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 실질심사에서 차분히 혐의 인정
서울 강남경찰서는 22일 강남구 논현동 D고시원 방화·살인범 정모씨를 살인 및 현주건조물방화치사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서울중앙지법 최철환 영장전담 판사는 이날 "범죄사실에 대한 소명이 있고 사건의 내용과 수사 내용의 경과에 비춰 증거 인멸 및 도주의 우려가 있다"라고 구속영장 발부 이유를 밝혔다.
경찰은 정씨가 구속됨에 따라 오는 23일 오전 고시원 3, 4층에서 현장검증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날 오후 3시부터 비공개로 열린 정씨에 대한 영장 실질심사는 정 씨가 모든 혐의를 순순히 인정함에 따라 20여 분만에 끝났다.
정씨는 범행 동기에 대해 "2005년에 회칼 등을 사서 살인을 준비했지만 실행에 옮기지 못했고 자살도 생각했지만 그마저도 못했다"며 "이번에는 고시원비와 휴대전화 요금 등을 낼 돈이 없어 '이렇게 살면 뭐 하냐'는 생각에 범행하게 됐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범행 수법 등 혐의 내용을 묻는 최 판사의 질문에 답변 대신 "잘못했다. 반성하고 있다"라는 대답만 되풀이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정 씨는 법원으로 떠나기 전에도 경찰서 입구에서 심경 등을 묻는 취재진에게 "죄송하다. 할 말이 없다"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정씨는 취재진이 직접적인 범행 동기를 계속 캐묻자 대답하지 않다가 '반성하고 있느냐'는 물음에 "예"라고 짧게 답했다.
정씨는 지난 20일 오전 8시15분쯤 서울 강남구 논현동 D고시원 3층에 있는 자신의 방 침대에 휘발유를 붓고 불을 지른 뒤 화재를 피해 나온 고시원 투숙객들에게 마구잡이로 흉기를 휘둘러 6명을 살해하고 7명에게 중경상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