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과시장]삼성-애플 ITC 최종결정의 의미

[법과시장]삼성-애플 ITC 최종결정의 의미

정동준 특허법인 수 대표변리사
2013.06.10 07:00

2013년6월5일(한국시간), 미국의 국제무역위원회(이하, ITC)는 삼성이 애플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삼성의 손을 들어줬다.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 구모델에 대해서는 수입금지 결정이 내려졌다.

삼성 입장에서는 작년8월 애플의 디자인 특허 등에 대한 침해를 이유로 삼성에게 10억달러의 배상을 명했던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 북부지방법원에서의 큰 패배 이후 그에 맞먹을 정도의 승리를 거두었다고 볼 수 있다.

그동안 삼성-애플 소송에 있어서 다른 국가에 비해 미국은 애플에 다소 편향적인 판결을 내려온 듯한 느낌이 있었다. 그래서 이번 ITC에서의 승리는 상당히 의외라고 생각한다.

이번 최종결정이 나기 전, ITC는 삼성 특허권을 침해한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 대해 수입 금지를 내릴 경우 어느 정도의 피해가 예상되는 지에 대한 의견을 각처로부터 수렴했다. 이에 삼성의 표준특허에 대하여 애플의 구모델 제품들이 침해를 구성할 것이라는 것은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수입금지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특허침해에 대한 조사뿐만 아니라 수입 금지를 하더라도 공익을 해하지 않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를 해야 한다. 필자는 ITC가 공익을 이유로 애플 제품에 대한 수입금지 결정은 내리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이번 ITC 최종 결정으로 삼성 입장에서는 분위기 전환을 제대로 한 셈이 되었고, 애플로서는 2년여의 삼성과의 특허소송 이래 가장 큰 위기에 몰렸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런데 이와 같이 단순하게만 생각하기에는 두 가지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 있다.

우선 ITC가 FRAND 선언을 한 표준특허에 대해 금지청구권을 인정한 셈이 되었는바 이에 대해 앞으로 논란이 있을 수 있다. FRAND 선언을 한 표준특허는 소정의 로열티를 받는 대신 공정하고 합리적이고 비차별적으로 사용토록 제공해야 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FRAND 선언을 한 표준특허에 기한 분쟁이 있는 경우 일반적으로 손해배상은 인정되더라도 판매금지 등의 금지청구권은 엄격한 조건을 만족하지 않으면 인정되지 않는 것이 보통이었다.

더구나 지난해 12월 삼성이 자신의 표준특허에 기해 판매금지소송을 제기하는 것에 대해 유럽연합으로부터 압력이 가해지자 삼성이 유럽에서 애플 제품의 판매금지소송을 철회하겠다고 발표한 바가 있다.

애플은 이와 같은 점을 이유로 들어 삼성이 다른 외국법원에서는 표준특허에 기한 판매금지소송을 철회한다고 해놓고 미국 ITC에서는 표준특허에 기해 수입금지를 도모하였다며 비판을 가하고 있는 실정이기도 하다.

다음으로, 그동안 각국의 여론은 삼성의 편이었지만 이제는 애플로 여론이 기울 가능성도 없지 않다. 여론이 삼성에 우호적이었던 이유는 애플에 비해 삼성이 다소 약자였기에 동정론이 어느 정도 있었다는 점, 삼성의 기술력이 만만치 않다는 점 외에도 미국 이외의 국가에서 대체로 무효라는 판단을 받은 애플의 디자인 특허에 대해 미국에서 지나치게 애플에 유리한 배심원 평결을 내렸던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제는 삼성이 FRAND를 선언한 표준특허로 미국의 안방에서 논란거리가 있을 수 있는 승리를 거두었는바, 이제는 애플에 대한 동정론이 일어날 수도 있게 됐다.

더구나, 미국 국민의 절대적인 사랑을 받아온 (또한 얼마 전까지 시가총액 1위 기업이었던)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대하여 수입금지 결정이라는 소식을 접한 매체들이 어떠한 움직임을 보일지도 하나의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작년8월 애플의 승리도, 이번 삼성의 승리도 표면적으로는 어느 한쪽이 큰 승리를 거둔 형국이기는 해도 실질적으로는 향후 소송의 전개에 있어서 어느 한쪽이 압도적인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 승리는 아닐 가능성이 높다. 결국 양측이 서서히 화해로 돌아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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