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년 7월부터 법조출입기자로 일했으니 벌써 3년이 지났다. 그동안 겪은 검찰총장은 김준규·한상대·채동욱 전 총장 등 3명. 김진태 전 대검 차장이 27일 내정됐으니 네 번째 검찰총장을 보게 된 셈이다. 검찰총장의 임기가 2년이라는 사실이 무색하다.
역대 총장이 옷을 벗은 이유도 제각각이다. 검·경 수사권 논란에 사표를 낸 김준규 전 총장, '검란'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한상대 전 총장, 혼외자 논란에 휘말려 대검 청사를 나온 채동욱 전 총장. 1988년 임기제 도입이후 임기를 다 채운 총장은 전체 18명 중 6명뿐이니, 속된 말로 '천수'(天壽)를 누리기 어지간히 어려운 모양이다.
검찰총장 임기제를 도입한 가장 큰 이유는 외압을 배제하고 공정한 수사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이들 전직 총장 세 명은 수사와 무관한 이유로 임기를 못 채웠다.
특히 채동욱 전 총장의 사퇴과정에서 법무부는 현직 총장에 대한 공개감찰이라는 초유의 카드를 꺼냈다. 혼외자 여부와는 무관하게 사퇴를 압박한 것이자 임기제 도입 취지와는 정반대 상황을 연출한 것. 혼외자 의혹이 인사검증 단계가 아닌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한 이후 불거지면서 '청와대 기획설'마저 나왔다.
채 전총장의 뒤를 잇는 '김진태호' 검찰은 결국 청와대와 법무부로 이어지는 집권 세력과 얼마나 거리를 둘 수 있느냐에 따라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설령 청와대의 눈치보기에 급급한 수사로 임기 2년을 채운다면 검찰총장 임기제 도입 취지를 정면으로 부정한 사례로 매번 회자될 것이다.
아직 진행 중인 국정원 정치개입 사건과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실종 사건의 마무리는 새 검찰총장의 정치적 중립성을 시험받을 첫 무대다.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의 '대리인'이란 비판 역시 인사청문 과정에서 분명히 선을 긋고 넘어가야할 문제다.
부디 법조출입기자 생활 4년차에 맞이한 네 번째이자, 제40대 검찰총장이 '천수'를 누리시길 기원한다. 검찰총장 임기제 도입 취지대로 말이다. 김진태 내정자의 향후 행보가 정치적 중립이라는 검찰의 숙원이자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첫 걸음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