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대한민국 권력자들이 만드는 '몰상식 공화국'

[광화문]대한민국 권력자들이 만드는 '몰상식 공화국'

이승형 부장
2013.10.25 06:16

“탁 트인 한강을 끼고 달리니 정말 시원하고 좋다. 여러분도 한번 나와 보세요.^^”

“5만5000여건 트윗 글은 국내에서 4개월간 생산된 2억8800만건 가운데 0.02%에 불과하다. 조직적 개입이라고 하는 것은 ‘침소봉대’다.”

‘상식(常識)’의 사전적 정의는 ‘보통 사람이 대개 가지고 있을 만한 지식이나 판단력’이다. 또 ‘보통 사람이 당연히 알아야 하거나 지켜야 할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몰(沒)상식’이란 그 반대의 경우를 뜻한다 하겠다. 통상적으로 우리는 상식에 어긋난 일을 목격하거나 경험할 때, 말하자면 몰상식한 상황을 접할 때 실망과 경악, 좌절과 분노 등의 부정적 감정에 빠지게 된다.

그런데 2013년 대한민국 사회는 과연 ‘상식적’일까. 말머리에 언급한 전직 대통령과 현 여당 원내 대표의 글과 말만 보아도 결코 그렇지 않다는 걸 알게 된다.

국민적 동의도 없는 사업에 수십조 원의 혈세를 쏟아 부어 ‘재앙’을 만들고, 그 현장에서 환히 웃으며 유유자적 자전거를 타는 모습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가뜩이나 나라 곳간이 비어서 온 나라가 복지 논쟁으로 시끄러운 판에 그렇게 선글라스까지 끼고 4대강 모델 역할극을 연출해야 했을까.

4대강 사업을 두고 서울대 김정욱 명예교수가 “총체적 사기”라 말하고, 독일 칼스루헤 대학 한스 베른하르트 교수는 “자연에 대한 강간”이라고까지 표현한 이유를 본인만 모른단 말인가. 측근들이 먹은 뇌물이 아직도 따끈하다. 부디 자중자애해야 한다. 그게 상식이다.

국가정보원과 군이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개입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나온 여당 원내 대표의 말 또한 상식과는 거리가 있다. 이 사건의 본질은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가기관의 조직적 선거 개입’에 있는 것이지, 그들이 만든 댓글이 몇 개냐에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선 이 사건이 진보·보수, 좌파·우파 등 ‘편가르기’ 문제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자. 이건 ‘개념’의 문제이지 ‘이념’의 문제가 아니다. 말하자면 상식의 문제라는 얘기다.

사실 국민적 관심 사건이 벌어질 때마다 되풀이되는 ‘본질 흐리기’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물타기’나 ‘발목잡기’ 행태는 늘 있었다. 이번 경우에도 예외는 아니어서 결과적으로 검찰총장이 퇴진하고, 수사팀장이 업무에서 배제되고, 수사 외압 논란까지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사건의 본질과는 거리가 먼 숱한 허언들이 나왔다. 한 국회의원의 말은 단연 ‘하이라이트’ 감이다.

“채 전 총장과 (혼외아들의 어머니로 지목된) 임 모씨의 관계가 틀어진 이유가, 임씨가 채 전 총장과 모 여성 정치인 사이의 부적절한 관계를 의심했기 때문이란 제보가 있다.”

하나의 진실로 가는 길 위에 버티고 있는 ‘몰상식’의 장애물들은 사고를 유발한다. 그리고 이따금 이런 사고로 인해 진실은 묻혀 버린다. 국민들이 걱정하는 것은 바로 이것이다.

대한민국 권력자들의 몰상식 행태를 나열하자면 백과사전 수십 권이 나올 만큼 한도 끝도 없다. 요즘 툭하면 터지는 ‘갑’의 횡포 사건도 그 중에 하나다. 다 좋은데 이것만은 분명히 하자. 국민들이 진실을 알게 하라. 그것이 권력을 가진 자들의 상식이다. 제발 상식대로 좀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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