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LIFE]윤영규 에이스저축은행장, 신입 신고식도 마라톤
"오랜 기간 금융계에서 뛰어난 능력을 지닌 선후배들을 많이 만나봤습니다. 하지만 이들 모두가 성공한 것은 아닙니다. 금융계에서 성공하려면 며칠 밤을 새워서라도 맡은 일을 끝내는 열정이 필수적인데, 이게 없으면 대부분 중간단계에서 도태되고 맙니다. 그렇다고 열정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건 아니고 이를 소화할 수 있는 그릇, 즉 남다른 체력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윤영규 에이스저축은행장의 산경험이다. 에이스저축은행이 대학졸업 후 갓 입사한 새내기들을 위해 마라톤 신고식을 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남자행원들은 하프코스인 20㎞를, 여자들은 10㎞를 완주해야 정식 사원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대학입시에서도 사라진 체력장이 사회생활 초입에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신고식에서 이들 신입사원만 운동화를 신는 건 아니다. 윤 행장도 자식뻘되는 젊은이들과 함께 체육복 차림으로 운동장을 돈다. 이들이 포기하지 않도록 호통치고 때로는 기합을 넣어주며 선두를 이끈다. "하나 둘~ 하나 둘~" 리듬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구호를 넣고, 뒤처지는 이들을 끌어당기는 것도 윤 행장의 일이다.
입사를 위해 공부에만 전념한 탓에 체력 관리에 소홀했던 젊은이들에게 뜀박질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더욱이 마라톤에 참가해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10㎞, 20㎞ 거리는 운동을 열심히 했더라도 그리 만만치 않다.
"특히 7㎞부터가 가장 힘들지요. 호흡은 처음에는 힘들다가도 일단 리듬이 생기면 그나마 수월해지지만 7㎞부터는 본인의 체력이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부터 뒤처지는 사람들이 나오는데, 그때는 제가 뒤에서 밀기도 합니다. 행장이 직접 뛰어서 그런지 아직 마라톤 신고식에서 떨어진 직원은 없습니다."
에이스저축은행에 마라톤 신고식이 시작된 것은 2001년. 젊은 시절부터 건강관리에 관심이 많았던 윤 행장의 제안이 발단이 됐다. 땀을 흘리며 서로를 격려하다보면 직원들 간의 유대가 돈독해진다는 점도 배경이 됐다.
윤 행장은 사내 마라톤동호회장도 맡고 있는데, 전임직원과 함께 매년 봄·가을 2차례 인천·강화마라톤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에이스저축은행은 직원들의 건강관리를 위해 인천 구월동 사옥 5층에 759㎡(230평) 전층 규모의 헬스 및 골프연습장, 스크린골프 시설 등을 갖춘 피트니스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VIP 고객들에게도 개방했는데, 입소문이 퍼져 신규고객 창출에도 큰 효과를 보고 있다.
"마라톤을 비롯해 사원들에게 끊임없이 운동을 독려하는 것은 결국 임직원의 건강한 체력이 고객서비스 질과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입니다. 최고의 서비스를 위해 모두가 열심히, 그리고 저부터 열심히 뛰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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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덕분에 지난해 가을 저축은행중앙회가 개최한 마라톤대회에서 에이스저축은행 직원들이 대거 상위에 입상했다. 마라톤을 통해 얻는 부수효과도 만만치 않다. 정기적으로 마라톤대회에 참가하면서 '건강한 저축은행'이라는 이미지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쉽지 않은 마라톤 완주 경험을 통해 얻은 자신감과 극기정신은 영업에도 큰 자산이 되는 듯하다. 에이스저축은행은 2002년 12월 이후 적자를 기록하지 않았고, 지난해에는 연 200억원 안팎의 순이익을 올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