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잇단 비리검사 사건에 핀치 몰려 별개 경찰 비리사건 묶어 발표
서울 북부지검이 27일 내놓은 '경찰비리' 발표가 국면전환용 '물타기'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비리 경찰관과 브로커를 검찰이 기소한 지 4개월이 지난 데다, 11월초 법원에서 1심 재판까지 끝난 사건을 검찰이 자료까지 뿌려가며 대대적으로 홍보한 사례가 드물기 때문이다.
검찰의 이례적인 '자상한 홍보'에 대해 전문가 시선은 곱지 않다. 최근 차명계좌를 통해 10억여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구속된 서울고검 김광준 부장검사 비리의혹과 검찰청사 내 사무실에서까지 성추문을 벌인 동부지검 전모검사 사건으로 질타를 받는 검찰이 때 지난 경찰 비리 수사를 들춰내 '같이 죽자'는 식으로 비춰져 빈축을 사고 있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제 얼굴에 침뱉는 '막가파식' 이전투구로 수사당국의 신뢰만 떨어뜨릴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제 얼굴에 침뱉기" 비판도
서울북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범기)는 여권 발급을 위한 신원 조회 통과 등을 명목으로 1억원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뇌물)로 지난 7월 구속 기소된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소속 권모 경위(43)에게 법원이 징역 5년에 추징금 1억원을 선고했다고 이날 밝혔다.
또 불구속 수사를 하도록 알선한 명목으로 5000만원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뇌물)로 같은 달 구속기소된 서울경찰청 청문감사실 소속 이모 경위(50)에게도 법원이 징역 4년 6월에 벌금 1억원과 추징금 5000만원을 선고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에 따르면 권 경위는 2008년 9월 22일 여권발급 브로커인 이모씨(51)로부터 당시 지명수배 돼 있던 삼화저축은행 금융 브로커 이철수씨(53)에 대한 성명 위조(이성민) 여권 발급을 위한 신원조회 통과 등을 명목으로 1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아 구속기소됐다.
여권 브로커 이씨는 의뢰인 이철수씨에 대한 지명수배를 해제하고 여권을 발급받게 해 줄 것을 알선하는 명목으로 5000만원을 챙기고 권 경위에게 전달할 1억원을 수수한 혐의(특가법상 알선수재)를 받아 검찰에 의해 구속기소됐다.
이철수씨는 자신이 대주주이던 삼화저축은행에서 2009년 6월부터 1년여간 175억원 상당을 불법 대출받아 11개월 동안 도피 생활을 했다.
검찰 관계자는 "앞으로도 검찰에서는 수사기관 종사자의 업무와 관련된 뇌물 수수등 고질적이고 구조적인 부정부패 사범에 대해 엄중하게 수사하여 처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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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주인공의 '사건 묶음' 비판
검찰은 이날 발표에서 전혀 상관 관계가 없는 별개의 사건을 세트로 묶어 경찰관 비리를 강조했다. 검찰이 최근 세간을 떠들썩하게 달군 검찰비리를 잠재우기 위해 경찰을 주인공으로 하는 '사건 묶음'을 했다는 비판이 이는 이유다.
검찰 발표에서 권 경위는 지난 7월 구속기소됐고, 지난 2일 법원으로부터 징역 5년에 추징금 1억원을 선고받았다. 이 경위는 별도 사건으로 지난 7월 구속기소됐고, 지난 23일 법원으로부터 4년 6월의 징역과 벌금 1억원 추징금 50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재근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팀장은 "검찰 발표는 명백한 '물타기용'으로 생각된다"며 "그 동안 같은 종류의 사건들이 있어도 이처럼 세트로 묶어 발표하지 않았는데 유독 이 시점에 경찰 비리라는 공통점으로 묶어 낸 의도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이 팀장은 "올들어 북부지검에서 낸 자료도 단 2개 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검찰이 재판부도 아닌데 기소시점에 자료를 내지 왜 선고결과까지 나온 사건들을 이날 발표하느냐"고 덧붙였다.
통상적으로 검찰은 언론 등에 주요 사건을 공익을 위해 공개할 경우 법원에 재판을 청구하는 기소시점에 발표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1심 재판까지 끝난 사건을 묶어 이례적으로 발표한 점에 미뤄보면 '끼워 맞추기'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두 사건이 비슷한 종류의 경찰 비리 사건이라 묶어서 발표한 것"이라며 "사건이 중간 마무리 된 시점에서 자료를 배포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