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리더&컴퍼니]정연홍 다믈멀티미디어 대표

아메리칸텔레캐스트(ATC) 공동 창업자인 스티븐 스코트는 "혼자의 힘만으로 백만 장자가 된 사람은 없다"고 했다.
동료 친구 등 주변 사람의 뜻과 의견을 잘 모을 수 있어야 성공에 이를 수 있다. 멀티미디어용 반도체칩 설계전문업체인 다믈멀티미디어의 정연홍(43) 대표.
그는 개성강한 동료 연구원들을 잘 아우르며 회사를 주목받는 반도체 분야의 기술집약 기업으로 키워냈다.
# 연구원
정 대표는 연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했다. "처음엔 영어라도 배우자 싶어 유학을 갔습니다. 그런데 공부를 하면 할수록 관성이 붙더라구요. 한국으로 돌아와 석사장교로 군대를 마치고, 박사과정을 위해 다시 미국으로 나갔습니다."
퍼듀 대학에서 전자공학 박사학위를 받고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선배들을 보면 어느 정도 대기업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다가 대학에 자리가 나면 교수가 되더군요. 저도 처음엔 그럴 생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입사해서 연구개발에 매진하다보니, 먼저 학교로 나간 선배님들이 제 입장에선 그리 행복해보이지 않았습니다."
점점 사업을 하고자 하는 욕구가 생기기 시작했다. "물론 제가 현업의 경험이 없어 저 혼자만의 힘으론 쉽진 않을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쌓아온 연구와 지식으로 충분히 사업을 펼칠 수 있는 가능성은 있다고 봤습니다."
그는 영상 이미지를 데이터로 활용하는 연구를 하고 있었다. "비디오 분야 연구는 하는 사람이 많은데, 오디오 분야는 별로 없더라구요. 오디오를 연구하던 과 동기의 조언으로 전공분야를 바꿨는데 오히려 사업화 가능성이 훨씬 더 높더라구요."
인터넷에 MP3파일이 돌기 시작하면서, 그는 세상의 변화를 감지했다. "때마침 1998년 외환위기로 인해 연구인력을 줄이는 구조조정이 있었습니다. 이런 분위기가 오히려 기회가 되겠다 싶어 동료 6명과 의기투합해 회사를 만들었습니다."
MP3플레이어용인 플래쉬 타입의 반도체칩 뿐 아니라 일반 오디오에도 사용가능한 옵티컬 타입 칩을 개발했다. "제조공장없이 특화된 기술을 제값받고 팔아, 또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아날로그 기술와 접목, 진입장벽이 좀 더 높은 옵티컬 분야에 주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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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세계적 기업인 산요와 접촉, 기술을 팔아 지난 한해 동안만도 85만 달러의 로열티를 받는 등 국내·외에서 실력을 인정을 받았다. 지난 10월엔 코스닥시장에도 상장했으며 '2007 벤처기업 대상'에서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이미 자리를 잡은 오디오 분야에만 머물러선 안 됩니다. 비디오와 디지털 방송 등 모든 멀티미디어에 적용할 수 있는 복합 기능의 반도체(SoC)를 개발하기 위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노력할 것입니다."
# 조정
제조없이 설계만 하는 팹리스 기업답게 다믈멀티미디어는 정 대표와 창업동지들 뿐 아니라, 전체 구성원의 대부분이 연구인력이다. "연구원들은 늘 혼자서만 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벽이 생기는 경우가 많지요. 그래서 저는 카리스마를 발휘하기보다는 조정자의 역할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모두 다 잘나면 깨지기 마련입니다. '나를 따르라'보다는 '모두 함께 가자'가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대학의 벤처창업동아리와 연구벤처기업은 '차원이 다른 것'이라고 했다. "전 기회가 있을 때마다, 후배 대학생들에게 빨리 창업해서 한번쯤 망해보라고 이야기합니다. 동아리는 학연, 지연으로 뭉쳐 단결이 잘 됩니다. 하지만 돈을 벌어야 하는 연구벤처기업은 목숨걸고 일하는 프로들의 조직입니다. 각자 생각이 다른 프로들을 묶어내야 진정한 조직력이 나올수 있습니다."
그는 후배들에 대한 의미심장한 조언을 던지며 인터뷰를 끝맸었다. "박사 학위는 주방장과 똑같은 것입니다. 자기 전문분야에 대한 지식이 있다는 증거일 뿐이지요. 정말로 돈을 벌고 싶다면 진정한 프로가 될 수 있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