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존경받는 법관', 언제쯤 실현될까

[기자수첩]'존경받는 법관', 언제쯤 실현될까

서동욱 기자
2011.10.02 09:42

"재판의 진정한 권위는 국민이 승복하는 데서 얻어지는 것이고, 국민의 승복은 무엇보다 재판하는 법관에 대한 존경과 믿음에서 우러나온다고 믿습니다."

지난 9월 27일, 6년 임기를 시작한 양승태 대법원장의 취임 일성이다. 지극히 당연한 이 말이 대법원장의 취임사에 등장한다는 사실은 듣는 이의 마음 한편을 씁쓸하게 한다. 재판에 대한 권위, 법관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대체 어떻길래··· '라는 되물음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 사회를 들끓게 하고 있는 '도가니'의 작가 공지영씨는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막 법복을 벗었다는 전직 법관과의 대화 한 토막을 소개했다.

'세상에 어떻게 이런 판결이 있느냐'는 작가의 말에, 그 법관은 "부장판사가 되기까지 얼마나 치열한 경쟁을 하는지 아세요. 그런 판사가 벙어리 인권 지키자고 윗사람에게 찍힐 수 있는 판결 내리겠습니까."라고 했다는 것이다.

어떤 상황 어떤 분위기에서 나온 얘기인지는 모르지만 '고위 법관으로의 승진보다, 소수자나 약자의 목소리에 더 무게를 두고 판결을 내리는 법관은 과연 얼마나 될까'라는 질문을 던져본다.

최근 광주지법에서는 법정관리를 담당하던 기업에 친구인 변호사를 소개해 사건을 수임하도록 한 혐의(변호사법 위반과 직권남용) 등으로 기소된 선재성 전 광주 지법 수석부장(휴직 중)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판사가 사건 당사자에게 변호사를 알선·소개한 것이어서 변호사법 위반"에 해당하는 게 공소사실이었지만 광주지법은 "알선·소개가 아니라 법정관리가 잘되게 하려고 조언·권고한 것에 불과해 무죄"라고 판결했다.

앞서 진상조사를 벌인 광주고법과 대법원은 "공정성과 청렴성을 의심하기에 충분하고 법관의 품위와 법원의 위신을 손상한 정도가 크다"고 발표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판사의 영향력을 줄이는 쪽으로 법정관리인 선임 제도가 바뀌기까지 했다.

광주지법은 지난 3월 광주지검이 이 사건을 수사할 때도 압수수색 영장 11건을 모두 기각한 바 있다. 선 판사의 행위가 형사 처벌할 만한 범죄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법원이 '제 식구를 감쌌다'는 비난을 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재판의 권위가 존경받는 법관에서 나오는 것이라면, 제대로 된 재판을 해야 법관에 대한 존경심이 생길 것이다. 존경받는 법관과 존경받는 법원은 과연 언제쯤 실현될 수 있을까...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서동욱 더리더 편집장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서동욱 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