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관예우는 사실상 범법행위입니다. 해결방법은 간단하지만 실천을 안 할 뿐이지요." "전관예우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설사 그런 것이 있더라도 수사나 재판과정에서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법원·검찰의 고위직 퇴직자들이 '전관의 혜택'을 누린다는 이른바 전관예우에 대해 현직의 한 변호사와, 현직에 있는 상당수 법조인들이 갖고 있는 상반된 견해다.
전관예우를 비판하는 변호사는 '천당에 간 판검사가 있을까?'라는 책까지 냈다. 해결책도 제시한다. 대법관이나 고등법원 부장판사, 헌법재판소 재판관, 검찰 고위직 인사 등에 대해서는 퇴임 후 일정기간 변호사 개업을 제한하거나, 인사청문회 때 개업 제한에 대한 서약을 받으면 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판사나 검사들은 전관예우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이곤 한다. 재경지검의 한 검사는 "고위직에서 퇴직한 전관을 변호사로 쓰면 구속될 피의자가 구속을 면하거나 재판과정에서 혜택을 입을 것이란 것은 그야말로 시대착오적 생각"이라고 말했다.
전관예우를 비판한 변호사는 "전관에 대한 법원과 검찰과 법원의 '예우'는 존재하며 이에 따른 폐해가 막심하다"고 말하지만, 검사의 발언은 "전관출신 변호사가 사건을 맡더라도 법률적 판단은 달라지지 않는다"는 데 방점이 찍힌다.
이 같은 시각차를 어떻게 봐야 할까. 국회 국정감사나 시민단체들이 제시하는 자료를 보면 형사사건 수임건수 상위에는 거의 대부분 최근 2~3년 이내에 개업한 전관출신 변호사들이 자리 잡는다. 퇴직 판사나 검사의 상당수가 자신의 최종근무지 주변에서 변호사를 개업한다.
최초의 여성 대법관 출신으로 퇴임 후 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은 김영란 국민권익위원장은 "부패를 저지른 사람을 처벌하려고 해도 '전관예우를 받는 사람을 통해 형량을 낮출 수 있다'는 인식이 있으며 이는 우리나라의 부패인식지수가 떨어지는 요인이 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전관예우를 인정하지 않는 현직 법조인들의 상황인식은 문제가 있다는 게 법조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전관예우라는 용어의 행간에 '안 되는 것도 되게 하는 힘'이 있다는 뜻이 담겨 있는 것을 현직 법조인들은 모르고 있는지 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