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인터뷰]민병관 볼보트럭코리아 사장

"꼭 볼보트럭이 아니어도 좋아요. 대형트럭 운전자라면 지금부터 운전습관만 바꿔도 한 달에 100만원은 공돈이 생긴다니까요."
민병관(사진·58세) 볼보트럭코리아 사장이 국내 대형트럭 운전자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다.
2003년 9월부터 볼보트럭과 인연을 맺고 있는 민 사장은 "요즘 경제가 어렵다고들 하지만 트럭 운전자들이 가장 놓치기 쉬운 부분이 기름 값" 이라며 "똑같은 트럭을 같은 주행조건으로 한 달을 운행해 본 두 트럭운전자의 기름 값 차이는 100만원 이상"이라고 말했다. 민사장은 그 핵심요인으로 국내 트럭 운전자들의 운전습관을 꼽았다.
하루는 볼보트럭을 구매한 운전자가 민 사장을 직접 찾아와 "왜 이렇게 연비가 안 좋으냐"고 따지면서 교환을 요구한 일이 있었다. 점검을 해보니 트럭 부품이나 시스템에는 별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이 운전자의 주장이 너무나 완강해 민 사장이 직접 타보기로 했다. 조수석에 탄 그는 그 제서야 원인을 알 수 있었다. 이 운전자가 액셀과 브레이크를 수도 없이 밟아댔던 것이다.
민 사장은 회사에서 직접 제작한 '연비절약 운전요령'이 담긴 CD를 이 운전자에게 전하면서 이대로 일주일만 더 운전해보라고 제안했다. 그 뒤로는 더 이상 연락이 없었다. 민 사장은 "아마 그 운전자도 뭔가 깨달은 게 있었을 것"이라고 웃었다.
볼보트럭은 수입트럭 최초로 구매자들에게 연비향상 운전요령이 담긴 책자와 CD 등을 제공하고 있다. 그 결과 콜센터에 하루 수십 통씩 걸려오던 연비관련 불만들이 대폭 줄어들기 시작했다.
볼보트럭코리아는 매년 국내 대형 트럭운전자들을 대상으로 '연비왕 선발대회'를 개최한다. 그러나 올해는 개최여부를 확실히 결정하지 못했다.
민 사장은 "이젠 우리의 노력이 어느 정도 결실을 거둬 운전습관만 바꿔도 기름 값을 상당부분 절감할 수 있다는 사실이 입소문을 탄 것 같다"며 "이젠 굳이 홍보할 필요가 없지 않느냐"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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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사장은 요즘 부쩍 직원들한테 감사한 마음이 든다. 지난해 3월 서울 한남동에서 경기도 동탄으로 본사를 이전하면서 상당수 직원이 출퇴근 시간을 두고 고민을 했지만, 결국 대부분의 직원들이 회사의 뜻에 따라줬기 때문이다.
그는 "복잡한 도심 시내엔 승용차 회사가 어울리고, 이런 도심외곽이나 물류중심지 근처엔 트럭회사가 어울리지 않겠느냐"며 "트럭운전자들이 더 빠르고 손쉽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본사를 이런 시골(동탄)로 이전했는데 직원들이 낙오되지 않아 정말 다행"이라고 말했다.
최근 경제상황과 관련한 어려움에 대해 민 사장은 "유로화 환율이 작년부터 너무 올랐고, 캐피탈의 신용관리까지 엄격해지면서 마진과 판매량이 작년 10월부터 급감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신차가격을 환차손만큼 올릴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실제로 볼보트럭은 올해 들어 유일한 신차인 '뉴 FM/FH시리즈'를 지난달 출시하면서 가격은 2~3%정도 올렸다. 민 사장은 "환율상승분은 가격책정에 전혀 반영하지 못했다"며 "마진을 최소화해서라도 볼보트럭을 구매하고자 하는 고객들에게 조금이나마 부담을 덜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2007년부터 2년 연속 수입트럭 시장에서 판매량 선두를 달리고 있는 볼보트럭은 지난해 총 916대를 팔았다. 올해 판매목표는 지난해 보다 줄어든 850대. 민 사장은 "요즘 다음 달을 예상 못하겠다"며 "작년 10월부터 판매가 급감한 탓에 올해 들여올 물량도 미룰 수 있을 만큼 미룰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국내트럭과 비교했을 때의 장단점을 설명해 달라는 다소 민감한 질문에 민 사장은 "국내트럭의 품질도 상당 수준에 올라갔으며, 유럽트럭과 비교해도 갭이 줄어들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국내와 수입트럭 모두 성능이나 옵션들이 어느 정도의 기준엔 다들 도달했지만 그 위에서 생기는 미세한 품질차이 하나가 운전자의 생사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볼보트럭은 최근 경기도 양주사업소를 신규 오픈하며 영업 및 서비스망을 22개로 늘렸다. 하지만 민 사장은 신규영업소 1개를 더 늘리는 것보다는 기존 서비스센터를 더 업그레이드 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기존 영업소를 방치하면서 신규영업소를 늘려봐야 비효율적이라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제가 볼보트럭 사장이니까 볼보트럭이 잘 팔리길 바라는 건 인지상정이겠지요. 하지만 요즘 솔직한 심정은 경쟁사든 볼보트럭이든 다 잘 팔릴 수 있는 시기가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과 같은 경제상황에서 판매량 1위는 사실 의미가 없습니다."
민 사장이 끝으로 조심스럽게 밝힌 올해의 '희망사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