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칼럼
세계 각지에서 전해지는 다양한 현장 소식과 심층적인 국제 이슈 분석을 통해 독자들에게 글로벌 시각을 넓혀주는 코너입니다. 최신 국제 뉴스, 현지 취재 리포트, 전문가의 해설과 함께 각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이슈를 심도 있게 다루며, 독자들이 세계 흐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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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가 옛 트위터인 소셜미디어 엑스(X)에 광고를 끊겠다는 이들에게 육두문자를 시전하자 다양한 관측이 나온다. 머스크가 흥분해서 진심으로 욕을 한 게 아니라 치밀하게 계획한 이후에 던진 밑밥이라는 해석도 있다. 발상은 머스크가 X 인수를 후회한다는 데서 출발한다. 실제로 머스크는 옛 트위터 인수 과정에서 의사를 철회하려 했지만 1조원이 넘는 위약금 탓에 거래에서 빠져나오지 못했고, 결국 개인적으로 부채를 크게 지고 이 미디어를 사들였다. 머스크가 당초 적대적 M&A(인수·합병)를 위해 공개매수에 들인 금액은 465억 달러에 달한다. 자기자본 210억 달러(테슬라 주식매각금)에 선순위 은행 대출 70억 달러, 후순위채 60억 달러다. 이외에도 가장 중요한 본인 부담이 무려 125억 달러(16조3000억원)에 달했다. 나중에 머스크는 자신의 네트워크로 제3자 19명으로부터 투자금 71억 달러를 받아 부채를 절반 정도 껐다. 하지만 아직도 54억 달러(약 7조원) 이상의 대출채무가
금융산업은 자유를 먹고 자란다고들 한다. 중국 현지에 진출해 있는 글로벌 금융기업 관계자들이 요즘 홍콩을 보며 특히 많이 하는 말이다. 자유가 사라지니 돈이 함께 사라지고 있다. 최근 두드러지는 항셍지수 하락이나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IPO(기업공개) 건수 등으로는 다 설명되지 않는 게 바로 홍콩의 몰락이다. 중국 정부의 대홍콩 정책은 '말려죽이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3기로 가며 통제가 절정에 다다르고 있는 시진핑 행정부가 가장 경계하는 게 미국식 자유주의 확산이다. 찬바람 씽씽 불기 시작한 11월에, 믿기 어렵지만 베이징 시내엔 단 하나의 크리스마스트리도 없다. 그런 점에서 자유를 갈망하는 홍콩은 중국 정부 입장에선 반공산당 여론의 진앙지이자 끊어버려야 할 폭탄의 뇌관이다. 홍콩을 조이고 하이난도(해남도)와 상하이를 풀어주면 IB들이 넙죽 그리로 옮겨갈 거란 게 중국의 생각이었는데, 말 그대로 착각이고 오산이다. 언제든 다시 목줄을 조일 수 있다는 걸 알면서 중국에 남
한국이 자랑할 만하다던 데카콘 스타트업이 흔들리고 있다. 유니콘 기업은 벤처인데 기업가치가 1조원 이상을, 데카콘은 10조원 이상을 의미한다. 데카콘 평가를 받았던 주인공은 '눔(Noom)'이다. 전남 여수의 20대 청년 정세주가 연고도 없던 뉴욕에 2005년 한국대학을 중퇴하고 건너와 갖은 시행착오 끝에 만들어낸 기업이다. 눔은 애플리케이션으로 식단을 관리해주는 기능을 가졌는데 비만 인구가 거칠게 잡아 성인 두 명 중 한 명인 미국에서 코로나19 시기에 폭발적으로 이용이 확산됐다. 팬데믹이 준 기회를 확실히 잡은 것이다. 눔이 마지막으로 받은 투자는 5억4000만 달러 규모였다. 2021년 상반기에 미국 사모펀드 실버레이크(SilverLake)가 이 기업의 가치를 37억 달러로 보고 신디케이션을 주도했다. 한국 돈으로 5조원 이상 평가한 셈이다. 눔은 이걸 근거로 올 초까지 회사를 10조원 가치로 키워내 나스닥에 보란 듯이 상장하려 했다. 하지만 각설하고 이는 실패했다. 눔의 상장
한국에 7조원을 투자해 공장을 지으려던 세계 3위 글로벌웨이퍼스를 미국으로 방향 틀게 한 인물이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이다. 그가 지난해 9월 초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이 배경을 풀어놨을 때 그저 본능적으로 '참 뻔뻔하고 나쁜 장관'이라고 여겼다. 가로채기를 했으면 한 거지 그걸 또 언론에 공표한 저의가 의심스러워서다. 이런 사례를 계속 만들겠다는 의지는 국익 앞에서 동맹이 헛구호란 생각도 들게 했다. 러몬도는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기로 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올초 무리한 요구를 했다. 보조금을 받으려면 보육시설을 짓고 초과수익을 공유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도체 회사는 자선단체가 아니고, 수익공유는 자유시장경제를 도입한 국가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이익공유 의지가 분명한 것을 확인하면서 이념에도 우선하는 미국 정부의 뉴노멀을 깨닫게 됐다. 이 전제 조건의 초안을 주도한 이가 상무장관 러몬도였기에 그제서야 이 사람은 뭔가 다르다고 다시 보게 됐다. 러몬도는
2차 세계대전 참전과 역사적인 승리로 역대 최강대국에 오른 미국은 세계를 경영하고 있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가치를 전파해 이념적 측면에서도 우월성을 확보했다. 일본은 미국에 의해 패망했지만 재빠르게 그 상황을 수용했고 소비경제가 과반인 미국을 위한 수출경제를 확립해 한 세대 만에 패전국에서 선진국으로 올라섰다. 하지만 미국은 인구가 1억명이 넘는 일본이 달러를 축적하고 자유무역에 편승해 뉴욕의 마천루들을 사들이기 시작하자 견제를 분명히 했다. 플라자 합의(1985)로 250엔이던 엔달러 환율을 120엔까지 폭락(엔화절상)시켜 제품 경쟁력을 무너뜨렸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기억이 없었다면 적어도 일본은 맞섰을 거다. 그러나 미일관계에는 경제를 넘어선 분명한 상하주의가 있었다. 잃어버린 30년은 그 때문이다. 구한말 만주에서 일제에 도륙당한 중국은 적국의 성장을 지켜봤다. 1979년 미국을 다녀온 덩샤오핑(鄧小平)은 문화대혁명(文化大革命)이란 명분으로 역사를 후퇴시킨 공산당을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 설화를 되짚어보면 특이한 것들이 한둘이 아니다. 우선 싱 대사가 야당 대표와 만찬 직전 굳이 모두발언을 해야 했느냐다. 누가 봐도 명백한 정치적 행위다. 게다가 "중국이 지는 쪽에 베팅하면 후회할 것"이라는 협박성 발언을 한 것도 그렇다. 중국 내 대표적 지한파인 싱하이밍 대사가 한국인들이 받아들일 감정적 반응과 정치적 파장을 예상하지 못했을 리 없다. 이런 점에서 싱하이밍 대사 설화는 철저히 '계획된 도발'이라고 보는 편이 합리적이다. 한국이라는 연못에 돌 하나를 던졌을 때 미치는 파장을 지켜보자는 심산인데, 국장급 외교관의 독단적 행동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 여야가 갈라지고 정치권에서는 싱하이밍 대사를 '페르소나 논 그라타(기피인물)'로 지정해 추방하라(신원식 국민의힘 의원)는 목소리가 나왔다. 대통령실이 '중국 측의 적절한 조치'를 요구한 지 하루 만에 윤석열 대통령은 비공개 국무회의에서 외교관으로서 싱 대사의 '태도'를 직격했다. 주재국 최고 지도자가
20일 G7(주요 7개국)은 정상회담 후 공동성명에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상황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힘에 의한 어떠한 일방적인 현상변경 시도에도 강력히 반대한다"는 문구를 담았다. 하루 뒤 중국 국가문물국은 하이난성 정부와 과학기술부와 공동으로 하이난 싼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남중국해 북서쪽 대륙붕 사면 약 1500m 깊이 해역에서 명나라 시대 건조된 것으로 추정되는 난파선 2척과 도자기 등 10만점 넘는 유물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하이난성 지역 신문 하이난르바오는 "고대 난파선은 비교적 잘 보존돼 있고 문화재의 수가 많은 데다 시대가 명확하며 중요한 역사적, 과학적, 예술적 가치를 갖고 있다"며 "이 중대한 발견은 중국 선조들이 남중국해를 개발하고 왕래했다는 역사적 사실을 실증한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난파선과 유물을 발견한 시점을 지난해 10월이라고 밝혔다. 7개월이나 지나서, 하필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팽창을 저지하는 공동성명이 발표된 다음 날 유물 발견 사실(중국의 일방적
3월까지만 해도 제이미 다이먼 회장은 해고 위기에 있었다. 2005년부터 JP모건체이스를 이끌기 시작한 그는 19년 만에 불명예퇴진이 예상됐다. 사실 현재의 JP모건과 그 위상을 만들어낸 장본인이지만 항상 라이벌들의 견제를 받아왔다. 그에게 덮어씌워진 이슈는 제프리 엡스타인과의 금융거래였다. 헤지펀드 출신 엡스타인은 미성년자 성범죄 혐의로 2019년 체포돼 감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런데 JP모건이 그 전에 엡스타인의 혐의를 알면서도 거래관계를 유지해왔다는 주장이 계속됐다. 다이먼은 엡스타인과의 거래를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도 그럴 것이 성범죄에 같이 연루된 것도 아닌지라, 엡스타인과 금융거래를 했다는 사실만으로는 연좌제 추궁이나 다름 없었다. 하지만 다이먼은 사내정치나 사사로운 스캔들에 대한 자질구레한 해명보다는 본업에 집중하면서 정면돌파를 택했다. 그 기념비적인 사건이 지방은행 위기다. 3월부터 시그니처은행과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하고 위기가 다른 지방은행에
3월12일(현지시간) 백악관은 파산한 실리콘밸리은행(SVB) 예금 전액 보호 조치를 발표했다. 은행권 뱅크런(집단 예금 인출)과 이에 따른 금융 위기 가능성을 조기에 차단하기 위해서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얻은 학습효과라고 할 수 있다. 만약 중국에서 SVB 사태가 벌어진다면 어땠을까? 외신은 이 문제를 집중 보도했을 것이다. 중국 내 뱅크런, 금융위기, 기업과 가계 줄도산…. 대개 이런 수순의 예측성 보도가 서구 전문가들의 입을 빌려 쏟아졌을 것이다. 기사 톤과 방향은 조금씩 다를지 몰라도 확신할 수 있는 것 하나는 있다. 중국 내 어느 언론도 '선'을 넘지 않았을 거라는 점이다. '어떤 은행 하나가 파산했다'는 보도로 끝났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예금자는 정해진 보호 틀 안에서 해결하거나 지방정부가 일정 부분 고통을 분담했을 수도 있다. 은행 채권·채무는 군소리 없이 동결되면서 은행권 전반의 예금 인출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말 그대로 '찻잔 속의 태풍'이다
미국 맥도날드에서 4인 가족이 햄버거 세트를 배달시키면 10만원 이상이 영수증에 찍힌다. 인당 20불 정도의 음식값에 팁과 배달비가 더해진다. 업력이 있는 레스토랑에서 팁은 보통 18%, 20%, 25%까지 나열되는데 30%도 종종 보인다. 얼굴 붉히며 최소값을 택해도 일인분 이상 금액을 더내는 셈이다. 이런 식당에선 한끼에 20만원이 우습다. 물가가 살인적인 건 돈을 많이 풀어서다. 통화량은 M2(현금 요구불예금 등) 기준 2018년 5월 14조 달러에서 2022년 5월 21조7000억 달러까지 늘었다. 4년 만에 7조7000억 달러 증가다. 미국은 인플레이션이 나타나자 반세기 만에 금리를 5% 가까이 올렸는데 그래도 M2는 고작 5000억 달러밖에 줄지 않았다. 미국이 늘린 통화는 한국돈으로 1경원이다. 우리 1년 예산이 640조원 정도이니 한국이 15년 먹고살 금액을 코로나19 전쟁비로 푼 셈이다. 코로나19 감염자는 1억600만명이 넘고, 사망자 수는 116만명에 달한다. 2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18년 미국은 중국을 향해 고율 관세 부과를 통한 무역분쟁을 시작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미국의 압승을 예견했다. 중국이 'G2(주요 2개국)'의 한 축으로 부상했다고 해도 세계의 경찰이자 세계 무역의 중심, 그리고 달러 패권을 쥔 미국의 압박을 견딜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 건 무리였다. 기자 역시 마찬가지였다. 미국과 중국의 대결하다 끝이 날 것이라고 봤다. 돌이켜보면 참으로 순진했다. 리먼 브러더스 사태에서부터 우크라이나 전쟁, 가장 최근 사태로 SVB(실리콘밸리은행) 파산 같은 크고 작은 일들이 씨줄과 날줄처럼 얽혀 국제 질서를 다시 쓰게 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우크라이나 전쟁만 봐도 그렇다. 러시아를 혼내주겠다던 미국과 유럽은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전쟁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지경으로 치닫고 있다. 그 사이 중국과 러시아는 한 배를 타고 상호보완적 경제 공동체로 변신했다.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시리아 같은 큰 의미의 권위주의
터치런(Touch Run)의 시대다. 은행 앞에 굳이 줄을 서지 않아도 내가 맡긴 예금은 모바일에서 손가락 까딱 하나로 움직일 수 있다는 얘기다. 뱅크런이 아니라 터치런이다. 씨티그룹 제인 프레이저(CEO)도 기겁할 수준이라고 했다. 그는 "모바일 앱과 버튼 클릭 몇 번으로 수백만불을 움직이는 고객들 능력이 금융계의 게임체인저"라고 했다. 미국도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에 적잖이 당황한 거 같다. 알다시피 자산 미스매치가 있었고 18억 달러 손실이 찍히자 정보를 알아챈 예금자들이 돈을 옮겨버렸다. 3월 8일에 손실 뉴스가 나왔는데 이튿날인 9일 하루에 420억불(54조원)이 빠졌다. 그런데 석연찮은 문제가 있다. 멍청한 SVB 경영진도 문제이지만 그를 가이드한 이들이다. 자산 미스매치를 중개한 대형투자은행들이 있는데 이들이 위기 사태에서도 SVB 부자고객들에겐 이 은행 가망 없으니 돈 옮기라고 부채질 했다는 거다. 금융위기 과정에서 CDO(부채담보부증권)를 팔고, CDS(관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