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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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이 HD현대중공업의 손을 들어줬다. 사내하청 노동조합에 대한 단체교섭 의무를 인정하지 않은 원심을 확정한 것이다. 이 사건에는 개정 노동조합법이 아닌 구법이 적용됐고, 대법원은 구법에 따라 사용자 개념을 제한적으로 해석했다. 이는 지난 3월 시행된 이른바 '노란봉투법'이 사용자 범위를 '실질적·구체적 지배력'을 기준으로 확대한 것과 대조된다. 대법원은 하청업체가 독립된 인사·임금 체계를 갖고, 채용·징계 등에서 실질적 권한을 행사해 온 점을 근거로 원청과 하청 노동자 사이의 묵시적 근로계약 관계를 인정하지 않았다. 또 원청이 공정 운영 과정에서 일정한 관리·지침을 제공했더라도 이를 곧바로 단체교섭 의무를 발생시키는 사용자성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주목할 부분은 '부당노동행위 책임'과 '단체교섭 의무'를 분리해 본 것이다. 원청이 하청노조 활동을 부당하게 침해할 경우 책임을 질 수는 있지만 그 사정만으로 단체협약의 당사자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는 2010년 판례 이후 이어져 온 법리를 재확인하면서 사용자 책임의 범위를 일정하게 제한한 판단이다.
6·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의 공식 선거운동이 21일 시작됐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등 여야를 가리지 않고 각당 후보들은 민생과 경제 이슈를 우선 거론한다.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살리기를 위해서 기업 유치가 최우선 공약이다. '반도체 바람'이 두드러지면서 주요 후보들은 너도나도 '반도체산업 유치'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국가데이터처의 1분기 지역경제동향을 보면 충북은 하이닉스 청주공장 등의 영향으로 광공업생산이 전년 동기보다 28. 4% 늘었고 수출면에서는 수원, 화성, 평택, 이천 등 반도체단지가 몰려있는 경기도(284억1000만달러)의 증가분이 두드러졌다. 모두 반도체 관련 효과다. 이렇다보니 민주당에서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후보가 "1년 내에 10조 원 규모의 반도체 시설을 유치하겠다"고 공약했다. 이원택 전북지사 후보는 새만금에 반도체 패키징 등 후공정 산업을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에서는 추경호 대구시장 후보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공장 유치로 대구 경제를 되살리겠다"고 밝혔고 이철우 경북도지사 후보는 구미에 반도체 공장 유치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원/달러 환율이 이른바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1500원선을 돌파했다. 고유가와 맞물려 우리 경제에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달러 수요를 감안할 때 원화 약세가 쉽게 꺾일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이란전쟁 장기화에 따른 물가 상승으로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국내 증시에서는 연일 외국인 자금이 이탈했다. 코스피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10일 연속 매도했고, 이 기간 순매도 금액은 44조원이 넘는다. 현재로서도 한국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1. 25%포인트 낮은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상을 단행해 금리 차가 확대될 경우 한국 시장에서 자금을 회수할 동기가 커진다. 환율이 1500원에서 머문 시기는 무척 드물다. IMF 외환위기 때와 글로벌 금융위기 때를 제외하면 올해가 처음이다. 과거처럼 외화 유동성 위기가 찾아올 가능성은 적지만 1500원대 고환율이 장기화하면 경제 기초체력이 급격히 악화할 수 있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물가다. 정부가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를 시행하고 있는데도 이미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 이후 최고치였다.
삼성전자 노조의 '영업이익 15%' 성과급 요구를 둘러싼 노사 협상은 한국 기업과 정부에 큰 과제를 안겨주었다. 삼전 외에 기아와 LG유플러스(30%), 삼성바이오로직스(20%) 등 대기업 노조의 '영업이익 N%' 성과급 요구가 쏟아지는 등 성과급 제도화를 위한 산통은 이제 시작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 최대 D램 업체 창신메모리(CXMT)는 순이익이 17배 폭증했다고 발표해 한국 반도체 산업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영업이익을 둘러싼 노사 분쟁은 전 산업으로 확산되고 있다. 카카오는 노조가 영업이익의 13~15%에 달하는 성과급을 요구하면서 임금협약이 결렬됐다. HD현대중공업 노조도 영업이익의 30% 수준의 성과 배분을 요구하고 나섰다. 지금 한국은 공정한 성과 배분을 제도화할 새로운 노사관계가 필요하다. 다만 성과공유는 고정 비율 대신, 기업의 이익 변동과 중장기 투자계획을 고려한 연동 방식으로 구축돼야 한다. 이번 메모리 초호황으로 영업이익이 폭증한 곳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뿐만이 아니다. 기업공개(IPO)를 앞둔 중국 CXMT는 1분기 순이익이 247억위안(약 5조4000억원)으로 1688% 급증했다고 이번 주에 밝혔다.
정부가 역점을 둬온 금융사의 사회적 책임론과 생산적, 포용금융 정책이 연이어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고속철도용 전동차를 생산하는 다원시스의 생산과 납품 지연으로 은행에 2400억원대의 부실이 발생한게 대표적이다. 지난주에는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시한 사업보고서에서 포용금융 정책을 투자 위험요인으로 명시했다. 다원시스는 공공 발주 시스템에 따라 납품대금 중 선급금 일부를 우선 지급받는 제도와 이를 기반으로 금융권이 대출에 나서는 관행의 수혜를 입었다. 전동차 납품이 끝나지 않았는데도 추가 계약과 선급금 지급, 대출이 동시에 이뤄진 것이다. 대주주가 회사 주식 담보로 대출을 끌어들이는데 몰두하는 사이 경영 상태는 더 악화됐다. 부동산 시장 등에 쏠려있는 자금을 생산적 금융을 통해 기업으로 돌리겠다는 취지였지만 전형적인 도덕적 해이의 사례다. 저소득층 및 금융 취약계층을 사실상 우대(대출금리 인하)한다는 내용의 포용금융 정책도 도마에 올랐다. KB·신한·우리금융지주 등은 SEC 제출 보고서에서 지난해부터 정부가 강조해 온 '포용금융' 확대 기조를 '투자 위험요인'으로 명시했다.
코스피지수가 장중 8000선을 찍고 불과 이틀 만에 7100대에서 거래될 정도로 증시가 극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오는 27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주가 등락률을 2배 추종하는 ETF(상장지수펀드)까지 상장되면 증시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보완책 마련이 절실하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국내 주식 가격제한폭(±30%)의 2배인 60%까지 오르거나 내려갈 수 있는 초고위험 상품이다. 홍콩 증시에 삼성전자 추종 레버리지 상품이 상장돼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에서 이른바 '해외 원정 투자자'를 국장으로 복귀시키기 위해 허용했다. 레버리지상품은 자산운용사들이 종가 무렵 배율을 맞추기 위해 기초자산을 대량으로 매매해야 한다. 그 결과 주가 변동폭이 비정상적으로 커지고 수급이 왜곡될 수 있다. 문제는 국내 증시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점이다. 두 종목 시가총액은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의 절반에 육박하고 일일 거래대금은 40% 가까이 차지한다. 삼성전자 주가가 하루에만 10% 가까이 널뛰기하는 상황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효과까지 가세할 경우 증시가 투기판으로 변질될 수 있다.
삼성전자 노동조합 관계자의 발언이 선을 넘었다. 이송이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부위원장이 조합원 소통방에서 "분사할 거면 하고, 삼성전자는 우리가 그냥 없애버리는 게 맞다"고 말한 게 대표적이다. 이 부위원장은 "노동자의 권리와 조합의 정당한 활동이 존중받는 방향으로 삼성전자가 변화해야 한다는 뜻이었다"고 해명했지만 회사 경쟁력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노조 고위 간부의 말로는 지나치게 경솔하다. 기업의 파멸과 대량 실업, 나아가 국가경제 파국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사태를 선택지로 든 것은 사적으로도 공적으로도 부적절하다. 익명 커뮤니티에 올라온 삼성전자 직원들의 글을 보더라도 단순한 전략적 강성발언이라고 무시할 분위기가 아님을 알 수 있다. 블라인드에는 협상이 결렬될 경우 중국업체로 이직해 기술을 유출하겠다는 사내 여론이 있다는 글과 '대규모 사직 사태 간다'는 글 등이 삼성전자 임직원 명의로 게시됐다. 삼성전자가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여 생산라인이 멈추는 사태는 피하겠지만 이같은 과격한 발언은 무형의 타격을 준다.
케빈 워시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취임을 앞두고 미국 통화 정책의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워시는 연준의 금리인하를 압박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명했다. 하지만, 이란 전쟁 발발 후 에너지 가격 상승이 물가를 끌어올리면서 금리인하에 나서기에는 부담이 커졌다.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와 연준 독립성 논란 속에 취임하는 워시의 첫 시험대는 6월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전 의장이 금리를 내리지 않아 미국에 손실을 입혔다고 수 차례 비판했으며 워시가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이란 전쟁에 따른 물가 급등으로 워시 앞에 놓인 선택의 폭은 더욱 좁아졌다. 4월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 8%까지 치솟으며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연준이 금리 인하가 아니라 인상에 나설 수 밖에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장기 금리 역시 상승세다. 지난 주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는 5. 13%까지 상승했다. 30년물 금리가 5%를 넘어선 건 2007년 이후 처음이다.
넷플릭스가 글로벌 진출 10년을 맞아 자화자찬식 성과를 내놓았다. 2016년부터 영화·시리즈 제작에 1350억 달러(202조원)를 투자해 3250억 달러(486조원) 규모의 부가가치와 42만50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했다는 것이 골자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예능 '흑백요리사',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등 한국 관련 콘텐츠의 기여를 특별히 높이 평가한 것도 특징이다. 넷플릭스로 인해 한국 콘텐츠의 매력은 한층 부각됐다. K-웨이브 열풍이 일어났고 한국 여행에 대한 수요를 끌어올린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넷플릭스 쏠림으로 제작 현장의 양극화 현상이 극심해졌다. 연간 100~200편에 달하던 한국 영화 제작편수는 급격히 줄었고 찍어놓고 개봉하지 못한 중소형 영화만 100편 이상에 달한다. 현장의 일거리가 급감하며 수많은 배우와 스태프들은 생계를 걱정하는 처지에 내몰렸다. 제작 현장의 어려움과 달리 넷플릭스코리아의 몸집(매출)은 2020년 4154억 원에서 2024년 1조 542억 원으로 5년 만에 2.
메모리 반도체 초호황으로 올해 국세수입이 2년 전 대비 100조원 넘게 증가할 전망이다. 이는 한국에 찾아온 절호의 기회다. 향후 한국 경제의 향방은 초과세수를 AI(인공지능)·첨단산업 인프라에 투자하느냐 아니면 일회성 예산으로 소진하느냐에 달렸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법인세 증가가 예상되자 정부는 3월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면서 올해 국세수입 전망치를 415조4000억원으로 25조2000억원 늘려 잡았다. 하지만,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계속 상향되면서 국세수입 증가폭은 10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기업이익 증가는 법인세, 성과급은 근로소득세 증가로 이어진다. 증시 활황에 따라 증권거래세 수입도 대폭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초과세수 사용은 과거 교훈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반도체 호황으로 2021년과 2022년 10조원 이상이 교육교부금으로 추가 배정됐다. 국가재정법에 따르면 초과세수는 국채 상환, 지방교부세·교육교부금 정산, 공적자금상환기금 출연, 채무 상환, 추가경정 예산 편성 등에 활용한다.
서울 지역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5월 둘째 주 기준)이 0. 28%로 10년6개월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양도소득세 중과 제도 부활로 매물 잠김과 전세난이 심해진 영향이다. 문제는 서울 압구정, 여의도, 목동, 성수 일대 등 대규모 단지가 위치한 곳들에서 정비사업이 줄지어 진행될 예정이어서 전세 이주 수요가 줄을 잇고 있다는 점이다.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 제도 개편 언급도 전·월세 매물 실종을 부추긴다. 전셋값 상승은 잠시 주춤하던 강남 4구 등을 포함해 서울 전반의 집값 오름세로도 이어진다. 정부가 세금과 대출규제 등으로 주택 매매수요를 억제하는 데 정책 역량을 쏟아부으면서 매물이 일부 나오며 강남 4구 중심으로 집값은 잠시 주춤했다. 하지만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부활일(5월10일) 이후까지 버틴 사람들은 장기 보유나 증여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상당기간 매물 잠김은 불가피하다. 집값 안정이라는 명분에 사로잡혀 전·월세 급등이라는 현실을 외면했는데도 결과가 좋지 못 하다. 전세 매물 수급 안정을 위해서는 신축이나 정비사업 단지에 부과되는 '최초 입주 시 실거주 의무' 등의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도 검토할만 하다.
정부가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으로 나뉘어 있던 해외 원전 수출 창구를 단일화한다. 해외 원전 개발과 주계약은 양사가 공동으로 수행하되, 한전이 대외 협상과 지분투자 등을, 한수원이 건설과 운영을 담당하는 것이 골자다. 이를 위해 연내 '원전수출진흥법(가칭)' 제정을 추진해 원전 수출 총괄 기관에 대한 법적 근거를 신설하고 추진 체계를 일원화한다. 정부는 2016년 양사의 강점을 살리겠다며 원전 수출 담당 국가를 한전과 한수원으로 나누는 이원화 체계를 도입했으나 비효율과 부작용을 낳았다. 양사는 조직과 인력을 중복으로 운영했고 핵심 정보를 서로 공유하지 않았다. 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 사업의 추가 비용 정산을 두고 런던국제중재법원까지 가는 '집안싸움'을 벌였고, 적지 않은 분쟁 비용을 치렀다. 이런 맥락에서 개편은 K-원전을 '원팀'으로 복원한다는 것 자체만으로 의미가 있다. 정부가 주도적으로 상대국과 교섭에 나서고 원전 수출 체계를 효율화하기로 한 점 역시 긍정적이다. 전 세계는 AI와 데이터센터의 폭발적인 확산으로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하고 있고,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를 위해 원전이 재부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