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57)이 '돈을 주고 관직을 샀다'는 의혹의 중심에 섰다. 지난해 6월 교육감 선거에서 박명기(53) 서울교대 교수와의 후보단일화를 성사, 2위와 1%포인트 차이로 당선되는 과정에서 금품이 오갔다는 의혹이다.
후보단일화 당시 곽 교육감은 박 교수에게 "당선 이후 정책연합을 통해서 박 교수의 비전과 철학을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검찰은 박 교수로부터 '곽 교육감이 후보자 사퇴를 조건으로 7억원을 주기로 약속한 뒤 2억원을 줬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 주장대로라면 후보단일화의 대가는 '정책연합'이 아닌 '금품거래'였던 셈이다.
곽 교육감은 언론보도 직후 '표적수사'라고 반발했다. 하지만 검찰은 8·24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영향을 우려, 수사 발표 시기를 늦췄다고 반박했다. 또 법원도 박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하는 등 검찰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어 곽 교육감의 반론은 힘을 잃고 있다.
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가자 곽 교육감은 기자회견 등을 통해 '선의의 기부'라고 한발 물러섰다. 2억원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후보사퇴 조건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박 교수를 단지 개인적인 차원에서 지원했을 뿐이라며 '돈'성격을 검찰과 달리 설명했다. 이같은 해명에 보수세력은 물론 곽 교육감의 지지기반인 민주당과 시민단체들도 실망감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반부패'를 핵심공약으로 내건 곽 교육감이 2억원을 건넸다는 사실은 정파를 떠나 전 국민에게 충격으로 와 닿았다.
곽 교육감을 지지하던 한 시민단체는 "교육비리 척결을 외치던 교육감이 금품수수의혹의 중심에 선 것을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며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서울시의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이 '매관매직'의혹에 휩싸여 업무를 계속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곽 교육감은 30일에도 서울시 교육청에 정상 출근했다. "거취를 결정했나"라는 취재진에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검찰은 조만간 곽 교육감을 소환해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학생들에게 "반장선거에서 금품으로 상대후보를 매수해서는 안된다"고 떳떳하게 가르칠 수 없을 때 서울시 교육수장의 존재의미는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