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성범죄 피해자 진술 일부 달라도 유죄인정"

법원 "성범죄 피해자 진술 일부 달라도 유죄인정"

김성현 기자
2010.06.02 16:44

술에 취한 상태에서 성범죄를 당한 피해자가 일부 진술을 번복했더라도 가해자에게 무죄를 선고한 것은 잘못이라는 항소심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형사2부(재판장 김상철 부장판사)는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회사에 입사지원을 한 여성 A씨가 술에 취해 잠든 틈을 타 강제로 성관계를 맺은 혐의(준강간)로 기소된 B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2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해자 A씨가 당시 상황에 대해 비교적 일관되게 진술을 하고 있다"며 "일부 진술 번복이 있지만 술에 취해 외부 충격에 이성적으로 대응할 수 없는 상황이었던 점에 비춰 진술 신빙성을 정상적인 상태의 사람을 기준으로 판단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따라서 A씨가 일부 진술을 번복한 것은 술에 취한 상태를 강조하려다 나타날 수 있는 결과로 보인다"며 "세세한 부분의 진술 번복만으로 A씨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B씨는 자신의 운영하던 회사에 지원한 A씨가 면담 식사 자리에서 술에 취하자 A씨의 자취방에 따라가 잠든 틈에 성관계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당초 "자취방으로 들어온 B에게 고함을 질렀다"고 진술했다가 이후에는 "정신을 잃어 소리를 지르지 못했다"고 번복했다.

1심 재판부는 "A씨의 진술 일부가 번복돼 혐의를 입증하기 어렵다"며 B씨에게 무죄를 선고했고 검찰은 "1심 재판부가 합리적 이유 없이 A씨 진술을 배척했다"며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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