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은폐… '도가니' 인권유린의 충격 참상

성폭행, 은폐… '도가니' 인권유린의 충격 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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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29 16:17

'도가니' 사건, 국가인권위 결정문 단독 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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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류종은 기자) 영화 '도가니'가 전국을 충격의 도가니에 빠트리고 있는 가운데 뉴스1이 2006년 국가인권위원회가 당시 인화학교 사건에 대해 직권조사한 뒤 전원위원회를 소집해 내린 결정문을 29일 단독 입수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당시 인화학교 설립이사장의 장남인 교장 김모씨, 행정실 직원 김모씨를 강간 혐의로 고발했다. 설립이사장 차남인 행정실장 김모씨, 인화원 생활재활교사 이모씨, 인화원 생활재활교사 박모씨, 인화학교 교사 전모씨 등 4명은 성추행한 혐의로 고발 조치했다.

이와 동시에 행정실장 김씨와 교감 김모씨 및 학생부장 박모씨에 대해 성범죄 행위를 은폐한 혐의로 각각 고발했다. 성범죄와 은폐 등 대부분의 실태가 이미 파악되고 수사기관과 관련 행정기관에 통보됐다는 뜻이다.

인권위는 또 광주광역시장에게 "사건 발생 당시 사회복지법인 '우석'에 임원으로 재직했던 김모씨 등 6명을 모두 해임조치하고 공익성과 전문성을 갖춘 인사들로 임원진을 재구성할 것"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이 사건에 대해 헌법 제10조 '인간의 존엄성 및 행복추구권'과 제11조 '평등권', 형법 제297조 '강간'과 제298조 '강제추행', 사회복지사업법 제22조 '임원의 해임명령', 시민·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24조 '어린이의 보호', 아동의 권리에 관한 협약 제25조 '당사국은 아동이 정기적으로 보호 또는 치료의 심사를 받을 권리를 가짐을 인정한다' 등을 판단의 근거로 삼았다.

결정문에는 인화학교 교장 김씨와 행정실장 김씨 등 6명의 범행 사실과 피해자 진술이 구체적으로 드러나 있다. 특히 2004년 12월에 교장 김씨와 인화원 생활재활교사 이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던 A양은 인권위 조사관에게 "스스로 자신이 수치스러웠고 주위에서 흉을 보거나 꾸지람을 할 것 같아서 피해사실을 수사과정에서 말할 수 없었다"고 진술하고 있다.

당시 인권위 조사관은 "피해자들은 자신들이 어떻게든 이른바 '농(聾)사회'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다"며 "하나같이 자신들의 피해사실이 드러나는 것을 극도로 꺼렸던 점을 감안하면 수긍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기록했다.

가해자 중 인화원 생활재활교사 박씨는 청각장애인이자 인화학교 선배인 사실도 드러나 있다. 인화학교와 인화원에서 모방 성범죄가 재생산되고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다른 교사가 여학생들을 성추행하는 것을 보고 따라해 보고 싶어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결정문은 인화학교와 인화원을 거느린 사회복지법인 '우석'과 그 이사회의 책임도 상세히 지적하고 있다. 우석은 당시 사건이 공론화되기 이전에도 인화학교 및 인화원에서 성범죄 사실이 몇 차례 있었는데도 임원들은 2005년 7월부터 2006년 6월까지 9차례 이사회에서 단 한차례도 대책을 논의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인권위는 이에 따라 광주광역시장에게 "우석의 임원 중 당시 사건 발생 당시 재직했던 이사 김모씨 등 4명과 이모씨 등 2명을 해임 조치하고 공익성과 전문성을 갖춘 인사들로 임원진을 재구성할 것"을 권고했다.

결정문은 또 장애학생들이 성범죄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들어 성범죄 예방교육의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 인권위는 광주시교육감에게 "인화학교 피해학생들을 위해 전문적 치유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교내에 성폭력 전문 상담시스템을 갖추도록 할 것"을 권고했다.

교과부 장관에게는 "청각장애특수학교 교사들 중 수화통역사 자격증을 소지한 교사의 비율을 높이고 청각장애인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할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피해자 가족들과 대책위원회는 권고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고 고발내용은 수사와 재판과정에서 상당 부분이 희석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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