정부는 집권 3기 동안 재정 지출을 가파르게 늘렸다. 대선을 앞둔 지난달 중순에도 현금성 복지 프로그램인 '볼사 파밀리아'의 월 최저 지급액을 15% 인상했다. 이 조치로 올해 58억 헤알(약 1조5600억원), 내년부터는 연간 227억 헤알(약 6조1000억원)의 추가적인 재정 부담이 예상된다. 산유국인 브라질은 올들어 중동 사태에 따른 유가 상승으로 로열티 수입과 세수가 크게 늘었다. 하지만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 상승에 따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보조금 지출과 세금 감면을 확대하면서 오히려 재정 건전성이 악화했다. 확장 재정과 유가 상승이 겹치며 연간 기대인플레이션 전망치가 목표 상단을 웃돌았고,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연 13.
KB국민·신한·하나·부산은행과 예가람·웰컴저축은행, 현대캐피탈 등 7개 금융사와 온투업체에서 고객 7만여 명의 정보가 유출된 데 이어 보험사와 증권사에서도 해킹 침투 흔적이 추가 확인되며 전 금융권에 초유의 비상이 걸렸다. 경찰 사이버테러수사대가 즉각 내사에 착수해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금융당국은 금융사 CEO 긴급 소집과 금감원 현장검사를 단행했다. 과기정통부와 KISA 역시 인터넷침해대응센터(KISC) 비상 대응체계를 가동해 긴급 점검에 나섰다. 이번 사태는 단순 개인정보 유출을 넘어 AI 기술을 동원한 정교하고 동시다발적인 사이버 공습이라는 점에서 국가적 위기로 번질 수 있다. 디지털금융 강국인 한국이 국제 표적이 된 정황상 정부 기관과 공공부문, 핵심 인프라가 다음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금융 및 공공 행정 시스템은 국가 작동을 위한 혈맥이다. 공공부문마저 뚫려 국가 시스템이 마비된다면 이는 단순 보안 사고를 넘어 국정 행정과 국가 경제 전체가 멈춰 서는 치명적인 안보 재앙을 초래하게 된다.
오늘부터 22대 국회가 846개 국가기관을 대상으로 25일간의 국정감사 일정에 돌입한다. 국정감사는 정부 정책과 예산 집행, 기관 운영 전반을 점검하는 자리다. 국회는 국민이 알고 싶어 하는 의혹들을 날카롭게 파헤치고 피감기관들은 국민의 삶과 직결된 정책에 대해 충실한 답변을 내놔야 한다. 하지만 매년 국감철만 되면 민생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여야의 극한 대립과 정쟁만 난무한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호통과 모욕으로 일관하는 국회의원들의 태도는 국감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피감기관 역시 무성의한 자료 제출과 부실 답변을 일삼은 탓에 국감 무용론이 반복됐다. 올해 국감도 벌써부터 여야 대치 속에 민생은 실종되고 정쟁만 남을 것이라는 우려가 깊다. 야당은 국감을 앞두고 '이재명정권 심판'이라는 구호를 내걸며 장외집회에 나섰고, 여당은 조희대 대법원장의 국감 증인 불출석 사유서 제출을 놓고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헌법이 부여한 국회의 권한을 정쟁으로 소모하기엔 국민의 삶과 직결된 현안들이 너무나 엄중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한국시간) 한국의 알래스카 LNG(액화천연가스) 사업 투자를 전격 발표했다. 우리측이 당초 염두에 뒀던 투자 실행안에 포함되지 않았던 내용으로 한미 양국 간에 의견차이가 있다. 정부는 투자여부가 확정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고 이재명 대통령도 상업적 합리성이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미국은 한국 정부의 대미 투자 예정 규모(2000억 달러(272조원))를 이날 소개하며 "텍사스에 6GW(기가와트) 규모의 발전 시설과 8개의 원자력 발전소, 알래스카 LNG 파이프라인이 건설된다"고 밝혔다. 이런 일방적 발표는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경합지로 떠오른 알래스카 민심잡기같은 국내 정치적 계산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알래스카 LNG 개발은 1300㎞ 운송 파이프라인 건설 과정의 혹한과 기후변화에 따른 지반침하 등 난제가 많아 진척되지 않았던 사업이다. 당초 알래스카 사업은 670억 달러 규모로 추정됐지만 이날 미국은 500억 달러 이상 투입될 것이라고 금액을 임의로 변경했다.
서울 아파트값이 역대 최장 상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강남3구 하락에도 외곽지역의 아파트값이 계속 오르면서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 문턱이 높아진 것이다. 여기에 수도권 전월세난이 심해지면서 청년·신혼부부 등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대출규제 및 실거주 의무 합리화와 '닥공'(닥치고 공급) 등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정책 실천이 절실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넷째주 서울 아파트값이 전주대비 0. 09% 오르면서 작년 2월 첫째 주 이후 86주 연속 올랐다. 이전 기록은 문재인 정부 때 세운 85주 연속 상승(2020년 6월~2022년 1월)이다. 강남3구가 4주 연속 하락했지만, 외곽·중저가 지역의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서울 집값 상승을 견인했다. 올해 누적 상승률을 보면 서울 전체가 10. 3% 오른 가운데, 성북구가 17. 21% 상승했다. 강남구는 1. 07% 오르는 데 그쳤다. 이재명 대통령은 서울 외곽 지역 집값 상승을 '평탄화' 과정이라고 평가했지만, 그보다는 상향 평준화가 일어난다는 게 정확해 보인다.
비무장지대(DMZ) 북한 지뢰 피격사건에 대해 국방부와 유엔군사령부가 '정전협정 위반'을 공식 확인했다. 그런데 여기에 이르기까지 우리 군과 정부, 정치권이 보인 태도는 많은 이들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북한의 파주 군사분계선(MDL) 이남 지뢰 매설 행위에 대해 사건 발생 8일째인 29일에야 "정전협정 위반이 명백하다" 며 "책임이 있는 북한에 상응 조치를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합동조사에 나선 유엔사 역시 MDL 남측 지역에서 북한제 대인지뢰를 발견했으며 이는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공식 확인했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아직 북한 지뢰라 단정할 수 없다거나 현장조사에 안전을 기해야 한다는 등의 이유로 엿새 동안 조사에 착수하지 못했다. 신중함을 넘어서 눈치보기라는 인상을 주기에 족했다. 애초 지난해부터 DMZ 내 북한의 지뢰 매설 징후가 뚜렷이 포착되었음에도 그때그때 저지하지 못한 점 역시 아쉽다. 이재명 대통령은 북한이나 정전협정 위반을 명시적으로 언급하기보다 "음모론으로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하지 말라"며 일부 의혹 대응에 급급한 인상을 주었다.
올해 초과 세수가 예상보다 급증해 63조2000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에 따라 미래대응기금 규모는 최대 218조 원대가 예상된다. 정부가 당초 예상한 162조3000억 원을 크게 웃돈다. 국가의 곳간이 풍족해지는 것은 환영할 일이나 이를 활용하는 방안은 우려로 가득 차 있다. 국가 미래 과제에 집중 투자하겠다던 기금의 본래 취지가 무색해지고 정치권의 선심성 지출에 동원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명절 상품권 구입 예산으로 기금을 사용하자고 제안한 것이 대표적이다. 국회 심의라는 최소한의 견제도 없이 단기적인 소비 진작이나 현금성 복지에 쏟아붓는다면, '미래대응'이 아니라 '선거대응'이라는 비판의 구실만 만들어줄 뿐이다. 시혜성 지출은 결코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는다. 수혜자들의 반발 때문에 폐지나 축소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일시적인 세수 증가에 기대어 선심성 사업을 시작했다가 향후 세수가 줄어들 때도 지출을 줄이지 못해 고스란히 국가의 고정 비용으로 남게 된다면 미래 세대에 영구적인 부담이 된다.
은행권에서 2년 3개월 만에 연 4%를 넘는 1년 만기 정기예금이 등장했다. 시장금리 상승에 기업의 저원가성 예금 이탈까지 겹치면서 은행권이 개인 정기예금 금리를 잇달아 올린 결과다. 코스피가 6월 사상 최고치를 찍은 뒤 조정 국면을 이어가는 가운데, 원금 손실 우려 없이 확정수익을 제시하는 예금이 투자처를 물색하는 대기자금을 끌어들이고 있다.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23일 기준 1012조원으로 전월 말보다 7조원 늘었다. 은행이 빠져나간 기업자금을 개인 정기예금으로 메우는 과정에서 조달비용은 높아지고, 이는 대출금리 상승 압력으로 이어진다. 한국은행은 7월과 8월 기준금리를 연속 올려 연 3%로 높였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4. 5%대를 넘어섰고,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도 최근 연 4. 655%까지 올라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3년 만기 AA- 회사채 금리도 4%대 후반까지 올랐다. 게다가 시장금리가 기준금리를 웃도는 상황에서 예금과 대출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다음달 2일부터 검찰이 사라지고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이 들어선다. 새로운 법이 시행되면 통상적인 수사는 검사의 직접 수사와 보완수사권 폐지로 경찰이 전담한다. 검찰이 사라져 7대 범죄 수사는 중수청이, 공소청은 기소를 담당한다. 1954년 형사소송법 제정 이후 72년 만에 형사사법체계의 대변혁이 코앞인데 수사기관 수장들은 대부분 공석이거나 대행체제다. 기관마다 역할과 업무 범위가 크게 달라진데다 가지 않은 길이었던 만큼 조율은 필수다. 하지만 누가 어떤 자격으로 조정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장관 후보자(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낙마로 법무부 장관이 공석인데다 중수청장 후보자(김지용 전 춘천지검장)는 검찰 출신이라는 이유 등으로 추가 검증이 진행 중이다. 공소청장은 후보추천위원회조차 꾸리지 못 했고 경찰청장 자리는 21개월째 공석이다. 검찰청 폐지 법안 통과로 수사·기소 분리 방향이 확정된 게 1년 전인데 그 후 준비는 대단히 미흡했다. 범죄 예방과 수사는 국민 생활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중대 사안인데도 정부 여당은 강경파와 강성 지지자들의 입김에 휘둘렸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처음 마주 앉았다. 한은은 물가와 가계부채, 주택시장 과열에 대응해 긴축에 나서고 정부는 800조원이 넘는 슈퍼예산과 미래투자를 앞세운 확장 재정에 나선 시점이다. 시장에서 재정과 통화정책이 엇갈린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새 경제팀과 통화당국의 수장이 만난 것이다. 한은은 최근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올려 3. 0%까지 끌어올렸다. 중동전쟁발 고유가가 물가 불안을 키우는 가운데 반도체 호황으로 수출과 경기가 회복되면서 소득과 수요가 늘고, 수도권 집값과 가계대출도 다시 들썩이고 있다. 실제 서울 아파트값은 85주 연속 올라 역대 최장 상승 기록과 동률이었다. 한은이 성장세 회복에도 선제적으로 긴축에 나선 배경이다. 반면 정부의 재정 운용 기조는 확장적이다. 내년도 정부 예산안은 사상 최대치인 821조원 규모로 짜였다. 반도체 수출 호조에 따른 초과세수도 60조원 이상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늘어난 세수 등을 바탕으로 162조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해 성장동력과 청년·지역·인재 등에 투자하겠다는 구상이다.
공정거래위원회와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4월 과징금 부과 하한선을 최대 20배 높이는 등 경제적 제재를 강화한 데 이어 이제는 시장 퇴출까지 가능하도록 법 개정을 추진한다. 5년 이내에 2차례만 담합이 적발돼도 영업정지나 등록취소를 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담합 억지력을 강화한다는 명분이지만 과도한 행정권 개입과 시장 생태계 파괴 우려를 지울 수 없다. 시장 퇴출 조항이 적용되는 운송, 석유 등 17개 업종은 원자재 가격 변동에 민감하다. 원가 변화에 따른 가격 변동이 빈번해 정당한 가격 결정과 담합을 구분하기 쉽지 않을 때도 있다. 업종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인 퇴출 기준은 기업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 당정 발표는 담합 전 수준을 회복하도록 공정위가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근거 조항을 신설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최근 법원이 인쇄용지와 밀가루 담합 등의 가격 재결정 명령에 잇따라 제동을 걸었음에도 이를 법률에 넣겠다는 것은 시장 가격에 대한 행정 개입을 확대하겠다는 발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