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령연금 수정으로 재점화되는 '세대갈등'(상보)

노령연금 수정으로 재점화되는 '세대갈등'(상보)

이창명 박상빈 기자
2013.09.26 14:15

박근혜 정부 핵심공약이었던 기초노령연금 도입안이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길수록 기초연금 액수가 줄어드는 방식으로 확정되면서 '세대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대선 때 극명한 간격을 드러냈던 '세대갈등'이 노령연금으로 재점화되는 분위기다.

2040세대(20대~40대)는 이번 도입안을 도저히 납득하기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한 대기업 대리급 직원인 박모씨(31)는 "솔직하게 얘기하면 퇴직해서라도 국민연금에 탈퇴해서 민간 연금이나 보험에 가입하고 싶은 심정"이라며 "직장인들은 자영업자처럼 연금탈퇴도 불가능해 답답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과장급 직원인 김모씨(37)는 "지난해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부모님이 많은 혜택을 보는 것도 아니다"며 "이런 경우 다른 사람보다 더 억울하고 불이익을 받는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놨다.

또 올해 초 입사해 처음으로 국민연금에 가입한 윤모씨(28)도 "가입기간이 길수록 혜택이 줄어든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며 "그때가 되면 받을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데 정부의 정책에 신뢰가 가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연금운영 계획 등에 대해서도 자세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7년째 국민연금을 내고 있는 직장인 정모씨(33)는 "단순히 이렇게 끝낼 문제가 아니고 연금수익을 어떻게 낼 것인지 정부가 답변을 줘야 한다"며 "젊은 직장인이 국민연금을 지탱하고 있는 만큼 미래 연금운영 계획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대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서울권 소재 대학 4학년생 박모씨(23)는 "국민연금에 돈을 내는 기간이 길 수록 더 적게 받는다는 기초연금 도입안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씨는 "노인이 될 장년층이 우선 희생하게 될텐데 이것은 어쩌면 다음의 세대인 우리 젊은층의 희생도 뜻하는 것"이라며 "미래 노인이 될 사람들의 희생으로 구조를 복지를 하려는 '이자 돌려 막기' 느낌이 든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국민연금 탈퇴 주장에 대해서는 "돈을 나중에 덜 받게 되는 것이 분명한 상황에서 낼 이유가 없으니 탈퇴하자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취업준비생 박모씨(24·여)도 비슷한 견해를 보였다. 박씨는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길어질 수록 정작 받는 돈이 줄어든다는 것은 이상하다"며 "비판이 나오는 만큼 또 다른 대책이 나올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50대인 부모님께서 기초연금 도입안으로 인해 덜 연금 받게 된다면 자식으로서 용돈 등을 드리며 노후를 돕겠지만 국가에서 진행하는 연금 제도에 대해 실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국민연금 등 국가 연금제도가 은퇴 이후의 삶을 보장해준다는 취지에서 공감이 가지만 정부에 따라 바뀌거나 이상한 구조로 진행된다면 민간연금이나 다른 재테크 방법으로 미래를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26일 국무회의에서 기초연금 공약을 이행하지 못한 것에 대해 “어르신들 모두에게 지급하지 못한 결과라고 생각해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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