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실리는 '채동욱 총장 제거 음모론'

힘실리는 '채동욱 총장 제거 음모론'

김만배 기자
2013.09.13 19:17
"혼외 아들 의혹"으로 사의를 표명한 채동욱 검찰총장이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1 안은나 기자
"혼외 아들 의혹"으로 사의를 표명한 채동욱 검찰총장이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1 안은나 기자

채동욱 검찰총장 사의 표명이 알려지자 검찰 조직이 요동치고 있다. 후폭풍이 강해 자칫 초대형 검란(檢亂)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충격의 중심은 '혼외자식 의혹'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검찰총장을 잡범 취급 하듯 밀어낼 수 있느냐는 것이다.

검찰의 불만은 청와대를 향하고 있다. 최근 떠돌던 '총장 제거 음모설' 배후에 청와대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표면상 황교안 법무장관의 13일 감찰 지시가 채동욱 총장의 전격적인 사의로 이어졌다. 하지만 근저에는 '청와대의 뜻'이 법무부를 통해 전달된 것으로 보고 있는 시각이 검찰 주류를 이룬다.

앞서 채동욱 총장은 '혼외자식 논란'이 불거진 직후 서울시내 모처에서 황교안 장관을 만나 '의혹이 사실이 아니다'라는 설명을 했고, 이에 황 장관도 납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이날 법무부의 감찰 지시는 황 장관 개인의 판단에 기초한 것이 아니라 '정권의 뜻'으로 읽혀진다. 이날 장관으로부터 채 총장 감찰지시를 받은 법무부 안장근 감찰관은 지난 7일부터 북유럽 사법제도 연구차 해외 충장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일각에선 국정원 댓글사건 수사로 인해 청와대와 채동욱 총장의 불편한 관계가 형성되자, 채 총장이 임기 2년을 못 채울 것이라는 추측이 난무했다. 여기에 청와대 비서실장에 김기춘 전 법무장관이 취임하면서 그 예상은 힘을 받아왔다.

과거 '초원 복국집 사건' 등에서 보여준 김기춘 비서실장의 행보에 비춰볼 때 정권과 불협화음을 내고 있는 채 총장의 운명도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었다.

청와대는 부인하겠지만 예상은 적중했고 이에 더불어 '채 총장 제거 음모론'은 동력을 얻었다. 당장 야당인 민주당도 난리다. 오는 16일 법사위를 소집해 사실관계를 따져볼 계획이다.

검사들의 불만도 폭출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A부장검사는 "검찰 수사가 정권의 의도와 다르다고 사정기관의 총수인 검찰총장을 이렇게 욕되게 할 수 있느냐"며 강한 불만을 표했다.

대검의 D연구관은 "불길한 예상은 맞는다는 옛말이 적중했다. 검찰의 앞날도 그렇지만 '음모'의 대가들이 즐비한 나라가 걱정된다"고 했다.

주말 이후 검찰의 불만이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터져나올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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