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찔했던 '12분'..한달간 고리 원자력에 무슨일이?

아찔했던 '12분'..한달간 고리 원자력에 무슨일이?

백진엽 기자
2012.03.14 14:58

"비난여론 무서워 은폐라니"…말뿐인 '원자력 안전 강화'

2월9일 오후 8시34분, 고리 원자력발전소 1호기의 발전설비 이상으로 외부 전원 공급이 중단됐다. 이후 전원공급 중단은 12분간 이어졌고 8시46분 복구됐다.

당시 고리 1호기는 계획예방정비기간으로 원자로는 멈춰있었다. 하지만 잔열제거 설비는 계속 가동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잔열제거 과정에 이상이 발생, 심각할 경우 노심이 녹는 사태까지 부를 수 있었던 위험했던 순간이었다.

다행히 큰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이같은 사고가 발생했던 것이 한달간 묻혀있었다는 것이다. 한 부산시의원이 우연한 계기로 인해 이를 듣고 확인해 한달후 드러나기는 했지만, 그 우연마저 없었다면 이번 사고는 은폐될 뻔 했다.

이해가 가지 않는 점은 파견나가 있는 한국원자력안전위원회 소속의 주재관과 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소속의 주재원의 역할이다. 이들은 해당 원자력 시설이 안전하게 운영되고 있는지 감시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번 사고는 이들조차 까마득히 몰랐던 것으로 파악됐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당시 주재관과 주재원은 모두 퇴근한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퇴근후라도 사고가 발생하면 이들에게 연락을 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음날 출근 후 사고일지에도 별다른 내용이 적혀지지 않아 주재관과 주재원들은 사고를 파악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원자력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원자력안전위원회를 과거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독립을 시켰지만, 오히려 인원 등의 감소로 인해 안전 강화가 아닌 약화가 됐다는 시각도 있다.

과거에는 주재관이 2~3명, 주재원이 4~5명 정도였는데, 현재는 주재관 1명에 주재원 3~4명 정도가 된 것. 이에 대해 원자력안전위원회 관계자는 "행정조치를 담당하는 주재관은 많을 필요가 없다는 판단으로 1명으로 줄였다"며 "대신 현장에서 실무를 맡는 주재원은 더 늘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 다음달부터 6~7명 정도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이날 김종신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고리 1호기 수명연장에 대한 비난여론, 자신의 원전 안전대책 언론 발표와 사고 발생 당일(지난달 9일)의 우연한 겹치기, 후쿠시마 사태 1년, 핵안보정상회의 등을 이유로 직원들이 감추려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이유 때문에 원자력 사고를 쉬쉬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한 대학 교수는 "자칫 잘못하면 전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비난여론과 사장 눈치 등을 이유로 사고를 은폐하려 했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라며 "원자력은 백가지 이익이 있다 해도 한번의 사고로 모든 걸 잃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조그마한 사고도 철저한 보고와 대응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사장은 이와 관련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겠다"며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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