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과 경찰은 11일 황장엽(87) 전 북한노동당 비서가 타살됐을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황 전 비서의 사망 사건 처리를 지휘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검사 이진한)는 이날 황 전 비서의 시신 부검 결과를 살펴보고 신변보호팀과 주변 인물을 상대로 조사를 벌인 결과 타살 흔적이나 단서는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검찰은 황 전 비서의 안가 주변 폐쇄회로TV(CCTV) 녹화 자료를 정밀 분석한 결과 외부인의 침입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고 육안 검시 결과 타살 흔적이 없어 자연사로 결론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다만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부검 이후 추가 약물검사 등이 진행되고 있다"며 "사인에 대한 최종 결론은 1주일 정도 뒤에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황 전 비서는 전날 오전 9시30분쯤 서울 논현동 자택 침실 내 욕조 안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검찰과 경찰에 따르면 신변보호팀 직원은 황 전 비서가 이 시간대 평소 자주 이용하던 2층 거실에 모습을 보이지 않아 내실을 확인한 결과 황 전 비서의 시신을 발견했다.
이 직원은 "내실 문을 2차례 두드렸으나 인기척이 없어 당직실 비상열쇠로 문을 열고 방안 욕실을 확인해 보니 황 전 비서가 욕조에서 알몸 상태로 앉아 있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발견 당시 이미 호흡이 정지된 상태였고 욕조에 따뜻한 물이 차 있었던 점에 비춰 황 전 비서가 반신욕 중 사망한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검·경은 과거 황 전 비서가 수차례 살해 위협을 받아온 점에 비춰 타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전날 국립수사연구원에서 부검을 실시했다.
당 중앙위원과 당 비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 등 북한 내 요직을 두루 거친 황 전 비서는 1997년 망명 뒤 북한 체제를 줄곧 비판해오다 살해 협박을 받아왔다. 2006년 12월에는 손도끼와 협박편지가 담긴 우편물이 배달되기도 했으며, 지난 4월에는 황 전 비서를 살해하라는 지령을 받고 북한에서 남파된 북한 인민무력부 정찰총국 소속 간첩 2명이 체포돼 구속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