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잡월드 개관 100일...청소년체험관 반응좋지만, 어린이체험관 콘텐츠 부족

[르포] 잡월드 개관 100일...청소년체험관 반응좋지만, 어린이체험관 콘텐츠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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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23 19:25

(서울=뉴스1) 이은지 기자 =

한국잡월드 내 어린이체험관에서 많은 어린이들이 직업체험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News1
한국잡월드 내 어린이체험관에서 많은 어린이들이 직업체험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News1

국내 유일의 종합 직업전시체험시설인 '한국잡월드'가 개관한 지 23일로 100일을 맞았다.

하루 3000여명 관람객이 찾아 지난 16일에는 누적관람객 수 30만명을 돌파하는 등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잡월드는 고용노동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출범하면서 기존 전시관이나 박물관처럼 전시행정에 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낳았지만 일단 초기 흥행성적은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좋다는 평가다.

그러나 어린이체험관의 경우 기존 민간업체가 운영하는 '키자니아'보다 콘텐츠가 부실한 점, 청소년체험관은 체험프로그램마다 5000원의 비용이 들어 경제적으로 부담이 된다는 점 등 보완점도 많다.

잡월드가 지난 100일간 운영되면서 거둔 성과와 개선점은 무엇인지 짚어봤다.

소방관 체험을 하는 어린이들이 불을 끄고 있다.  News1
소방관 체험을 하는 어린이들이 불을 끄고 있다. News1

◇ 어린이체험관, 공간 넓고 이색직업 체험도 가능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잡월드는 4층 규모로 직업세계관, 어린이체험관, 청소년체험관, 진로설계관 등 4개의 전시체험시설과 극장 등 편의시설로 구성돼 있다.

넓게 탁 트인 정문을 지나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한 눈에 봐도 시원스러운 느낌이 들 정도로 넓게 공간이 구성돼 있다.

그러나 '키자니아'처럼 테마파크를 찾아온 듯한 신비로운 느낌과 이색적인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다는 게 흠이다.

2층에 자리잡은 어린이체험관에는 37개의 체험실과 44개의 직종을 체험해 볼 수 있다.

만 4세부터 초등학생까지 이용가능하고 어린이는 1만6000원, 보호자는 7000원의 이용료(입장료 포함)를 내야 한다.

한번 입장하면 4시간 동안 원하는 직업체험을 해볼 수 있지만 대기시간이 최소 20~30분이어서 5개 이상 직업을 체험해보기는 힘들다.

어린이들에게 가장 인기가 좋은 '소방서', '피자가게', '과자가게' 등을 비롯해 '우주센터', '몽타주 제작소' 등 이색직업 체험관도 마련돼 있다.

1개의 체험관의 크기는 99㎡ 정도로 키자니아보다 다소 넓은 편이다.

한화리조트를 비롯해 15개 협력사에서 파견한 363명의 직업체험 지도자들이 일정교육을 받은 뒤 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소방서'에 배치된 현장지도자는 급박한 목소리로 현장의 위급함을 전하고 '경찰서'에 배치된 현장지도자는 근엄한 목소리로 규율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등 현실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엿보였다.

마술사 체험을 한 박태준군(10)은 "처음으로 마술체험을 해봤는데 선생님께서 신기한 마술비법을 알려주고 공연도 해 재밌었다"며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받았다"고 기뻐했다.

◇ 어린이체험관, 스토리텔링 구현력 떨어져...대기시간도 길어

잡월드 내 어린이체험관에서 어린이들이 은행 체험을 하고 있다.  News1
잡월드 내 어린이체험관에서 어린이들이 은행 체험을 하고 있다. News1

어린이체험관의 경우 이용객을 577명으로 제한하고 있지만 한번 직업체험을 하려면 최소 20~30분씩 대기해야 한다.

'경찰서' 등 일부 체험관에서는 지도자들이 대기하는 아이들에게 직업 소개를 미리해주며 대화를 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체험관에서는 아이들이 마냥 기다려야 해 지루해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체험관 내 직업체험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스토리텔링 구현력도 다소 부족해 보였다.

키자니아의 경우 소방관은 화재가 발생하면 화재진압을 위해 출동하고 신문기자는 화재현장 취재 후 기사를 작성해 키자니아 신문을 발행한다.

또 경찰은 화재현장 주변의 안전을 위해 출동하는 등 직업세계가 연결돼 있다는 점을 극대화하고 있다.

그러나 잡월드의 경우 택배기사가 다른 체험관을 찾아 택배를 전달해주거나 소방차량이 지나갈 때 경찰관이 신호안내를 하는 등 단순한 연결고리만 찾아볼 수 있었다.

어린이를 데리고 온 보호자들이 마땅히 쉴 만한 곳이 없다는 점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게다가 공공기관의 실내온도는 28도로 권고하고 있지만 체험관 내부 온도는 22도로 춥다고 느낄 정도였다.

이에 대해 조성준 잡월드 대외협력실장은 "부모들이 편하게 쉴 수 있도록 곳곳에 테이블을 마련해뒀고 조만간 체험관 7개 정도는 부모와 함께 직업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며 "아이들은 뛰어다니기 때문에 덥다는 민원이 많아 다소 시원하게 내부온도를 맞춰놨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중앙난방으로 운영되고 있어 보호자들이 쉬는 잡까페와 수유실 역시 22도로 낮아 수유실에서 일하는 직원은 얇은 겉옷을 입고 있을 정도였다.

◇ 청소년체험관과 진로설계관 반응 좋아...수요 감당할 수 있도록 늘려야

잡월드 내 청소년체험관에서 청소년들이 의상실 체험을 하고 있다.  News1
잡월드 내 청소년체험관에서 청소년들이 의상실 체험을 하고 있다. News1

잡월드의 강점은 '청소년체험관'이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직업체험관은 잡월드가 유일하다.

항공사, 법원, 과학수사센터 등 43개 체험실에서 66개 직종을 체험해 볼 수 있다.

한 직종마다 5000원의 체험료를 내면 60분간 자세한 설명과 함께 실감나는 직업체험을 해 볼 수 있다.

변호사를 꿈꾸는 이민경양(17)은 "변호사와 판사, 검사 등으로 직종을 구분해 직접 체험해보니 실제 변호사가 된 듯한 느낌을 받을 정도로 현장감이 뛰어났다"며 "직업 선택을 할 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3개의 직업을 체험하더라도 총 2만원이 넘는 등(주말 기준) 비용이 다소 비싼 편이다.

1층에 마련된 진로설계관은 예상외로 반응이 좋아 수요를 감당하지 못할 지경이다.

특히 놀면서 자신에게 맞는 직업을 찾는 놀이형 상담은 대기고객이 넘쳐난다.

조성준 잡월드 대외협력실장은 "놀이형 상담은 개발비용이 많이 든 만큼 반응이 좋다"며 "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예산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잡월드 건립비용은 2007억원이 소요됐고 올해 운영 예산은 207억원이다.

이 가운데 33%는 정부가 지원하고 나머지 67%는 자체 운영비로 충당하고 있다.

올해에는 흑자가 기대되지만 내년에는 정부 예산이 더 줄어들고 자체적으로 충당해야 할 운영비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국회에서 공익성을 강화하고 자체 수익도 늘리라고 주문하는데 다소 모순적"이라며 "경쟁력을 갖추되 공익성도 강화할 수 있도록 정부 예산이 줄어들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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