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새를 둘러싼 각종 의혹의 중심에 있는 민홍규 전 4대 국새 제작단장이 경찰에 출두하면서 그의 입에서 어떤 말이 나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새가 당초 알려진 대로 전통 가마에서 만들어지지 않았고 금, 은, 구리, 아연, 주석을 쓰는 전통방식도 쓰이지 않았다는 것에서 시작된 이번 의혹은 금 유용과 함께 정·관계를 대상으로 한 '금도장 로비설'로 까지 확대된 상태다.
국새 의혹과 관련해 모든 관심은 민씨의 입에 쏠려 있지만 지금의 국새 파문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는 곳이 또 한 곳 있다. 바로 4대 국새 제작을 주관한 옛 행정자치부, 현재의 행정안전부다.
행안부는 국새 파문이 커지면서 내부 감사를 벌인 뒤 최근 그 중간결과를 발표했는데 이는 결국 행안부의 허술한 관리·감독이 각종 의혹을 키웠다는 것만 증명한 꼴이 돼 버렸다.
국새 제작 당시 인력 부족을 이유로 행자부 의정관실 직원 한명이 업무를 전담했고 국새가 완성된 후 과업결과 보고서를 받지 않아 민씨가 과업계획서대로 제작됐는지도 확인하지 못했다. 과업결과 보고서 성격을 대신한 한국원자력연구소의 국새 분석 결과에서 국새에서 주석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지만 이에 대한 확인도 하지 않았다.
국새 제작 과정에 문제가 없는지를 살펴보는 전문 기관의 감리역시 예산 부족을 이유로 전문가들이 제작 과정을 직접 지켜보며 기록하게 한 것으로 대신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국새 백서를 발간하는 과정에서 한 제작단원이 국새의 제조방식에 대한 문제점을 이미 거론했음에도 행안부가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행안부의 내부감사 중간발표 당시 참여했던 행안부의 한 관계자는 "당시 의정관실이 국새 제작 말고도 국가적으로 중요한 일을 담당하고 있어 국새에 많은 인력과 예산을 들일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국새는 단순한 도장이 아닌 대한민국의 국권과 정통성을 상징하는 물건이다. 인력이 부족하고 예산이 부족해서, 또 국새 제작 말고도 해야할 일이 많아서라는 말은 국새제작 과정에 대한 허술한 관리의 이유가 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