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송도 겉도는 사이 中자본 제주에 영리병원1호 신청

단독 송도 겉도는 사이 中자본 제주에 영리병원1호 신청

이지현 기자
2013.05.15 05:45

中 CSC社 서귀포시에 48병상 규모 줄기세포병원 설립계획…복지부 "검토중"

정치논리에 휘말려 송도 영리병원 설립이 주춤한 사이 중국 자본이 제주특별자치도에 국내 첫 영리병원을 짓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보건복지부에 행정적 검토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에 영리병원 설립과 관련해 서류가 정부에 접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4일 보건복지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 4월 제주도는 중국 베이징 소재 CSC(차이나스템셀)가 낸 '외국의료기관 설립 사업계획서'를 심의해달라고 복지부에 요청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난 4월 제주도를 통해 투자개방형 국제병원 심의 요청을 받았다"면서 "국내 첫 사례인만큼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부산 등에서 한 두곳이 국제병원 개설에 관심을 보인다는 이야기가 들려온 적은 있지만 실제 허가 절차를 거친 적은 없다"며 "복지부를 통해 행정적 검토에 들어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의료계 관계자는 "중국 자본이 중국 현지의 성형 환자 등을 한국으로 유치하기 위해 재생치료 목적의 병원을 짓기로 했다"며 "현재 허가 단계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중국 줄기세포업체 영리병원 1호 신청=CSC 측이 복지부에 제출한 사업계획서에는 제주 서귀포시 호근동 부근에 총 500여억원을 투입, 48병상 규모의 병원을 짓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제주도 등에 따르면 CSC는 중국 천진에 위치한 천진화업그룹의 자회사다. 천진세포연구센터, 천진·북경·상해에 병원을 운영하는 의료전문 업체다.

CSC측이 어떤 형식으로 병원을 운영할 계획인지는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CSC가 중국에서 자체적으로 세포연구센터와 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자체 줄기세포기술이나 국내 시판이 허용된 줄기세포 치료제를 통해 시술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회사가 국내법에 맞게 설립계획을 내서 허가가 나면 국내 영리병원 1호, 줄기세포 전문병원이라는 두개의 타이틀을 가져가게되는 셈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사업계획서에는 국내 병원과 협력을 한다는 내용은 들어있지 않다"며 "주로 중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줄기세포를 이용해 피부미용이나 항노화관련 진료를 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단 복지부는 투자 업체의 자본 조달 방법 등 사업계획서 상에 미진한 부분이 있어 현재 추가 자료를 요청한 상태다. 현재 제주도와 경제자유구역에 한해 외부투자자금 유치에 의한 영리병원 설립이 가능하다. 경제자유구역에 설립되는 영리병원의 경우 복지부 장관의 허가를 받아 개설토록 하고 있지만 제주도의 경우 영리병원을 지을 때 도지사의 허가만 받으면 된다. 단, 허가전 복지부가 해당 병원이 적법한지 등을 사전심의토록 하고 있어 사실상 복지부 의견이 제주도의 허가여부를 결정짓는 핵심요인이다. 복지부는 CSC에서 추가 자료를 보내는 대로 내부 심의를 거쳐 제주도에 의견을 전달할 방침이다.

◇"송도 겉돌고 있는데…" 복지부에 상당한 심적부담=송도 영리병원이 공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자본이 영리병원 설립을 요청하자 복지부는 당혹스러운 표정이다. 정부는 내심 해외 우수의료기관과 국내 우수의료기관이 합작 법인을 만들어 건강보험 가격 통제의 틀을 벗어나 질적으로 우수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제병원의 그림을 그려왔다. 그러나 송도가 아닌 제주에서, 대형병원이 아닌 소형병원이 영리병원 포문을 연다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을 것이기 때문이다.

송도의 경우 정부의 바람과 유사한 형태의 국제병원 논의가 어느 정도 진전된 상태였다. 일본 다이와증권캐피탈마켓이 60%, 삼성증권, 삼성물산, KT&G 등 국내 기업이 40%의 비율로 참여한 글로벌 컨소시엄 ISIH가 투자키로 했고 존스홉킨스와 서울대병원이 운영 관련 MOU(양해각서)까지 체결했다.

하지만 관할 지방자치단체인 인천시가 '비영리 국제병원' 추진 계획을 세우면서 사업전망이 불투명해졌다. 인천시는 현재 서울대병원-하버드의대 등과 비영리 국제병원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비영리병원의 경우 외부 자금 조달이 불가능한 만큼 BTL 방식의 자금조달을 구상하고 있다. BTL( Build Transfer Lease)방식이란 민간이 돈을 투자해 공공시설을 건설한 뒤 국가나 지자체에 소유권을 이전하고, 리스료 명목으로 장기간에 걸쳐 공사비와 일정 이익을 분할 상환받는 민자유치 방식을 말한다.

[설명]

☞투자개방형 국제병원이란?

현행 법상 허용된 투자개방형 국제병원은 외국면허 소지 의사 진료, 외부 투자 및 배당, 국민건강보험 미적용 등 세가지 면에서 일반 병원과 차이가 난다. 국내 의료법상 모든 의료기관은 비영리 기관이기 때문에 외부 자본이 병원에 투자를 하거나 투자를 통해 발생한 이익을 배당받을 수 없다. 투자개방형 국제병원은 이 같은 투자 및 배당이 모두 가능하다. 상법상 법인이 병원을 설립해 영리목적으로 운영하는 것 역시 허용된다. 또 국내의 모든 의료기관은 국민건강보험 당연지정제도에 따라 건강보험 가입 환자를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지만 투자개방형 국제병원의 경우 건강보험과 개별 가입 계약을 체결할 수 없다. 따라서 해당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도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법적 근거는?

제주특별자치도특별법과 경제자유구역 특별법에 각각 투자개방형 국제병원의 법적근거가 마련돼 있다. 제주특별자치도특별법에 따라 외국인이 설립한 법인은 도지사의 허가를 받아 제주자치도에 외국의료기관 및 약국을 개설할 수 있다. 복지부 장관이 정한 기준을 충족할 경우 해당 의료기관에 외국 의사·치과의사·간호사·의료기사, 약사 면허 소지자가 종사하는 것이 허용된다. 해당 의료기관의 경우 원격 진료 역시 할 수 있다.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외국인 또는 외국인이 의료업을 목적으로 설립한 '상법' 상 법인은 보건복지부장관의 허가를 받아 경제자유구역에 외국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다. 해당 의료기관의 경우 외국인 투자 비율이 50% 이상이어야 한다. 현재 인천, 부산·진해, 광양만권, 황해, 대구·경북, 새만금·군산 등에 경제자유구역이 분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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