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성공의 지혜를 말하다

CEO, 성공의 지혜를 말하다

박창욱 기자
2007.12.28 14:07

[송년특집]CEO가 건네는 가치 있는 조언들

【편집자주】올 한해 동안에도 머니투데이는 다양한 기업현장의 일선에 서 있는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나 인터뷰했다. 치열한 삶을 살아온 CEO들이 쏟아내는 말 한마디 한마디에는 직장인들이 참고할 만한 성공의 지혜가 듬뿍 담겨 있었다. 사회선배로서 CEO들이 건네는 가치있는 조언을 정리해보았다.

◇인간관계

생텍쥐페리는 "인간이란 관계로 엮이는 매듭이요, 거미줄이며, 그물"이라고 했다. 인간관계는 사회생활의 처음이자 마지막이라 할 수 있다. CEO로 성장하기 위해서, 또 CEO가 되어 리더로서 많은 직원들을 이끌기 위해서는 현명한 처신이 필요하다.

↑박철원 부회장
↑박철원 부회장

박철원 에스텍 부회장은 회사생활에서 필요한 인간관계에 대해 이렇게 조언했다.

"현실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상사와 관계가 좋아야 하구요, 장기적으로는 동료나 부하 직원들과 잘 지내야 합니다. 제가 사원 교육에서 항상 강조하는 말이 있습니다. 동료에겐 사랑을, 후배에겐 존경을, 선배에겐 신뢰를 받아야 합니다. 그래야 조직에서 제대로 자리매김할 수 있습니다. 여러 사람과 어울리지 못하고 외톨이가 되면,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이로 인해 심지어 건강마저 잃게 될 수도 있습니다."

무조건 상사만 받드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조언이기도 하다. "평소 부하 직원들을 제일 두려워 했다"는 신영주 한라공조 사장의 생각도 이와 맞닿아 있다. "리더는 자신이 이끄는 조직 구성원들에게 목표 달성에 대한 확신을 주는 사람입니다.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공감대를 형성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누구보다 솔선수범해야 합니다. 절대 신뢰를 잃어선 안 됩니다."

CEO들은 자기에게 유리한 사람하고만 어울리거나, 의도적인 인맥을 만들려고 하지는 않았다. "업무를 잘 해내면서 자연스레 형성되는 인맥이 실제로 더 중요합니다. 또 업무를 통해 인맥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부족한 점을 보완하기 보다는 늘 '내가 남보다 잘 하는 게 뭘까'를 고민해 이를 잘 살려야 합니다." 오영수 APC-MGE코리아 사장의 말이다.

◇도덕성

"정직은 최선의 방책이다." 세르반테스의 말이다. 부와 명예, 성공을 향해 달리다 보면 이런저런 유혹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CEO들은 항상 자기의 중심을 지키며, 직업의식을 다잡았다.

↑변보경 대표
↑변보경 대표

"기업이든 개인이든 성장하기 위해서는 우선 '투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제가 도덕군자이거나 무슨 결벽증 같은 걸 가진 건 아닙니다. 기업활동은 사람과 사람이 부딪히는 일이고, 융통성이 필요한 경우도 물론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일에 '지나칠 과(過)'자가 들어가선 안 됩니다. 바로 '상식선'이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변보경 코오롱아이넷 대표의 말이다.

최병철 극동전선 회장도 자신이 원하는 인재상으로 '능력있는 인재'보다는 '정직하고 반성할 줄 아는 인재'를 꼽았다. "회사일은 4지선다 문제가 아닙니다. 어설픈 지식을 가진 직원보다는 정직하면서 열정이 있는 직원이 훨씬 더 나은 성과를 올립니다. 아침에 결정한 일에 미처 생각하지 못한 일이 있다면, 저녁에라도 사과할 수 있어야 합니다. 모든 직원은 실수할 권리가 있습니다. 동시에 반성할 의무도 있습니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대표도 욕심을 부리지 않고 일에만 충실했던 경우다. "1989년부터 증권사에서 일하기 시작해 지금까지 내 돈을 벌겠다고 마음 먹은 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회사만 잘 되면, 내가 하는 일만 잘 된다면 저절로 먹고 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일에 대한 욕심은 부렸어도 돈에 대한 욕심은 결코 부리지 않았습니다."

깨끗한 자신을 유지하는 것에서 머물지 않고 자신이 일군 부를 아름다운 사회를 위한 거름으로 뿌리는 훌륭한 분들도 있었다. 정석규 신양문화재단 이사장은 교육발전과 난치병 치료연구 및 독거노인 돕기 등을 위해 100억원 이상을 내놓은 우리 사회의 큰 어른이다. "돈이 많다고 돈을 많이 내놓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돈을 많이 벌어 제 자손만 잘 살면 된다는 생각을 해선 안됩니다. 다같이 평화롭게 잘 사는 나라, 진정한 선진 복지국가를 만들어야 합니다. 나라가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습니다. 좀 더 있는 사람이 좀 더 베풀어야 합니다."

◇경력관리

CEO들은 당장의 연봉이나 자리에 연연하지 않았다. 좋은 자리에서 쉽고 편하게 지내는 대신, 남들이 꺼리는 어려운 일을 맡아 도전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경력이 탄탄하게 쌓여갔다.

↑김수진 COO
↑김수진 COO

김수진 한글과컴퓨터 최고운영책임자(COO)의 경우가 바로 그랬다.

"저는 직장의 연봉은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배울만한 훌륭한 리더와 도전해볼 가치가 있는 일이 있는지를 더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그래서 여러 직장을 다니면서 적극적으로 자기계발을 했습니다. 아무도 하지 않으려는 일에는 제일 먼저 자원했구요."

연성전자회로(FPCB) 전문기업인 비에이치의 김재창 대표는 창업 전까지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그는 다국적 기업에서 일하다가 컨설팅 회사로 옮겨 국내 대기업을 상대로 일하며 경력을 쌓았다. "전 10년 주기로 제 경력을 바꿔보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제 자신이 가야할 길에 대한 큰 틀을 만들고 여기에 무엇을 채워넣을 것인가를 항상 고민하는 거죠."

손형만 한국맥아피 대표의 생각도 비슷했다. “전 첫 직장에서 15년동안 회계업무 등 관리부서에서만 근무했습니다. 그러다가 다음 포지션을 ‘영업’으로 잡았죠. 사업본부제가 시행되자 제일 먼저 PC영업 본부장을 맡았습니다. 이 경력이 발전해 나중에 아시아·태평양 18개국의 소비자 시장영업 본부장까지 하게 됐지요. 잘 아는 한 가지 업무만 하는 것보단 골고루 경험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새로운 일에 자꾸 도전해야 안주하지 않게 되고, 자신의 능력을 키워나갈 수 있게 됩니다.”

보통은 좀 더 큰 회사에서 일하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러나 이화택 효성ITX 대표은 조금 다른 생각을 갖고 있었다. "물론 우리 효성그룹의 대형 계열사에 소속돼 큰 물에서 일하는 것도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나 대주주께서 저를 믿어 주시며 권한을 크게 위임해주셨습니다. 비록 제가 이끄는 회사는 우리 그룹의 작은 계열사지만, 전문경영인으로서 마음껏 일하기엔 더 좋은 여건을 누리게 된 셈이지요. 회사의 크기보다는 권한과 믿음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프로정신

빌 게이츠는 이렇게 말했다. "세상은 네가 어떻게 생각하든 별로 상관하지 않는다. 세상은 네가 뭔가를 성취해 보여주기를 기다리고 있다." CEO들은 자신이 목표한 일을 끝까지 밀고 나갔다. 자신이 맡은 일에 철두철미했다. 자신의 일은 어설프게 넘어가는 법이 없었다.

"자신의 가치는 남이 인정해 줄 때 생깁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세상에 내놓는 물건 때문에 창피 당하지 않도록 항상 최선을 다합니다. 저희가 파는 건 장비가 아닙니다. 특허와 축적된 기술을 팝니다. 그리고 우리 이름을 팝니다."

↑유홍준 대표
↑유홍준 대표

유홍준(51) 제이티 대표의 말이다. 제이티는 검사를 위해 열이 가해진 반도체 칩 가운데 양품과 불량품을 선별해주는 '번인 소터(Burn-In Sorter)' 장비 분야에서 손꼽히는 기업이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모두 제이티의 장비를 쓴다.

소형전동지게차 분야에서 국내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수성의 김정배 대표는 자신의 성공비결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일하고 일하고 또 일했습니다."

일에 몰두하는 모습은 김종수 위드위즈 대표에게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는 일에서 행복을 찾았다. "직업이란 자신의 자존심을 팔아 부가가치를 얻는 일입니다. 직업은 생존의 문제입니다. 저는 항상 제가 제 일의 '주인'이라는 생각으로 제 일 자체를 즐겼습니다. 일에선 행복을 얻을 수 없다는 생각엔 동의하지 않습니다. 제대로 일해보지 않은 사람은 결코 일에서 행복을 느끼지 못합니다."

천호균 쌈지 대표는 대표적인 '예술 경영인'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자신이 꾸준하게 펼치고 있는 문화마케팅에 대한 견해를 이렇게 설명했다. "문화마케팅은 좋게 보면 장기적인 안목의 투자이고, 나쁘게 보면 '무모한 도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무모하지 않으면 결코 성공할 수 없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계속 쌈지가 만들어 내는 '문화'와 거기서 비롯되는 '아름다움', 그 자체를 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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