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기업의 해외투자가 활발해짐에 따라 국제중재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인터넷 등 디지털매체가 발달하면서 기존 오프라인에서만 이뤄지던 중재절차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이참에 글로벌 및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중재제도 활성화와 온라인 분쟁해결 방안(On-line Dispute Resolution, ODR)을 살펴보려 한다.
전통적인 분쟁해결 기관인 법원은 디지털 시대에 맞춰 전자소송을 도입, 사법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하고 있다. 이에 반해 중재제도는 아직 아날로그 시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알선 단계에서는 일부 ODR를 도입했지만 중재심리 단계에서는 큰 진전이 없어 보인다. 디지털 매체를 이용한 중재 활성화를 위해선 중재제도 곳곳에 위치한 몇 가지 걸림돌을 해결해야 한다.
우선 선택적 중재합의에 대한 사법부의 보수적인 법리해석은 중재제도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고 당사자의 의사해석에도 반한다. 중재절차에서 강제적인 증거조사 절차를 도입하거나 이를 보완할 필요성도 있다.
복잡하고 거액인 중재사건의 경우 제한적인 항소제도 도입을 검토하는 것은 중재판정의 신뢰를 높이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절차상 측면에선 국내중재에서 승소 시 변호사비용 청구방법 및 절차의 명문화도 보완돼야 한다.
정보통신매체를 통해 이뤄진 상거래에서 발생한 분쟁 역시 온라인으로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분쟁해결 기관은 사법소비자의 이러한 수요도 만족시켜야 할 의무가 있다. 물론 제도적으로 해결돼야 할 현실적인 어려움은 있다.
예를 들어 먼저 전자상거래에서의 중재합의를 중재법상 유효한 합의로 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각계의 의견차가 있다. 특정 국가의 협약에 따른 온라인 중재판정문이 다른 나라에서도 집행이 가능한지 여부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다.
현재로선 다소 어려움이 있어 보이지만 조만간 많은 논의와 연구를 통해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다. 특히 국제전자상거래상 ODR의 활용에 있어서는 접근의 용이성, 공정성, 투명성, 기밀성, 국제적인 통용성, 집행의 보장 등 해결해야 할 현안들은 가까운 미래에 국내법 정비와 국제적 논의를 거쳐 해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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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 과정에서 명심할 점은 IT 강국인 우리나라가 좀 더 선도적인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ODR를 국내에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것은 사법 소비자의 수요에 부응하고 나아가 국제적인 ODR시장을 선도하려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중재기관에 좀 더 ODR 활성화를 위한 국내법의 정비와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
먼저 소액의 전자상거래에 ODR를 시험적으로 도입해 문제점을 개선·보완하는 과정을 제안하고자 한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국제적인 논의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ODR 판정의 국제적·법적 집행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중재의 주도권을 법원이나 별도의 새로운 민간기구보다는 중재담당 기관에서 맡아 좀 더 탄력적으로 운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디지털 시대의 ODR 수요에 부응해 경제적이고 신뢰성 있는 ODR 중재의 한국적인 모델을 수립, 활성화하는 것은 글로벌 시대에 우리나라를 국제중재의 허브로 육성하고자 하는 정부의 미래정책과도 부합한다.
과감한 투자와 관련 법·제도 정비 등을 통하여 사법 소비자의 수요를 적극적으로 만족시켜야 할 것이다. 나아가 이를 범 국제적으로 경쟁력 있는 모델로 발전시켜 국제시장에서 국제중재 및 미래 ODR시장을 선도하는 전환점이 마련되기를 감히 기대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