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파주시 블루베리 농장에서 일어난 엽총 난사 사건 피의자 손모(64)씨의 아들(29)이 "염치불구하고 감형에 필요한 서명 부탁 드린다"며 사건 관련 심경을 밝혔다.
아들 손씨는 24일 오전 한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도와주십시오. 저는 불행한 살인자의 양심 없는 아들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아버지가 헤어진 동거녀의 재산을 탐해 동거녀와 내연남을 협박하다 무참히 살해한 사이코패스로 비춰지는 게 마음이 아파 글을 올린다"고 밝혔다.
"변명할 수 없는 중죄지만 아버지는 인생을 걸었던 마지막 사업을 믿었던 여자의 명의로 했다 배반 당하고 생계에 대한 고민으로 많이 힘들어하셨다"고 운을 뗐다.
손씨에 따르면 피의자는 1998년 IMF 당시 사업을 실패하고 지병으로 부인을 잃은 뒤 동거녀를 만났다. "당시 신용불량자였던 피의자는 동거녀의 명의로 사업자 등록을 내고 농사를 시작했다"며 "동거녀는 2번의 불륜을 저지르는 등 결국 피의자를 배신하고 피의자에겐 법적으로 재산에 대한 일체의 권한도 없다고 못박았다"고 주장했다.
손씨는 "농장에서 쫓겨난 후 아버지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매일 야간 일당 노역과 경비직을 하며 어떻게든 살아보려 노력했지만, 작년에 몸이 안 좋아 그만두고 생계에 대한 고민으로 우울해하셨다"고 전했다.
이어 "결국 아버지는 이전에 동거녀가 주기로 했던 지분 중 일부만이라도 요청하려 그녀를 찾아갔으나, 얼마 말도 못 붙이고 나오셨다"며 "힘든 상황에 동거녀와 내연남이 심하게 쫓아내니 아버지도 이성을 잃고 큰일을 저지른 것 같다"며 사건 경위를 설명했다.
또 손씨는 피의자가 경찰과 대치했다는 보도는 착오라고 밝혔다. 이 글에 따르면 피의자는 엽총 난사 후 자살하려다 마음을 돌려 경찰에 자백했다. 피의자는 손씨에게 "장례치를 비용도 없이 죽어 자식에게 짐이 될까봐 죽지 못했다"며 "죽지 못해 미안하다"고 했다는 후문이다.
손씨는 "고인과 그 유가족에겐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어떤 사유가 있더라도 살인 자체만으로 용서 받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을 아버지도 나도 안다"고 밝혔다. 그리고는 곧 유가족을 찾아가 사죄할 의사를 내비쳤다.
한편 21일 오전 11시 20분께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 장현2리 모 블루베리 농장에서 손모씨(64)가 엽총 20여발을 난사해 농장주인 신모씨(41·여)와 동거인 정모씨(54)가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