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고리원자력발전소 1호기 전원중단 사고 은폐 논란이 불거진가운데 정전 당시 가동하지 않았던 비상디젤발전기가 고장으로 지금까지도 가동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16일 지난 13일부터 실시된 고리원전 1호기에 대한 현장조사 중간결과를 발표하며 "사고당시 가동하지 않았던 비상디젤발전기의 가동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 15일 성능시험을 한 결과 고장으로 가동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안전위는 비상디젤발전기에 공기를 공급하는 솔레노이드 밸브 고장으로발전기가 가동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했다.
안전위는 문제의 비상디젤발전기와 나머지 1대의 비상디젤발전기에 대한 추가 조사를 통해 고장 이유와 대책을 확인할 계획이다.
비상발전기의 경우 매달 정기점검이 실시되는 점을감안하면 부실점검, 추가은폐 등이 의심되는 부분이다.
안전위 관계자는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솔레노이드 밸브 문제로 비상발전기가 가동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라며 "추가조사를 통해 성능을 철저히 확인하고 밸브만 교체해야 하는지 발전기 자체를 교체해야 하는지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고리원전 1호기 사건은 이미 한달 전 발생한 전원중단 사고,또 그런중대한 사고를 은폐하려한 행위 등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다.
지난 2월9일 오후 8시34분, 고리원자력발전소 1호기의 발전설비 이상으로 외부로부터 전원공급이 중단됐다.
뿐만 아니라 비상시 가동되는 비상디젤발전기도 작동되지 않는 상황이 발생돼 전원공급 중단은 12분간 이어졌고 8시46분이 돼서야 복구됐다.
당시 고리 1호기는 계획예방정비기간으로 원자로가 멈춰있었다.
그러나잔열제거 설비는 계속 가동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잔열제거 과정에 이상이 발생해 심각할 경우 노심이 녹는 사태까지 부를 수 있었던 위험한 순간이었다.
다행히 큰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더 큰 문제는 이같은 중대한 사고 발생 사실이한달동안 묻혀있었다는 것이다.
독자들의 PICK!
고리원전을 책임지는 한국수력원자력은 우연한 계기로 이 사실을알게 된한 부산시의원이 사실여부를 문의해오자 한달이 지난 12일에야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전원중단 사실을 보고했다.
하마터면 이번 사고는 영원히 은폐될 수도 있었던 것이다.
이에 대해 한수원 측은 "사고 당시 고리발전소장(문병위 한국수력원자력 위기관리실장)에까지는 보고가 됐지만 전원을 복구하느라 경황이 없는 상황에서 본사와 관계당국에 보고하는 시기를 놓친 것으로 보인다"고 은폐시도, 늑장보고 등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그러나안전위 측은 "2월9일 고리원전 정전사고 직후 당시 발전소장 이하 간부들이 회의를 열고 사고를 은폐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한수원이 조직적 은폐를 시도했다고 밝혔다.
사고 당시 12분만에 전원이 복구된 뒤 문 소장 주도로 실장, 팀장 등 현장간부들이 사고를 덮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현장직원이 매일 기록하는 운영일지에는 '정상운행'이라고 적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수원은 이에 대해 지난 15일 "문 소장이 원전의 정전사고 은폐를 주도했다고 판단해 보직해임 징계를 내렸다"며 문 소장의 보직을 해임했다.
또 이에 가담한 직원들이 더 있다고 보고 추가 조사를 실시해 관련자를문책하겠다고 밝혔다.
안전위는 지난 13일부터 전문가 23명으로 구성된 현장조사단을 고리원전에 파견해 전원중단 사건에 대한 보고 은폐 경위와 고리원전 1호기의 비상디젤발전기를 포함한 전력공급계통을 조사하고 있다.
안전위는 이날 중간보고에서 "보고 은폐건에 대해 현재까지 조사 결과 일단 문 소장까지만 사고 내용을 인지한 것으로파악되지만 현장근무자와 발전소장ㆍ본부장,한수원 본사 간부진 등을상대로 어느 선까지 보고가 이뤄졌는지 등 정확한 경위를 계속 조사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이와 함께 이번 사고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 필요한 경우 관계자를 엄중 문책하고고리 1호기의 안전성을 철저히 확인하겠다"고 덧붙였다.
안전위는 또유사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 원전 현장종사자의 인적 오류와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기 위한 안전문화 강화방안, 비상디젤발전기 등 전력계통의 안전성 강화방안, 원전 정지 때도 안전상황을 24시간 감시할 수 있는 방안 등을 포함한 종합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안전위 관계자는 "고리 1호기는 현재 원자로가 정지된 상태로 모든 외부 전원이 연결돼 원자로 냉각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안전하게 유지ㆍ관리되고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뉴스1 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