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시민운동의 대모' 고 박영숙 안철수재단(현 동그라미 재단) 명예 이사장의 빈소에는 조문객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후배 여성운동가 한명숙 전 국무총리, 이계경 새누리당 전 의원 등이 방문했다. 또 감사원장을 지냈던 한승원 법무법인 광장 고문변호사도 발걸음 했다. 고인을 잃은 안타까움에 쓸쓸한 표정이 드리웠다.
한 전 총리를 비롯해 장하진 전 여성가족부 장관 등이 조문을 마치고 모여 있었다. 안타까운 분위기에 말수가 적었다.
한 전 총리는 "죽는 그날까지 현역이기를 원했던 박 이사장은 후배들 앞에 항상 앞장서는 모범이었다"며 "선생님이 아직은 더 필요한 사회인데 우리 후배들이 그 몫을 이어나가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조문을 마치고 나온 이계경 전 의원의 흐느낌이 들렸다. 이 전 의원은 "열흘 전 뵀을 때만 해도 말씀을 조곤조곤 잘하셔 이렇게 갑작스럽게 돌아가실지는 미처 생각 못했다"며 "박 이사장처럼 한 길로 나아간 지도자는 다시 나오지 않을 만큼 위대하셨다"고 전했다.
빈소를 지키던 남윤인순 민주당 국회의원은 "고인은 여성들의 정치세력화를 위해 최근까지 현역으로 뛰셨던 여성운동의 대선배였다"며 "또 '살림이' 재단을 설립해 새로운 사회단체가 일어나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인큐베이팅 역할에도 애쓰셨다"고 설명했다.
유승희 민주당 국회의원도 고인을 떠나보내는 안타까움을 전했다. "이렇게 빨리 가실지는 몰랐다. 한 번 더 배우고, 따르고 싶던 분이었다"며 "다시 건강을 찾으셔 벌떡 일어나 여성들을 위해, 후배들을 위해,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위해 다시 한 번 일하실 것이라고 믿었는데 정말 안타깝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민주주의와 우리 사회를 위해서 후배로서 역할하며 나아가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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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숙 이사장은 이날 새벽 4시57분 국립암센터에서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81세. 박 이사장은 최근 수개월간 투병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보적 신학자 고(故) 안병무 선생과의 사이에서 1남을 뒀다.
박 이사장은 1932년 평양에서 태어나 이화여대 영문학과를 졸업했다. 기독교여자청년회(YWCA)에서 시민운동을 시작했다. 1987년에는 평민당 부총재로 정계에 입문, 1988년 13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그 후 2002년 대통령자문기구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고 한국여성재단 이사장, 미래포럼 이사장, 여성환경연대 으뜸지기, 페어트레이드코리아 이사, 안철수재단(현 동그라미 재단) 이사장 등을 맡았다.
신촌 세브란스에 차려진 박 이사장의 빈소에서는 18일 오후 4시 여성추모식과 19일 오후 7시 시민사회추모식이 열릴 예정이다. 발인은 20일, 장지는 마석 모란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