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지적…누증치 고려않고 재정 단순계산
정부가 추진중인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정책이 당초 설계부터 '부실품'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윤희숙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08년까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방안에 모두 10조1000억원이 소요된다고 밝혔다. 이는 복지부가 지난 2005년 보장성 강화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예측한 3조5000억원에 비해 3배에 달하는 수치다.
윤 연구위원은 "투입재원이 1회성 지출이 아니라 누적돼서 증가하는 재원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복지부가 보장성이 강화될수록 재원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점을 간과했다는 것이다.
윤 연구위원에 따르면 2009년부터는 최소 매년 3조5000억원이 들어가게 된다. 필요한 재원은 고스란히 국민들의 보험료 부담으로 돌아오게 된다.
◇보장성 강화 이미 '삐긋'=복지부는 2005년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목표치를 △2005년 65% △2006년 68% △2007년 70% △내년 71.5%로 정했다.
필요재원은 △2005년 1조3000억원 2006년 1조원 △2007년 7000억원 △2008년 5000억원 등 3조5000억원으로 예상했다. 또 지난해까지 예정대로 예산이 투입됐다.
문제는 예산 대비 목표가 달성되지 않고 있다는 점으로 2005년에 이어 2006년에도 목표치에 미달할 것이 기정사실화 돼 있다. 돈은 쏟아붇고 있으나 효과는 크지 않다는 것으로 자칫 '밑빠진 독에 물붇기 식'이 될 가능성이 짙다는 우려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유시민 복지부 장관도 "예상보다 빠른 의료비와 비급여비 증가가 원인으로 분석된다"며 실패를 사실상 인정했다.
복지부가 올해 건강보험 도입 30주년을 맞아 설립한 매래전략위원회의 7대 과제에도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문제가 포함돼 있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정책의 전면적인 궤도수정이 예고되는 대목이다.
윤 연구위원은 "복지부가 대상자를 지나치게 넓게 설정했기 때문에 나타난 문제로 고액중증질환자를 보호한다는 정책취지와도 부합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무엇이 문제인가=국민들이 큰 부담을 느끼는 건강보험료 인상과 직결되는 보장성 강화방안을 결정하는데 있어 충분한 사전연구와 의견수렴이 부족했다는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한다.
정확한 미래진단 없이 '졸속'으로 추진되다 보니 건강보험료는 매년 크게 인상되고 있음에도 만족할만한 효과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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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퍼주기식 '선심 정책'도 효율성을 갉아먹는 요소로 꼽힌다. 지난해 후반기부터 적용한 입원식대 적용이 대표적인 예로 복지부에서도 뒤늦게 문제점을 인식하고 재검토 작업을 진행 중이다.
반면 환자들이 원하고 있는 중증질환 범위 확대와 상급병실료 지원 등은 지지부진하다. 효과적인 재정절감 방안으로 꼽혀온 포괄수가제 도입도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다.
이러다 보니 중증질환자에 대한 본인부담 상한선을 높이기 위해 감기 등 경증질환에 대한 외래진료비를 인상하는 등의 '돌려막기'식 정책이 나올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비등하다.
민영의료보험에 대한 지나친 배격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민영보험을 적절히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지만 복지부는 급여 항목에 대해서는 '진입 불가'를 고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