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중앙정보부 주도로 조작된 '진도 가족간첩단' 사건 피해자들에게 국가가 위자료와 30년간 이자를 포함 총 83억7000여만원을 보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1부(재판장 강영수 부장판사)는 '진도 가족간첩단' 사건에 연루돼 억울한 옥살이를 한 석모씨와 가족 등 18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16일 밝혔다.
재판부는 "당시 중앙정보부는 불법 체포, 밤샘수사, 고문 등을 자행하고 석방 이후에도 지속적인 감시와 탄압을 가해 석씨 등의 권리를 침해했다"며 "국민을 보호해야 할 국가가 오히려 가해자가 됐다"고 밝혔다.
손해배상을 청구 기간이 지났다는 국가의 주장에 대해서는 "석씨 등이 법원의 무죄판결 전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은 개인에게 불가능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청구 기간이 지났다는 국가의 주장은 적절한 보상을 봉쇄하는 것"이라 판단했다.
재판부는 "'진도 가족 간첩단 사건'으로 불법 구속된 석씨 등 3명에게 각각 10억원, 4억원, 5억원과 30년간의 이자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또 30년간 간첩의 가족으로 몰려 핍박받아온 이들의 가족에게도 8000만~5억원의 배상액을 정해 이자와 함께 지급할 것을 명령했다.
중앙정보부는 지난 1980년 8월쯤 박모씨가 월북했다가 남파돼 공작활동을 했다는 진술을 확보, 박씨의 친인척인 석씨 등을 수사했다. 이후 석씨등은 진도마을 바닷가 경비상황 등을 알려줬다는 혐의로 기소돼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
법원은 지난해 석씨 등에 대한 재심을 열고 "당시 유죄근거로 사용된 자백은 불법 구금된 상태에서 고문, 폭행, 협박 등으로 인해 나온 것이므로 증거 능력이 없다"며 무죄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