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벤츠 여검사' 가재는 게 편이었나

[기자수첩]'벤츠 여검사' 가재는 게 편이었나

서동욱 기자
2011.12.30 06:00

"이걸 누가 믿겠냐. 검사장급 비리는 없다고? 역시 제 식구는 잘 챙기는 군. 결론은 용두사미. 가재는 게 편이었다." '벤츠 여검사'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결과를 보고 네티즌들이 내 놓은 반응들이다.

전직 여검사 이모씨와 변호사 최모씨, 진정인 이모씨 등 3명만 기소되고 변호사에게서 각각 사건 및 인사 청탁을 받았다는 현직 검사장급 2명에 대해선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는 수사결과를 믿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사건은 부산발 법조비리로 확대될 듯했다. 하지만 현직 부장판사 1명만이 비위 사실에 연루됐다는 게 검찰의 결론이다. 최 변호사에게 170만 원가량의 금품 및 향응을 제공받은 A 판사를 대법원에 징계 요청한 게 전부다.

최 변호사가 B 검사장에게 자신의 고소사건과 진정인 이씨의 사건을 청탁했다는 의혹에 대해 "B 검사장이 창원지검장으로 부임한 후 최 변호사와 만나지 말자고 통보했고, 관련 사건이 최 변호사에 유리하게 처리되지도 않았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이 전 검사가 최 변호사를 통해 C 검사장에게 인사청탁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최 변호사가 C 검사장에게 수차례 청탁전화를 했지만 묵살됐고, C 검사장은 인사발표 후 이 전 검사의 임지만 문자 메시지로 알려줬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일반적인 법조 비리와는 달리 돈과 치정 관계가 얽혀 있는 데다 거짓말과 증거 조작 등이 난무했다. 변호사는 다른 여자관계가 들통 나 진정인의 협박에 못 이겨 신체포기각서까지 써줬다.

결국 '3류 치정극'으로 결론 내려졌지만 이번 사건은 검찰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준 사건으로도 기억될 것 같다. 이에 대해 한 검찰 관계자는 "이른바 고위직군에 대한 수사는 아무리 열심히 해도 일단 의혹의 눈초리부터 받는다"고 푸념했다.

검찰은 이런 상황이 억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스폰서 검사와 그랜저 검사 사건에서 보듯 검찰 스스로 자신들의 권위와 신뢰를 손상시켰다. 얼마 전에는 김준규 전 검찰총장이 재직 중 이국철 SLS그룹 회장을 만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벤츠 여검사사건 수사팀은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검사가 변호사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거액의 금품까지 수수해 국민 여러분께 염려를 끼쳐 드린 점은 부끄럽고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이번만큼은 부끄럽고 송구한 마음을 오래 간직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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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욱 더리더 편집장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서동욱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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