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명시부터 '우리사람 아니다'···황 장관과 국정원 댓글 수사로 갈등
지난 6일 한 매체의 ‘채동욱 검찰총장 혼외아들 숨겼다’라는 보도로 촉발된 채 총장 혼외자녀 논란이 13일 채 총장의 전격적인 사의표명으로 일주일만에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처음 보도가 나온 즉시 채 총장은 "저의를 파악하겠다"며 "검찰을 흔들고자 하는 일체의 시도들에 대해 굳건히 대처하겠다"고 나오면서 배후론을 언급했다.
채 총장은 배후가 어디인지 밝히지 않았으나 법조계 안팎에서는 채 총장이 국정원 댓글사건 수사에서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경찰청장을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하게 된 것이 여권과 불편한 관계로 이어진 결정적 계기라는 게 중론이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는 것에 거부입장을 밝혔지만 채 총장이 황 장관의 의사와 상관없이 수사를 지휘했기 때문이다. 만약 재판중인 원 전 원장과 김 전 청장이 유죄로 판결될 경우 여당으로서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채 총장은 지난 2012년 검찰수뇌부와 갈등 끝에 사퇴를 한 한상대 전 검찰총장의 후임으로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수행했다. 2013년 새정권이 들어서자 새정권이 지목했던 인사들을 제치고 총장추천위원회의 낙점을 받아 정식 총장에 임명됐다. 시작부터 채 총장은 ‘우리 사람이 아니다’라는 뒷이야기를 들어야 했다.
이 때문에 황 장관이 검찰총장을 감찰하도록 지시한 배경을 놓고도 해석이 분분하다. 현직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장관의 감찰 지시는 사상 초유의 일이기 때문이다. 논란이 시작되고 나흘이 지나도록 어떤 입장 표명도 없었던 법무부가 이번 논란이 한 고비를 넘기는 시점에서 진상규명 지시를 내린 것은 예상외였다는 게 검찰 안팎의 반응이다.
특히 직무와 직접 상관이 없는 사건을 두고 감찰 지시를 내린 것은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한 법조계 인사는 "민간인에 대한 조사권한이 없는 법무부 감찰관에게 진상규명을 맡겼다는 것은 사실파악이 아니라 총장 퇴진 종용이 목적이었다는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배후를 밝히겠다는 채 총장이 돌연 사퇴하면서 배후에 대한 검찰의 자체적인 조사는 사실상 무산됐다. 채 총장이 제기한 정정보도 청구소송 과정에서도 기사의 제보자는 드러나지 않을 가능성이 커 끝내 사퇴의 직접적인 배경은 밝혀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