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ELW 스캘퍼는 '필요악'..일방 매도 곤란

[광화문] ELW 스캘퍼는 '필요악'..일방 매도 곤란

박영암 사회부장
2011.04.20 07:00

ELW 시장은 채찍보다 당근 필요...'불공정 거래'는 엄단해야

검찰의 ELW(주식워런트증권)시장에 대한 수사가 매섭다. 이달초 여의도 증권사 10곳을 압수수색하더니 최근 스캘퍼(초단타 매매자)와 증권사 직원 등 2명을 구속했다.

스캘퍼가 증권사 직원에게 돈을 주고 전용회선과 자동전달 시스템(DMA)을 제공받아 부당이득을 얻었다는 혐의다. 검찰은 "이번 기회에 ELW 시장의 만성적인 불공정거래 풍토를 완전히 뿌리뽑겠다"며 강력한 수사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검찰의 강경방침으로 ELW 시장은 2005년12월 개장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검찰 수사를 의식한 스캘퍼들의 잠적으로 ELW 거래대금은 수사이전보다 절반수준으로 급감했다. 올 2월 하루 2조원대에서 검찰수사 이후 1조원대 밑으로 떨어진 것.

보다 심각한 문제는 하루아침에 최첨단 금융상품에서 '금융시장의 도박판'으로 추락했다는 점이다.

심지어 모 여당 국회의원은 "정선 카지노로 갈 게 여의도에 왔다"며 ELW 시장을 스캘퍼와 증권사가 개인투자자 돈을 합법적으로 갈취하는 도박판으로 혹평했다. ELW시장의 큰 손인 스캘퍼에 대해서도 부정적 평가 일색이다. 증권사와 공모해서 불공정 거래로 손쉽게 큰 돈을 버는 '악의 세력'쯤으로 매도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마녀사냥식 매도는 자본시장 참여자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다양한 금융상품을 원하는 금융소비자는 물론 새로운 수익원이 필요한 증권업계, 투자은행을 육성해야 하는 금융당국에게도 부담만 될 뿐이다.

사실 스캘퍼가 지금처럼 일방적으로 매도당할 이유는 없다. 이들은 ELW 시장에서는 필요악이다. 잦은 매매로 시장을 교란하는 측면도 있지만 유동성공급자(LP)를 도와 ELW 시장의 유동성을 한층 풍부케 한다.

또 엄격히 따져보면 증권사와 스캘퍼가 일방적으로 돈을 버는 것도 아니다. 유동성 공급을 담당하는 증권사의 주장을 들어보면 ELW 발행에 따른 헤지비용과 거래세 등으로 상당한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특히 시장의 주가 등락폭(변동성)이 커질 경우 유동성을 공급하는 증권사들도 적잖은 손실을 입고 있다는 해명이다.

스캘퍼의 고수익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만 바라볼 필요는 없다. 밤잠을 자지않고 투자대상과 투자환경을 연구하는 전문투자자가 큰 돈을 버는 것을 매도할 이유를 찾기 쉽지 않다. 오히려 화장실갈 시간을 절약하기위해 장중 거래시간중에는 물도 마시지 않는다는 투철한 직업정신을 높게 평가하고 싶다.

그렇다고 검찰이 (불)구속한 일부 스캘퍼의 행위를 옹호하는 것은 아니다. 이번 검찰수사에서 확인된 일부 스캘퍼의 행위는 '공정한 게임룰'을 명백히 위반했다. 비록 주가지수선물·옵션 등 다른 파생상품에서도 DMA 편의를 제공하는 게 관행이지만 이를 정당화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공정한 '게임의 룰' 정착을 위해서라도 엄단하는 것이 맞다.

이같은 한계와 문제점에도 ELW시장은 애정을 갖고 발전시켜야 한다. 무엇보다 개인이나 기관투자가에게 적은 금액으로 큰 이득을 올리는 레버리지 투자기회를 제공하고 있어서다. 개인투자자들에게도 소액으로 보유 주식의 하락위험을 헤지할 수 있게 한다. 증권사입장에서는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했다.

검찰수사를 계기로 ELW 시장에 대한 다양한 제도적 보완책이 마련되겠지만 무엇보다 투자자 교육의 강화가 급선무라고 본다. 이미 국내 투자자들은 어느 증권사가 고객교육에 적극적인지 경험적으로 잘 알고 있다.

정기적으로 공개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외국계 증권사가 ELW 시장의 선두업체로 부상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검찰수사를 보다 성숙한 시장발전의 기회로 삼으려는 국내 증권업계의 과감한 교육투자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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