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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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제약·바이오기업 공시 서식과 가이드라인을 보완한다. 현행 공시 서식과 가이드라인은 기업 공개 당시 계획한 주요계약과 연구개발 상황 등을 보고하는 기준이 미흡하다는 게 금감원의 판단이다. 앞으로는 특허계약 진행 여부나 임상 단계별 통계적 유의성 여부, 임상 성공 여부 등을 투자자들이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정기·수시공시를 통해 알려야 한다. 가이드라인을 어길 경우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된다. 정도에 따라 매매거래가 정지되거나 심할 경우 상장적격성을 놓고 심사를 받게 된다. 금감원은 과장된 내용으로 홍보가 이뤄지지 않도록 언론 보도 가이드라인도 마련할 계획이다. 이번 개선안은 혁신기업이 원활하게 상장하고 부실기업은 퇴출되는 '다산다사(多産多死) 시장'으로 코스닥을 탈바꿈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증시 구조개편 계획의 일환이다. 불명확하고 무책임한 정보로 투자자에게 해를 끼치는 상장사를 퇴출시키겠다는 것이다. 제약·바이오 기업을 타깃으로 삼은 것은 코스닥시장에서 해당 업종이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중국·프랑스·일본·영국 등 5개국에 호르무즈 해협으로 군함을 파견할 것을 공개 요구했다. 이란의 항전 의지 천명으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선을 뚫은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원유를 수입하는 국가들이 직접 나서줄 것을 촉구한 것이다. 미국 정부 차원의 공식적인 요구가 조만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한미 간 긴밀하게 소통하고 신중히 검토해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 동맹을 고려할 때 무조건 거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안정은 한국의 에너지 안보와 환율·물가 등 경제에 직결된 사안으로 '강 건너 불구경'할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자칫 군사적 개입으로 비칠 수 있어 청와대가 밝힌 대로 신중한 대응이 요구된다. 미국과 이스라엘 주도로 이뤄지는 대이란 군사작전에 본격 가담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작전의 위험성을 고려할 때 이번 파병은 국회의 비준 동의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직접 참전은 국민적 동의를 얻기도 쉽지 않다.
정부가 AI(인공지능) 기술 확산으로 일자리 지형이 급격히 변화할 것에 대비해 고용안정 기본 계획을 마련한다. 먼저 대통령 소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인공지능(AI)과 노동의 미래', '산업 전환에 따른 고용안정' 등을 주제로 공론화 작업을 진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부가 오는 6월 기본계획을 확정해 발표한다. AI 기술 발전은 저항할 수 없는 미래다. 일자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비관론과 낙관론이 상존하지만 기대보다 두려움이 크다. 세계경제포럼(WEF)이 전세계 기업경영진 1만명에게 질문한 결과, 약 54%가 AI 때문에 기존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답하고 24%만 AI가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기업 경쟁력을 높이고 일자리도 창출하는 'AI와 노동의 공존'은 불가능하지 않다. 미국 유통 기업 월마트의 사례는 그 가능성을 보여준다. 월마트는 최근 3년 사이 매출이 연평균 5~6% 증가하고 주가는 3년간 174% 상승했다. 고객경험, 직원운영, 공급·물류망, 협력·거래 등에 전사적으로 물리적 인프라와 AI 기술을 통합하는 전략을 추진한 덕분이다.
미국이 한국 등 주요 교역국을 상대로 추가 관세 부과를 위한 사전 절차인 '무역법 301조 조사'에 착수했다. 미국 연방 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에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전쟁 행보가 지속되는 것이다. 미국은 대법원이 관세를 무효화한 이후 무역법 122조에 근거해 10%의 보편적 기본 관세를 한시 부과했다. 이후 301조를 통해 관세를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겠다고 예고해 왔다. 미국은 국가별로 301조에 의거한 세율 상한이 없다고 공언했지만 우리 정부는 15% 이상으로 올라가지 않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1980년대 이후 301조 발동 위협으로 농산물, 자동차, 금융, 서비스 시장 등에서 광범위한 추가개방 등이 이뤄졌던 사실도 염두에 둬야 한다. 또 301조로 관세를 부과하기 위해서는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교역 상대국의 공급과잉과 강제노동 등을 조사하는데 향후 디지털 규제 등 비관세 장벽 문제가 추가될 수 있다. 조사개시를 언급한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는 추가 브리핑에서 디지털 서비스 세금, 의약품 가격, 수산물 시장 접근, 쌀 시장 접근 등을 예로 들었다.
기업들의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3월 들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번 주총은 소액 주주 권한 보호, 자사주 소각 의무 등을 골자로 한 개정 상법의 시행을 앞둔 상황에서 기업들의 준비상황과 주주들의 추가요구를 알 수 있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상법 개정은 기업 오너와 경영진의 책임과 부담을 무겁게 하고 주주들의 권리를 높이는 쪽으로 이뤄졌다. 실제로 주요 기업들은 주총을 앞두고 대규모 자사주 소각계획을 내놓았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에 보유 자사주 1억543만주 중 약 82. 5%에 해당하는 8700만 주를, SK㈜도 보유 중인 자사주 약 1798만주 가운데 80%인 약 1469만주를 내년 1월까지 전량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주주환원 강화 기조의 연장선상이라고 하지만 과거 소버린의 공격을 받았던 SK㈜로서는 경영권 방어의 문턱이 낮아진 측면도 있다. 이밖에 롯데지주, 두산, ㈜LG, SK하이닉스, 삼성물산 등도 자사주 소각 계획을 내놓았다. 행동주의 펀드, 소액주주들과 일부 기업들의 표대결도 예고된 상황이다.
중국 연례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오늘 전인대 폐막식을 끝으로 8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한다. 이번 양회에서 리창 중국 총리가 성장률 목표치로 35년 만의 최저인 4. 5~5%를 제시한 데 이목이 집중됐다. 하지만,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따로 있다. 리창 총리가 전국인민대표대회에 제출한 '제15차 5개년 계획'(2026~2030년) 초안에서 AI(인공지능)를 52번이나 언급한 사실이다. (14차 5개년 계획은 11번). 중국 정부는 제조업·의료·금융 등 전 산업과 서비스 분야에 AI를 결합하는 'AI+(플러스)' 전략을 추진중이다. 2030년까지 중국 경제의 90%에 AI를 적용하는 게 목표다. 제15차 5개년 계획은 최우선 과제로 '고품질 발전'과 '과학기술 자립자강'을 제시했으며 반도체, 피지컬 AI, 뇌·컴퓨터인터페이스(BCI), 차세대 에너지, 6세대 이동통신 등 첨단산업을 중점 육성하기로 했다. 인허쥔 중국 과학기술부장이 작년 중국의 총 R&D(연구개발) 투자가 3조9200억위안(약 835조원)라고 밝힌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인천 청라신도시 아파트 주차장에서 2024년 8월 벌어졌던 메르세데스 벤츠(이하 벤츠) 전기차량 화재와 관련한 정부의 조치가 처음으로 나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벤츠에 과징금 112억3900만원을 부과하고 독일 본사와 한국 법인에 대한 검찰 고발을 결정했다. 중국에서 배터리 화재 위험으로 대규모 리콜을 진행했던 배터리 셀을 판매차량에 사용한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아 소비자를 속였다는 이유다. 당시 차량 배터리에서 시작된 화재가 주차장과 건물로 확산되면서 이재민이 800여명에 달했고 전기와 수돗물 공급이 며칠째 끊겨 큰 불편을 겪었다. 화재 차량에는 중국회사들로 1위 업체인 CATL이 아닌 점유율 1%대인 파라시스 셀이 부착됐는데 해당 제품은 2021년 3월 중국에서 배터리 화재 위험으로 대규모 리콜된 이력이 있었다. 중국 자본이 대주주인 독일회사 벤츠는 지분 관계가 얽힌 파라시스와 배터리 공동개발에 나섰던 적이 있는 만큼 소비자들보다 주주들의 이익에 휘둘렸다는 분석도 있다. 공정위의 조치 이후에도 벤츠는 행정소송 등으로 대응할 뜻을 밝히고 있다.
이란전쟁에서 K-방산의 경쟁력이 부각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한 '한국형 패트리엇' 천궁-Ⅱ가 90% 이상의 요격 성공률을 나타내자 급락장에서도 LIG넥스원, 한화시스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가 연일 상승한 것이다. 중동에 배치된 K9 자주포, 다연장로켓 '천무', K2 전차 등 K-방산 지상 무기 체계에 대한 중동국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K-방산 열풍으로 한화그룹의 시가총액(약 180조원)은 LG그룹(약 175조원)을 제치고 사상 처음 재계 4위로 올라섰다(3월 6일기준). 이란전 발발 후 세계 1위 방산업체 록히드마틴, 노스럽그루먼, RTX(구 레이시온), 팰런티어 등 미국 방산업체뿐 아니라 한국 방산업체 주가가 연일 오르는 건 K-방산의 위상이 달라졌음을 의미한다. 우리는 북한과 대치 중인 분단 국가로 방산에 투자할 수 밖에 없어 방위산업 육성에는 오히려 좋은 조건이다. K-방산의 성장 기점은 1970년 국방과학연구소(ADD) 설립이다. 천궁-Ⅱ가 국방과학연구소 주도로 개발된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의 핵심 전력인 사실도 정부 연구개발과 군 수요가 K-방산 성장의 마중물이 된 것을 잘 나타낸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국 20여 개 지방자치단체가 쿠팡에 물류센터 건립과 투자를 요청하고 있다고 한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계기로 정부와 정치권이 쿠팡을 향해 파상공세를 퍼붓던 것과 대조적인 풍경이다. 지자체가 비난의 화살을 맞는 기업에 '러브콜'을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직고용의 힘' 때문이다. 올 1월 기준 쿠팡과 물류 자회사의 직고용 인력은 9만 113명이다. 삼성전자에 이어 국내 2위다. 전체 고용인력의 80%가 비서울에 집중돼 있고, 지방 물류센터 인력의 절반 이상은 2030세대다. 인구 소멸 위기에 처한 지자체에 쿠팡 물류센터는 지방소멸을 막는 버팀목이다. 지역 소상공인과의 상생 효과도 빼놓을 수 없다. 쿠팡 전체 판매자의 약 70%는 연 매출 30억 원 미만의 소상공인이다. 이들 중 75%가 서울 외 지역에 소재한다. 이들을 지원하는 '착한상점'에 참여한 소상공인들의 지난해 매출 성장률은 약 40%에 달했다. 이는 전국 소상공인 평균 매출 성장률(약 11. 9%)을 세 배 이상 앞지른다.
정부가 유류세를 추가 인하하고 소비자에게 유가 상승분을 직접 보전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석유 가격에 대한 최고가격제는 이번 주 내 도입하기로 했다. 정부가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열어 내놓은 대책이다. 더 늦기 전에 대책이 나온 것은 환영할 만하다. 개전 초기만 해도 시장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한 달 이상 장기화할 경우 유가 100달러 돌파를 예상했지만 개전 열흘 만에 그 수준을 훌쩍 넘겼다. 원/달러 환율 또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500원선 가까이 올라 국내 물가는 이중으로 영향을 받고 있다. 다만 시행까지 대책별로 세심한 고려가 필요하다. 석유류 가격 상승을 필요 이상 부추기고 불안을 부풀릴 수 있는 주유소 담합, 매점매석, 사재기 등에 대한 단속은 정부 공언대로 즉시 취해야 한다. 유류세 인하와 소비자 직접 보전은 물류 부담을 줄이고 에너지 취약계층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향으로 설계할 필요가 있다. 최고가격제의 경우 서민경제 타격을 줄이려는 목적이 있지만 부작용도 우려되는 만큼 보다 정교해야 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지난해 미국 반도체 판매법인 매출 합계가 117조9721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100조 원을 돌파했다. 반도체 업황이 부진했던 2023년보다 3. 3배 늘었다. 삼성전자는 미국 수출액이 중국 수출액을 넘어섰고, SK하이닉스는 전체 매출의 70% 이상이 미국에서 발생했다. 매출이 기존 중국 중심에서 미국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것은 두 가지 요인에서 기인한다. 하나는 '인공지능(AI)' 산업의 폭발적 성장이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AI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면서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급증했다. 미국의 대중국 제재 강화라는 지정학적 이유도 빼놓을 수 없다. 두 기업이 기술경쟁력을 바탕으로 산업 지형도와 국제정세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한 것이다. 반도체는 지난해 총수출 7097억 달러의 1/4을 차지했다. 2025년 실질 GDP 성장률 1% 중 IT제조(반도체 중심) 부문의 기여가 0. 6%p로 추정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코스피 시가총액 비중은 대략 40%에 육박한다.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에 따른 유가 급등으로 물가가 꿈틀거리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이어지면서 국제 유가는 6일(미국 현지시간) 하루 만에 12% 폭등했고, 국내 수입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는 배럴당 100달러에 육박한다. 유가가 10% 상승하면 기업 생산원가는 0. 38% 오른다는게 무역협회의 분석이다. 7일 서울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2000원을 육박할 정도여서 추가로 전쟁 영향이 반영되면 생활 물가 전반에 걸쳐 충격이 우려된다. 정부는 이재명 대통령까지 나서 정유사·주유소의 가격 담합 가능성에 엄중 경고하며 제정 후 30년간 시행되지 않았던 '최고 가격 지정제'를 검토하는 상황이다. 라면, 밀가루 등 식품업계 전반에는 정부의 압박이 현실화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식용유와 라면, 제과·제빵 등에 대해 점검 중이며 공정거래위원회는 담합조사를 강화할 계획이다. 정부가 이처럼 총력 대응에 나서는 것은 초기국면에서는 바람직하지만 인위적 가격 통제로 비치는 것은 우려할 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