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여차하면 '재앙'…의정부경전철 "애초부터 불안정"

[르포]여차하면 '재앙'…의정부경전철 "애초부터 불안정"

황보람 기자
2013.11.05 16:14
의정부 경전철이 전구간 운행 중단된 5일 오전 경기 의정부시 흥선역에 출입이 통제됐다./뉴스1
의정부 경전철이 전구간 운행 중단된 5일 오전 경기 의정부시 흥선역에 출입이 통제됐다./뉴스1

의정부경전철이 경보시스템인 '블록로직알람' 이상으로 또 한번 발이 묶였다. 5일 의정부경전철은 10시간 넘게 '불통'됐다. 지난해 7월 개통 이후 14번째 '말썽'이다. 이날 오후 12시37분 독일 지멘스 본사 소속 기술자 3명이 문제가 된 흥선역에 추가 투입됐다.

이날 낮 흥선역은 외부 출입이 완전히 차단됐다. 스태프들도 비상통화장치로 관제실에 연락해 허가를 받아야만 닫힌 철문을 열 수 있었다. 안쪽에서는 "기자가 못 들어오게 하라"는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곧이어 '의정부경전철 전구간이 운행 중지 중이니 다른 교통편을 이용하라'는 안내가 방송됐다.

의정부경전철 문제는 사업자와 의정부시의 갈등으로 더욱 예민하게 부각됐다. 흥선역 안에는 '시가 원하면 사업자는 언제든 떠나겠습니다', '수요 많다고 유인해놓고 이제는 적반하장' 등 원색적으로 시를 비난하는 플래카드가 눈에 들어왔다.

'안전제일'이 새겨진 상의를 입은 한 관계자는 "모든 시스템은 운영하다보면 장애가 있을 수 있다"며 시와의 갈등 상황에는 "그렇게 보는 시각도 있다"고 말을 아꼈다.

의정부경전철 운영사가 상주해 있는 고산동 차고지는 '멘붕상태'라는 관계자의 한마디로 분위기가 정리됐다. 의정부경전철사업단 시설파트 관계자 6명은 무전에 귀를 기울이며 상황을 주시했다. 한 관계자는 "답답한 마음으로 새벽부터 꼬박 운행을 지켜보고 있다"며 씁쓸함을 전했다.

이날 문제는 시운전 격인 '서베이 운행'에서 발견됐다. 의정부경전철은 첫차 운행을 하기 전 '서베이 열차'를 보내 운행 구간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한다. 새벽 4시쯤 서베이 열차가 흥선역과 의정부 시청 역 구간에 진입하자 재난방지시스템이 작동했다. 경전철 2대가 동시에 역에 진입할 경우 울리도록 고안된 장치다. 오작동이었다.

의정부 경전철이 전구간 운행 중단된 5일 오전 경기 의정부시 회룡역에 운행중지 안내문이 붙어 있다./뉴스1
의정부 경전철이 전구간 운행 중단된 5일 오전 경기 의정부시 회룡역에 운행중지 안내문이 붙어 있다./뉴스1

의정부경전철 측은 지멘스 본사 기술자를 불러 곧바로 원인 파악에 나섰지만 첫차 운행시간까지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사업자 측은 늦더라도 철저하게 원인 파악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의정부경전철 관계자는 "자동운전을 하기에는 아직 미흡한 상태"라며 "기관사가 오전 8시부터 계속 수동운전을 하며 원인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의정부경전철은 운행거리 10.5km로 의정부 15개소를 19분 54초동안 무인운행한다.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으면 '무인'은 재앙이 될 수 있다.

의정부경전철사업단 시설파트 관계자는 "알려진 대로 애초부터 시스템이 조금 불안정 했던 것은 맞다"며 "지멘스 측도 문제를 볼 때 오락가락하는 측면이 있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멘스 본사 직원들도 자신들의 시스템을 신뢰하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 "아직 우리 측에 전수되지 않은 기술적인 내용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이어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최고급 기술자들은 아니"라면서 "상위 단계 기술자가 문제 해결을 위해 결정을 내려줘야 하는데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지멘스 본사 측 기술자 5~6명이 흥선역에서 원인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멘스 본사에서 파견나온 기술자들은 한국에 상주하면서 의정부경전철 문제를 살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의정부경전철 측은 "우리와 지멘스 측의 운행 개념이 다른 점이 있다"며 "우리나라는 정시 출발 원칙이 있는데 그 쪽에서는 눈이 오면 운행을 안하는 등 마을버스처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인천교통공사 측은 "올해에는 폭설이 내렸던 일 외에는 거의 무인운행 지연이 없었다"며 "서베이 운행에서 몇차례 문제가 발견된 적이 있었지만 모두 첫차 운행 전에 해결됐다"고 덧붙였다.

의정부경전철은 지난해 7월 개통 이후 10여 차례 이상 시스템 장애 등으로 운행을 멈췄다. 의정부경전철 주식회사는 현재 누적된 적자 문제 등으로 의정부시와 마찰을 빚는 가운데 협약해지 절차를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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