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과시장]삼성 ·애플의'상용특허' 전쟁

[법과시장]삼성 ·애플의'상용특허' 전쟁

정동준 변리사 특허법인 수 대표변리사
2012.12.24 06:00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북부법원의 루시 고 판사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을 미국에서 영구 판매금지 해 달라는 애플의 요청을 기각했다.

법원은 삼성의 제품이 애플의 특허를 침해한 것이 애플에 회복 불가능한 피해를 줬다고 볼 수 없고 애플의 피해와 삼성의 특허 침해 간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는데 애플이 이러한 점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했다.

삼성 입장에서는 지금까지의 애플과의 소송 과정에서 이끌어낸 결과 중 가장 큰 쾌거라고 할만하다. 이번 판결을 통해 판매금지에서 벗어나게 된 제품들 대부분이 현재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지 않아 삼성이 이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많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삼성의 가장 큰 패배였던 지난 8월의 10억5000만 달러의 배상 평결로부터 야기된 후폭풍을 어느 정도 무사히 벗어났다는 의미가 커 보인다.

또한 삼성은 현재 갤럭시S3 등의 최신기종에 대해 이어지고 있는 후속 소송에 대해서도 가장 치명적인 판매금지까지는 되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가지게 됐을 것이다. 소송의 험난한 파고를 겪는 와중에 탄생한 갤럭시S3 등의 최신기종은 아무래도 갤럭시S2 등에 비해 회피설계가 잘 되어 있기 때문이다.

큰 고비를 넘긴 삼성으로서도 아직 갈 길은 멀다. 당장 내년 초에 있을 미국의 국제통상위원회(ITC)의 판결이 또 한 번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만약 ITC 판결에서 삼성이 수입 금지 등의 큰 타격을 입는다면 애플은 우월한 위치에서 삼성을 압박해 갈 수 있다.

반대로 만약 ITC 판결에서 삼성이 수입 금지 등의 타격을 입지 않는다면 삼성으로서는 앞으로의 소송에서도 대등한 승부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의 안방인 미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에서는 전반적으로 삼성이 우세한 상태인데다가 미국에서조차 판매금지 등과 같은 치명적인 결과를 피할 수 있다면 삼성으로서는 어느 정도의 금전적인 배상을 제외하고는 타격을 받을 것이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삼성은 금전적인 배상을 훨씬 상회할 정도의 마케팅 효과를 누리고 있다는 점도 고려하고 있을 것이다. ITC 판결에서 삼성이 큰 타격을 입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향후 삼성과 애플 사이의 특허소송은 다소 지리한 공방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이 지금까지 강하게 휘둘렀던 무기는 통신특허다. 향후 특허소송에서도 가장 내세울만한 무기는 LTE 등의 통신특허다. 그러나 애플로서도 노텔 등으로부터 상당수 매집한 LTE 특허를 보유하고 있어 통신특허라는 무기에 대해 삼성이 우월함을 내세우기가 예전보다 어렵게 됐다.

반대로 애플이 지금까지 가장 강하게 휘둘러왔던 무기는 디자인 특허였지만 디자인 특허에 대하여 호된 맛을 본 삼성이 회피설계를 고려하여 신제품을 출시했기에 애플 역시 앞으로는 디자인 특허를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기가 마냥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양측의 무기는 유저 인터페이스 특허 등을 포함하는 상용특허로 귀착된다. 상용특허에 있어서 애플은 삼성에 비해 상당히 앞서 있는 상황이다. 물론 애플의 상용특허 중 몇몇 특허(바운스백 특허, 핀치투줌 특허 등)가 요즘 미국에서 잠정적으로 무효가 되는 등 애플의 상용특허에도 아킬레스건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애플은 아이폰 출시 때부터 편리한 유저 인터페이스의 개발에 전력을 다해왔고 이에 대한 특허 포트폴리오가 상당한 수준으로 갖추어져 있어 삼성의 상용특허 군에 비하여 우세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동안 각국에서의 특허소송에서 삼성이 애플의 상용특허군을 어느 정도는 잘 방어해왔다는 점을 볼 때, 소위 상용특허 전쟁에 있어서 애플이 마냥 우위에 있다고 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향후 삼성이 어떤 식으로 무효 논리를 세워 애플의 상용특허군을 공격하고 어떤 회피설계로 애플의 상용특허군을 피해갈 수 있는지에 따라 소송의 승패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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