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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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부터 공공기관 차량 2부제가 시행됐다. 또 민간 차량이라도 공영주차장에선 5부제가 의무화됐다. 일부 불편 호소가 있었다고 하지만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원유 공급과 석유화학 물류 차질을 감안하면 대체적인 공감은 얻고 있다. 2부제 등을 장기간 시행할 수는 없을 테니 에너지를 낭비하는 문화를 바꾸는 계기로 삼는 것이 우선이다. 차량 2부제 등의 필요성에 대한 이해도는 높은 편이다. 에너지 수급 위기에 따라 정부와 기업이 대체 시장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우리 원유 수입의 70%, LNG의 20%가 이란이 막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을 경유하는 상황에서 당장 대체 시장을 찾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차량 2부제가 시행되면 월 최대 8만7000배럴의 석유 소비를 줄일수 있는데 이는 최대 26만대의 차량을 채울 수 있는 분량이다. 참여를 늘리기 위해 자동차세 인하, 마일리지 적립 등으로 혜택을 돌려주고 대중교통 인센티브를 확대하는 것도 필요하다. 차량 부제 적용을 에너지 소비구조 변화의 계기로 삼는 것이 중요하다.
우주 탐사의 새 역사가 쓰였다. 달 탐사 임무를 맡은 '아르테미스Ⅱ'의 유인 캡슐인 오리온 우주선이 지난 1970년 아폴로13호가 세운 최장 비행 거리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우주비행사들은 그동안 미지의 영역이었던 달의 뒷면을 직접 관찰했고, 분화구와 고대 용암류, 달의 진화 과정에 따른 지형적 특징 등을 촬영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비행사들과 한 통화에서 "우리는 달에 영구적인 거점을 세우고 화성에 진출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임무는 단순한 과학적 호기심을 넘어 우주 자원을 선점하고 탐사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장기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달 표면에서 전략자원을 채굴하고 소유권을 확보하는 '우주 개척시대'에 본격 접어든 것이다. 달에 매장된 광물자원의 잠재 가치는 적어도 수백경 원으로 추산된다. 특히 이번에 비행사들이 탐사한 달의 남극 부근의 태양빛이 전혀 미치지 않는 '영구 음영 지역'에는 얼음(물)과 헬륨-3 등이 풍부하게 매장돼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역시 2030년 이전 달에 우주비행사를 보내겠다고 밝히는 등 국가간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수도권 주택시장에서 전세 품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정부가 공언해온 다주택자 대출 규제와 만기 연장 제한으로 보유 부담이 커지면서 일부 집주인들이 매물을 시장에 내놓은 여파다. 또 일부는 전세를 회수해 실거주 또는 월세로 전환하고 있다. 전월세 물량 부족에 더해 가격 상승도 이어지는 만큼 집값을 잡기 위해 임대차 시장 혼란을 방임해선 안 된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울 전세 매물은 6일 기준으로 1만5000여건에 그쳐 1월말보다 30% 줄었다. 매물 감소는 자연스럽게 가격에도 영향을 줘 전셋값 상승률은 2월 0. 08%에서 3월 말 0. 15%까지 확대됐다. 서울 마포구, 노원구 등 일부 자치구에서는 1000가구 이상의 아파트 단지인데도 전세 매물이 한두건에 불과한데다 그마저도 1억원 이상 오른 곳들도 있다. 전셋값 상승은 집값을 흔들 수 있다. 서울 지역 임대차 물건을 잡기 어려워 경기도에 집을 사려는 흐름 때문에 경기 안양과 용인 일부 단지에서 신고가 거래가 이뤄진게 대표적이다. 월세로 전환된 물량도 전반적인 물가 상승 영향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국내 기업 사상 전례 없는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1분기 매출 133조원, 영업이익 57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을 한 분기 만에 훌쩍 뛰어넘었다. 범용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전 분기 대비 90% 이상 치솟았고 세계 최초로 6세대 HBM4 양산과 출하에 성공해 글로벌 빅테크의 주문까지 잇달아 따낸 결과다. AI 반도체 시대가 삼성에게 절호의 기회로 작용했다. 그러나 축배만 들고 있을 수는 없다. 완제품(DX) 부문은 반도체 부품 가격 급등으로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가전(VD·DA)과 스마트폰 모두 부진한 성적을 나타냈다. 수익성 회복이 시급하다. TSMC와의 수율 격차 등으로 인해 7%대까지 떨어졌던 파운드리의 수익성과 점유율도 끌어올려야 한다. 최근 엔비디아·AMD·테슬라 등에서 주문을 따내며 반전의 시동을 걸었고 2나노 이하 첨단 공정의 수율 조기 안정화가 그 관건이 될 것이다. 성과를 이어가기 위한 과감한 투자도 서둘러야 한다. 지난 5년간 경영에 부담을 준 12조원 규모의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 상속세 납부가 이달로 마무리된다.
국가채무가 사상 처음으로 1300조원을 넘어섰다. 6일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된 '2025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가채무는 1304조5000억원으로 GDP(국내총생산) 대비 49. 0%를 기록했다. 1년 새 129조4000억원(11%) 늘었다. 정부는 첨단산업 지원과 내수회복을 뒷받침하기 위해 2차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는 등 적극적 재정운용을 펼친 결과라고 설명했다. 빚의 규모보다 우려되는 것은 만성적자와 이자부담이다. 실질적인 나라살림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약 104조원으로 GDP 대비 4% 안팎이다. 당장 올해 정부가 갚아야 할 국채이자만 30조원 이상으로 전체 지출의 4% 중반에 이른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저출산·고령화 속도로 인해 의무지출이 불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를 감안하면 재정운용에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최근 국제결제은행(BIS)의 경고는 눈여겨봐야 한다. BIS는 정부부채가 임계점인 GDP 대비 60% 수준을 넘어서면 중앙은행이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리려 해도 국채이자 부담과 차환위험 때문에 통화정책이 사실상 마비되는 '정부부채의 역설'을 지적했다.
정부가 재생에너지 설비 용량을 100GW(기가와트)로 늘린다는 계획을 2030년 이전에 조기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 발표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2030년까지 78GW로 늘리겠다고 했는데, 이재명 정부 들어 100GW로 늘려잡았다. 이제 시점 또한 앞당긴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재생 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대전환에도 속도를 내달라"고 주문했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를 낮추려는 게 이번 계획의 배경이다. 재생에너지 용량은 현재 38GW 수준이다. 계획대로라면 5년이 안 되는 기간에 163% 확대해야 한다. 이같은 빠른 전환으로 부작용도 우려되는 만큼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먼저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지면 천연가스 의존도가 높아지는 역설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에너지 안보가 오히려 취약해질 수 있다. 재생에너지는 날씨에 따른 변동성이 심하다. 블랙아웃(대정전)이 발생하지 않게 하려면 즉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발전원이 필요한데 LNG(액화천연가스) 발전소가 그 기능을 한다. 실제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신재생 비중이 6.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세계를 상대로 한 관세전쟁이 1년을 경과했다. 자국민을 위한 제조업 일자리를 늘린다는 목적도 이루지 못한데다 큰 영향이 없을 거라던 미국 소비자물가는 관세전쟁에 더해 이란 전쟁으로 치솟았다. 자유무역 질서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글로벌 각국은 미국의 연이은 추가관세 예고로 여전한 불확실성에 시달린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4월2일 모든 수입품에 대해 10% 기본관세에 국가별로 10~49% 상호관세를 예고했다. 8월7일부터 10 ~ 50%의 상호관세가 시행됐고 우리나라는 15%를 적용받았다. 하지만 지난 2월 연방대법원이 이에 대해 위법으로 판결하자 미국 정부는 글로벌 관세 10%를 도입했고 보완 차원에서 무역법 301조에 따른 추가 관세 부과를 준비 중이다. 미국 특허 의약품에 대해서 최대 100% 관세 부과를 2일 예고하는 등 산발적 품목 관세도 이어진다. 관세 부담을 덜기 위해 우리에게 당장 임박한 것은 미국무역대표부(USTR)의 비관세 장벽 조사 관련 의견 제출 시한(4월15일)이다.
이란전쟁으로 온 나라가 에너지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에너지공기업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연료 단가가 급격히 상승해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의 부실이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한전의 연결기준 부채는 작년 말 206조원 수준이다. 하루 이자만 119억원에 달한다. 2021년 국제 연료가격 변동을 요금에 자동 반영하는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했지만 정부와 정치권이 물가 부담을 의식해 무력화했기 때문이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전력 도매가격(SMP)이 ㎾h당 196. 7원까지 상승했지만 평균 판매단가는 120. 5원으로 묶였다. 대선이 있던 그해에만 32조6552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봤다. 가스공사는 원가보다 싸게 가스를 공급해 발생한 손실을 '미수금'이라는 자산 항목으로 처리하는데 이 금액이 14조원을 상회한다. 한전과 똑같이 가격 결정권이 없어서 발생하는 손실이다. 가스공사의 자본총계는 10조7989억원인데, 미수금을 자산에서 뺄 경우 자본잠식 상태다. 에너지공기업 부실을 막기 위해서는 에너지 가격 합리화를 통한 수요관리를 강화하고 에너지 절약 및 효율 개선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지난 3월 석유류 가격이 9. 9% 급등했다. 미국-이란 전쟁의 여파가 본격적으로 반영되지 않았는데도 높은 상승률이어서 불안감이 고조된다. 2일 종전선언을 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주 동안 이란에 극도로 강력한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잠시 주춤하던 국제유가는 배럴당 110달러선에 육박하고 원/달러 환율마저 1510원선을 다시 넘어 고공행진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해협 문제를 "사용 국가의 책임"으로 돌리면서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통행료 부과가 현실화할 우려도 크다. 전쟁 장기화와 고유가 상황을 상수로 두고 70%대에 이르는 중동산 편중에서 벗어나 원유 도입선 다변화 등의 전략도 검토해야 한다. 미국과 관세협상 후속대책을 논의 중인 만큼 미국산 원유수입 확대 등도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미국산 원유 공동비축과 알래스카 유전투자를 검토 중인 일본의 사례도 참고할 만하다. 수입물가가 소비자물가로 전이되는 시차를 고려할 때 3월(2. 2% 물가상승) 이후 4월 상황은 우려스럽다.
한화솔루션이 유상증자 관련 논란이 계속되자 설명회를 개최했다. 회사는 재무구조 악화를 막기 위한 선제적 대응이고 계열사를 대상으로 한 3자 배정 유상증자는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에 해당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또 추가 유상증자는 없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회사의 재무상황을 보면 유상증자가 불가피한 면이 있다. 지난해까지 2년 연속 3000억원대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부채비율이 200%에 가깝고 순차입금이 12조2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국내 석유화학 산업 전체가 처한 문제이기도 하다. 이미 롯데케미칼, SK이노베이션, 여천NCC가 채무상환 등을 위한 유상증자를 진행했고 국가 차원에서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이런 입장을 알리는 것만으로 주주들의 실망감을 완전히 해소하기엔 부족하다. 태양광 업황 개선으로 주가 상승 기대감이 퍼지던 중 이뤄진 유상증자 결정이어서 주주들의 충격이 컸다. 유증 대금 2조4000억원의 60%를 채무 상환에 사용한다고 해 경영 부실 책임을 주주에게 돌리려 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지난달 수출이 861억달러로 역대 월별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동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에도 반도체, 스마트폰 등이 호실적을 거둔 결과지만 석유 관련 제품의 수출입 동향 등 속내를 뜯어보면 우려가 커진다. 특히 수출제한 조치가 내려진 시기 이후 유화제품의 수출이 10% 이상 줄어들고 원유 도입에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3월 수출이 전년보다 48. 3% 늘어난 것은 1위 품목인 반도체 수출(328억3000만달러)이 151. 4% 폭증한 영향이 크다. 주요 품목인 석유제품 수출도 유가급등으로 수출단가가 크게 상승하며 전년 대비 54. 9% 늘어난 51억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월초와 중순 이후 수출전망과 실적이 180도 달라졌다. 휘발유·경유에 대한 수출통제가 시작된 지난달 13일 이후 해당 제품의 수출이 전년 대비 각각 5%, 11% 줄었다. 지난달 27일부터 수출제한에 들어간 나프타의 3월 수출물량도 22% 감소했다. 수출입 물동량이 경색된 것도 문제다. 이란이 우리 에너지 수입의 통로인 중동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한 데 이어 중동과 유럽행 수출물량이 통과해야 하는 홍해마저 예멘 후티 반군의 위협을 받고 있다.
정부가 오는 17일부터 수도권과 규제지역 내 다주택자·임대사업자의 아파트 담보대출 만기 연장을 원칙적으로 불허한다. 올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는 경상성장률 전망치(4. 9%)의 3분의 1 수준인 1. 5% 이내로 묶었다.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약 89%)을 2030년까지 80% 수준으로 낮추는 중장기 총량관리도 병행한다. '망국적 부동산 공화국'의 오명에서 벗어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한국 가계자산의 약 2/3는 부동산에 묶여 있다. 자본이 콘크리트 안에서 생산성을 잃고 있다는 뜻이다. 빚으로 집을 사면 소득의 상당 부분이 이자로 빠져나가고, 돈이 돌지 않으니 내수는 위축된다. 기업 투자와 고용이 줄면서 '대차대조표 불황'의 덫에 걸리는 구조다. 금리를 올리면 가계부채가 터지고, 내리면 부동산 거품이 커지는 악순환이다. 인구구조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부동산가격이 흔들리면 시스템적 위험이 현실화할 가능성도 크다. 정부는 대출 회수 이후 풀린 자본이 다시 예금이나 비생산적 자산에 고이지 않고 AI를 비롯한 첨단산업과 혁신기업으로 흐르도록 하는 정교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