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前총리 2차 소환 불응… 檢, 처리 '고심'

한 前총리 2차 소환 불응… 檢, 처리 '고심'

류철호 기자
2009.12.14 12:11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으로부터 수만 달러를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검찰의 두 번째 소환에도 응하지 않으면서 검찰이 조사방법과 사법처리 여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14일 검찰 등에 따르면 한 전 총리에게 이날 오전 9시까지 출석할 것을 요구했으나 응하지 않았다. 검찰은 한 전 총리가 지난 11일 1차 소환에 불응하자 변호인을 통해 출석할 것을 재차 요구했으나 한 전 총리 측은 통상 검찰 소환에 불응할 때 제출하는 불출석 사유서도 내지 않은 채 출석을 거부했다.

검찰 관계자는 "한 전 총리의 소환 불응은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라며 "처리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한 전 총리가 검찰 수사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수사 검사 등을 형사고발한 상황에서 자진출석할 가능성은 극히 낮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검찰은 한 전 총리가 계속 소환에 응하지 않을 경우 체포영장 청구 등 강제 수단을 동원할지 여부를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법조계 안팎에서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검찰로서는 한 전 총리가 친노 진영 원로 정치인이라는 점에 상당한 정치적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데다 곽 전 사장의 진술 외에 한 전 총리의 혐의를 입증할 만한 확증이 없어 강제구인이란 초강수를 두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검찰 수사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정면대결에 나선 한 전 총리가 자진출석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며 "한 전 총리의 정치적 입지를 무시할 수 없는 만큼 (한 전 총리를)불구속 기소하는 선에서 수사를 일단락 짓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한 전 총리에 대한 조사방법과 사법처리 여부 등은 결정된 것이 없다"며 "다만, 의혹이 제기된 부분에 대해서는 반드시 조사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명숙 정치공작 분쇄' 공동대책위원회 관계자는 "검찰 수사의 정당성과 합법성이 확보되지 않는 한 절대 수사에 협조할 수 없다"며 소환 불응 입장을 재확인했다.

앞서 한 전 총리 측은 지난 11일 검찰의 1차 소환에 불응한 뒤 서울중앙지검에 수사 검사 등을 '피의사실공표' 혐의로 형사고발하고 일부 언론 등에 대해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낸 바 있다.

한편 검찰은 한 전 총리가 지난 2007년 초 곽 전 사장이 한국남동발전 사장으로 선임되도록 도와주고 5만 달러를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곽 전 사장으로부터 "총리 공관에서 한 전 총리에게 5만 달러를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한 뒤 당시 총리 공관 폐쇄회로(CC)TV와 출입기록 등을 분석, 곽 전 사장의 흔적을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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