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위터는 인생의 낭비다(Twitter is a waste of time)"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바라보는 '명언'으로 통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 감독 알렉스 퍼거슨의 말이다. 2011년 5월 당시 퍼거슨 감독은 라이벌 팀 팬과 트윗 설전으로 논란을 일으킨 팀 선수 웨인 루니와 관련, "솔직히 이해할 수 없다(I don't understand Twiitter)"며 이같이 말했다.
줄여서 '트인낭'이 된 말은 트위터를 비롯한 SNS 이용을 '비꼬는' 용어로 자리 잡았다. 축구선수 기성용이 비밀 페이스북 계정에 최강희 전 국가대표 감독을 비난해 논란이 일자 그를 비판할 때도 사용됐다.
트위터가 '인생의 낭비'로 치부되는 근본 이유는 파급력을 고려하지 않은 언행이 개인을 넘어 국민적 공분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파급력을 생각 못하고 인생을 넘어 '세금'과 '국가의 정통성'까지 낭비한 이들을 보자면 이런 공분은 웃고 넘어가야 할 지경이다.
최근 국정감사의 핵심 이슈는 단연 '국정원 댓글 사건'이다. 수많은 의혹이 난무하던 사건이 검찰 수사 등으로 구체적 실체를 드러내는 정황이다. 국정원이 남겼다는 트윗이 5만5000여건에 달한다는 정황도 나왔고, 사이버군사령부에서도 같은 일을 저질렀다는 의혹도 드러났다.
물론 국정원의 트윗이 대선 판도를 달리 했다는 논란은 더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23일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5만5000여건의 트윗글은 국내에서 4개월 생산되는 트윗 2억2800만개 중 0.02%에 불과하다"고 말한 듯 '아무 일도 아닌 것'으로 치부하는 모습은 본질을 흐린다.
중요한 것은 국정원이 트위터에 낭비한 것들이다. 4년전 이 맘 때쯤 방영된 드라마 '아이리스'는 거대 의혹을 파헤치는 국정원 직원의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무명의 헌신'이라던 국정원 직원들은 '문재인의 주군은 김정일' 따위의 트윗을 남기며 인생을 낭비했다.
국정원은 국민의 혈세를 트윗과 댓글 다는 데 낭비했다는 의혹도 피해갈 수 없다. 국정원 주장을 받아들여 대북심리전의 일환으로 여기려 해도 정청래 민주당 의원이 지난 10일 밝힌 지난해 국정원의 대북심리전단 예산 150억9000만원의 구체적이지 않은 사용처는 의혹을 살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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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이 저지른 최악은 나라의 '정통성'을 낭비한 것이다. 대선 판도에 영향을 줬냐는 논란을 제외 하더라도 '민주주의의 꽃' 선거에 국가 기관이 개입했다는 정황은 광복과 전쟁을 거쳐 지킨 대한민국의 정통성에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